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설화 가운데 매우 잘 생긴 `나르시소스'라는 목동은 어느 날 호숫가에 비쳐진 자신의 모습을 매료된 나머지 영양실조로 죽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를 정신과 용어에서는 `나르시시즘' 곧 `자기애 혹은 자기도취'라고 번역한다. 바로 봄은 `나르시시즘' 계절로서 봄에 도취돼 저 멀리 여행이라도 떠나가도록 유혹하기도 한다.

그러나 봄철에는 그 어느 시기보다도 계절병이 찾아오기 때문에 건강관리를 소홀해서는 안된다. 그 이유는 겨우내 움츠렸던 활동이 활발해 지면서 다양한 계절병 질환자들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특히 바이러스와 세균, 여러가지 곤충들이 번식하기 시작하고 더구나 `황사현상'으로 인해 호흡기 질환과 알레르기 질환, 안질환, 접촉성 피부염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많아지고, 춘곤증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사람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흔한 알레르기 질환은 봄에 피는 꽃나무(참나무, 소나무, 버드나무, 개나리, 진달래, 오리나무, 장미)의 꽃가루와 먼지, 가축들의 털갈이로 말미암아 콧물과 재채기, 코 막힘, 가슴 답답함, 호흡곤란 등으로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은 감기정도로 착각할 때가 있다. 그러다가 병 증상이 더욱 악화돼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접촉성 피부염은 자연이 아닌 강한 자외선, 화장품, 금속이나 화학물질 등과 접촉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처음 증상은 가볍게 시작해 심한 가려움증으로 번지기 시작하고 몸에는 크고 작은 반점, 물집 혹은 수포 등이 생기다가 물집이 터지기도 한다. 접촉성피부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세균감염에 주의해야 하며 가급적 피부노출을 피할 뿐만 아니라 부신피질 호르몬제를 복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가려움 부위나 상처 난 부위에는 감염되지 않도록 소독하거나 항생제 연고를 발라야 한다.

더불어 `황사현상'은 천식과 기관지, 결막염, 접촉성 피부질환 등을 유발한다. 황사주의보가 발생했다면 평소보다 짧게는 2~3배, 길게는 10배까지 환자들이 증가하기 시작해 여러 가지 질환을 유발하는 매체가 되고, 대기오염원이 되고 산업 활동이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반면에 황사현상은 긍정적인 측면에서는 지구온난화와 토양과 호수의 산성화 방지하고 토지가 비옥하고 해양생물들이 성장 촉진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춘곤증은 봄철을 맞아 늘어난 활동량으로 말미암아 이때 신체적 생체리듬이 잘 적응하지 못해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증상을 말한다. 졸음과 현기증, 피로와 식욕부진, 소화불량, 무기력 증세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겨울철에 운동이 부족한 사람과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 잠이 많은 사람,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 추위를 잘 타는 사람, 외부환경에 신체적으로 잘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잘 겪게 된다. 춘곤증은 계절병이기 때문에 단기간 현상으로 나타나지만 6주 이상 지속된다면 의학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만일 알레르기 질환으로 고생한다면 특정한 동·식물의 접촉을 피해야 하며, 꽃가루를 멀리해야 하며 외출시에 특히 유의하지 않으면 안된다. 결막염은 눈이 가렵고 눈물이 많이 나오고, 눈에 뭔가 들어가 있는 느낌을 떨쳐 버릴 수 없으므로 자주 눈을 비비게 된다. 눈을 자주 비비게 되면 세균성 감염으로 악화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눈을 손으로 비비지 말아야 한다. 외출 시에는 보호안경을 쓰다든가 귀가 후에는 양치질은 물론 노출되었던 얼굴과 머리, 피부를 잘 씻어야 한다.

봄철의 춘곤증과 건강관리를 위해 충분한 영양섭취와 적절한 운동이 필요하다. 피로회복과 면역력 증가를 위해 양질의 단백질과 비타민 C, 무기질 등을 섭취해야 한다. 입맛을 돋우는 산나물과 반찬, 신선한 과일과 야채, 견과류, 해조류 등은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피로회복을 위해서 인삼, 꿀과 쌍화탕, 황기, 대추, 야채즙이 도움이 된다. 이 밖에도 유행하는 허브, 매화차, 찔레꽃차, 고산지방에 자라는 설(雪)이슬차 등은 마시는 것도 좋다. 더불어 주의해야 할 일은 지나친 흡연과 과음, 과로를 피해야 한다. 특히 춘곤증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졸음운전은 음주운전보다 매우 위험하다. 결론적으로 봄철의 건강관리와 춘곤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영양관리, 숙면과 휴식, 전신의 피로를 풀어줄 수 있는 적당한 스트레칭과 산책 등은 매우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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