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콘텐츠 산업은 10대 국가 신성장 산업이다. 이 중에서도 애니메이션은 캐릭터와 파생상품 연결 등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높아 핵심적인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 규모는 750억 달러로 추산되지만 우리나라의 2004년도 수출액은 8천만 달러로 세계 시장 점유율이 믿기지 않지만 0.4%에 그치고 있다. 70년대 미국과 일본의 하청생산으로 ‘라이언 킹’, ‘은하철도 999’, ‘미녀와 야수’ 등 세계적인 흥행작품들이 대부분 국내에서 만들어졌으나 저임금으로 일관하다 임금이 더 낮은 중국과 인도에 시장을 빼앗긴 결과이다.

          한국형 창작품 출현토양 구축

최근 프랑스 TV의 어린이 프로그램에 우리가 만든 ‘뽀로로’가 등장해 어린이들의 초롱한 눈망울을 사로잡고 있고 중국 상하이 거리를 거니는 많은 사람들의 백(bag)에 새겨진 것은 우리나라 캐릭터인 ‘뿌까’다. 세계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우리도 하청 단계에서 창작 애니메이션 제작으로 선회하고 있다. 이에 따라 1999년 수출액 중 창작작품은 3~4%에 불과했지만 2004년도에는 규모면에서 아직 내세울 정도는 아니지만 그 비중이 약 35%로 높아졌다. 이는 2000년 이후 정부의 육성정책에 의해 한국형 창작 작품들이 출현할 토양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컴퓨터의 발달과 더불어 급변하고 있는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기반 구축이 시급하며,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안들이 검토되어야 한다.

첫째, 창의성 개발은 대단히 어려운 과제지만 이 길만이 우리가 살 길이다. 작년 11월 인천정보산업진흥원은 ‘토이스토리’, ‘니모를 찾아서’, ‘백설공주’ 등의 작품으로 에미상을 2회 수상한 클리프 가버트(Cliff Garbutt) 감독을 초빙해 4주 교육과정을 개설했다. 그는 “한국 수강생들의 수업 성취도와 기술수준이 매우 높아 스토리와 콘텐츠 구성, 기획 부분에 좀 더 집중하고 창의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교육을 통해 역량을 향상시킨다면 뛰어난 애니메이션 제작자로 성장할 것을 확신한다”고 했다.

둘째, 한국 고유의 색깔을 보여주는 다양한 소재를 적극 발굴해야 한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 2004년 10월 프랑스 칸에서 열린 'MIPCOM 2004'에서 국내 업계는 2천227만 달러의 수출 계약고를 올리면서 한국형 소재가 해외에서 통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국제영화제에서의 다양한 수상 경험이 세계 영화시장에서 자신감을 가지게 했고 우리 영화 산업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커다란 계기가 됐다. 한국 고유 소재의 애니메이션 창작 작품을 적극 발굴하고 이를 권위있는 해외 전시회에 적극 참가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겠다.

셋째, 애니메이션 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 및 민간 투자가 적극 이루어져야 한다. 미국과 일본이 세계 시장의 70%를 양분하는 현 상황에서 소규모 제작사가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하는 대형 작품을 만들 수는 없다. 따라서 국가 차원에서 시나리오 공모전을 개최하고 선정된 작품에 대해서는 투자할 수 있는 전문 펀드를 만드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민간기업의 투자를 유인할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한류열풍을 애니메이션 산업에도

끝으로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만화 원작 등과의 연계 강화가 필요하다. ‘아기공룡 둘리’는 1983년 ‘만화 보물섬’이라는 잡지에 연재된 만화로 시작되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다. 현재까지 TV 애니메이션, 에듀테인먼트, 극장용 애니, 비디오, 뮤지컬 등으로 제작되면서 매년 20억 원 이상의 로열티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 원작 만화 등을 애니메이션 제작으로 연계하도록 지원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하겠다.

‘한류’ 열풍을 이끌며 우리의 문화 잠재력을 전 세계에 증명해 보인 우리다. 애니메이션 산업에서의 ‘한류’ 열풍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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