최근의 중고자동차 유통분야는 쇄신의 물결이 가득하다는 느낌이 든다. 업계의 변화는 물론이고 학계에서도 관심의 정도가 점차 커지고 있다. 당국에서도 관련법 개정을 통해 체제 정리를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가속화되어 수년 내에 선진 중고자동차 유통문화가 꽃피우리라 판단된다. 최근의 중고자동차 시장도 작년까지의 내수 침체를 벗어나 점차 활성화되리라 조심스럽게 판단된다.

          

용어의 정의부터 확립해야

이러한 건전한 움직임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보다도 기본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바로 우리가 항상 주고받는 용어의 정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중고자동차 유통시장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신뢰성 측면도 거래되는 중고자동차 진단평가 결과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용어는 `사고차'이다. 중고자동차를 구입하는 일반인들은 상당수가 문짝이나 보닛 등이 교환되거나 도장만 다시 해도 `사고차'라는 인식이 강하다. 심지어는 간단한 수리만 해도 `사고차'로 간주해 경우에 따라서는 손해배상 청구까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매매업체에 종사하는 종사원들도 업체별로 인식하는 `사고차'의 개념이 상이해 혼동을 일으키는 경우도 발생한다. 특히 각종 보도자료에 나오는 통계자료 중 `사고차'가 포함된 자료는 어디부터 어디까지 `사고차'로 간주하는지 언급이 없어서 신뢰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용어에 대한 모든 이들의 공동 개념이 성립된 다음 관련 자료가 발표될 때 신뢰성과 객관성이 조성된다고 할 수 있다.
 

 `사고차'는 차·용접 부위에 문제가 발생해 재용접이 시행된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즉 차량의 골격 등에 문제가 발생해 안전에 영향을 주는 사고를 당한 차라고 생각하면 된다.

국내 중고자동차 역사 33년 동안에 이러한 용어의 정확한 공감대가 없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이번 중고자동차 기본 용어의 정의에는 중고자동차 유통의 선진화에 앞장서고 있는 `한국중고자동차문화포럼'에서 가장 중요한 몇 가지 기본 용어에 대해 정의했다. `사고차', `단순 수리차', `무사고차' 그리고 `중고차'의 정의를 함으로써 앞서 언급한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석이 되고자 하고 있다.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중고자동차 분야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용어 중의 하나는 중고자동차 관련 법규에 포한된 용어이다. 요사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성능점검제도'는 법규의 개정을 통해 재도약의 발판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필자도 관여한 이 제도는 `성능점검기록부'라는 용어 정의부터 수정하고자 노력했다. 이 용어는 현 시대에 맞지도 않는 구시대적 용어로서도 문제지만 `성능점검'이라는 용어에 더 큰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 중고자동차는 평가를 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소가 크게 작용한다. 사고 유무를 포함한 도장, 외부 부품 교환 등 일부 부품의 교환을 파악하는 `외관 평가'와 엔진, 변속기 등 여러 구동장치에 대한 원활한 동작을 판단하는 `성능평가'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용어 통일화 서둘러야

정부에서 만든 `성능점검'은 앞서 언급한 외관평가와 성능평가 중 후자 하나만을 지칭하는 경우이다. 따라서 올바른 용어라고 할 수 없으며, 도리어 `진단평가'라는 용어가 더욱 현실적이다. `성능점검기록부'라는 용어도 `자동차 상태서' 등 우리가 사용하기 좋은 용어들이 널려 있는 것이다. 결국 정부에서는 관련법의 용어도 함께 정리해야 하는 불편을 고려해 그냥 본래의 명칭을 사용했다. 일선에서 민감하게 작용하는 분야일수록 이러한 용어의 통일화는 극히 중요하다. 정부에서도 빠른 법안 마련보다는 기본부터 다시 하는 마음가짐이 매우 중요하다.

김필수 대림대학 자동차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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