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투자를 통해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고 경쟁회사와의 차별화를 꾀해 궁극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인트라넷, ERP, CRM, SCM 등 경영 혁신을 위한 IT시스템에 연간 5조 원을 상회하는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KT의 경우 ERP 시스템 구축을 통해 구매 리드타임을 45일에서 17일로 단축시키고 15일 걸리던 결산정보를 5일내에 신속하게 제공하게 되었고 투자재고자산의 회전율도 연간 6회에서 10회로 높임으로써 향후 5년간 약 2천700억 원의 기업가치 증가를 기대하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POSCO는 2천억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 2년여에 걸친 PI(경영혁신)활동 끝에 영업이익률이 14.5%에서 19%로, 순이익률이 7.2%에서 12.3%로 상승하는 경영실적을 거두었다고 한다.

                IT시스템에 대한 불만 다양

그러나 ERP 전문회사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03년도 국내 ERP 시장은 3천억 원 규모에 달해 외형적으로 포화상태에 이를 정도로 발전했으나 내용면에서는 매출액 500억 원 이상의 기업 중 30%가 아직 ERP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았으며, 도입 기업 중 42%가 현재 사용 중인 ERP 시스템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ERP를 비롯한 이미 구축된 IT시스템에 대한 불만 이유는 여러 가지로 논의되고 있지만 대표적으로 조직 및 업무절차에 있어서의 변화관리의 미숙함, 문화의 차이, 조직내 저항, 기존 시스템과의 통합의 어려움 등을 들 수 있겠다.

한 예로 전자결재를 보도록 하자. 전자결재는 IT시스템 중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요소이다. 우리나라 행정기관의 전자결재율은 2003년도에 94%대에 이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많은 기업이나 기관들에서 전자결재의 이점을 살려 조직운영의 효율적인 도구로 사용하고 있는 반면, 전자결재를 수년간 시행해오고 있는 일부 조직에서는 아직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상의 2중 결재구조를 유지하고 있거나 대면 결재로 회귀하고 있다.

이에 대한 이유로는 첫째, 우리나라의 조직 문화로 볼 때, 중요한 문서의 결재나 의사결정 사항을 온라인상으로만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물론 글로벌 시대에 접어들면서 다수의 국내외 지사·지점을 거느리는 대규모 조직의 경우 많은 업무 프로세스 개선 노력을 거쳐 이러한 조직 문화를 개선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아직도 주요 사안의 경우 사전 설명을 필요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직책별 위임과 책임, 상하 간에 신뢰를 바탕으로 주요 사항에 대한 사전 협의나 지침을 분명히 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전자결재를 조기에 정착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 전자결재 시행초기에 조직원들의 저항에 직면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시스템 도입과 함께 전개될 새로운 결재 문화의 변화를 충분히 인식시키지 못한 결과일 것이다. 조직과 조직원간 혹은 조직원간의 상호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시스템 도입의 타당성과 효과에 대한 교육과 홍보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새로운 문화는 단순히 몇 사람의 의지만으로 만들어질 수는 없는 것이다. 조직원들이 새로운 결재 문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적응할 수 있는 제반 환경이 조성돼야 하는 것이다.

셋째, 처음부터 모든 결재를 전자결재로 처리하는 것은 시행 초기에 많은 문제를 수반하게 된다. 출장신청서나 휴가신청서와 같이 첨부서류가 없는, 비교적 쉬운 것부터 점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함께 시행 이후에는 전자결재 도입으로 의사결정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방안을 병행,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직원의 결재처리시간 등을 인사관리 요소로 관리하는 것도 하나의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IT투자 성공엔 부단한 선행노력 필요

크건 작건 적절한 IT 투자를 결정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구축, 관리해 결과적으로 조직의 생산성과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수많은 요소들이 종합적으로 검토돼야 한다. 시스템 도입 초기부터 조직문화, 업무 프로세스의 개선, 변화관리, 최고경영층의 적극적 의지, 시스템 통합 등이 세심하게 고려돼야 하고 나아가 눈부시게 발전하는 IT 기술을 접목한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끊임없이 계속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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