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마임극 두 편이 내년 초 잇따라 한국을 다시 찾는다. 마임이스트 슬라바 폴루닌의 「스노 쇼」(2월 12-23일 LG아트센터)와 광대극단 '리체데이' 내한 공연(1월 16-25일 한전아츠풀센터).

「스노 쇼」는 지난해 국내 초연에서 환상적인 연극적 상상력과 스펙터클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던 작품. 이때문에 LG아트센터가 재초청했다.

영국 로런스 올리비에상, 러시아 황금마스크상, 에든버러 페스티벌 비평가상 등 세계적 권위의 연극상을 두루 휩쓴 데서 작품성을 짐작할 수 있다. 지금껏 세계 50여개국에서 100만 관객과 만났다.

연출자이자 광대인 폴루닌은 막스 밀러, 찰리 채플린, 마르셀 마르소 등을 잇는 광대로 평가된다. 폴루닌은 17살 때 본 마임공연 때문에 공학도의 뜻을 접고 광대가됐다. 88년 런던 공연, 93년 프랑스의 세계적 서커스단 '태양 서커스단'과의 북미 순회공연 등이 성공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공연에 특별한 줄거리나 메시지는 없다. 사랑이나 실연, 고독 등에 관한 촌극이 하나씩 몸짓만으로 펼쳐지는데 여기에 기발한 무대 상상력을 불어넣었다. 광대극답게 웃음이 기본 정조지만 이따금 애수가 배어나오기도 한다.

거대한 거미줄이 객석 전체를 뒤덮거나 주인공이 찢어버린 연서(戀書)가 눈발로 변해 객석으로 불어닥치는 마지막 장면 등은 압권이다.

영국의 인디펜던트지(紙)는 "단순하며 어린아이처럼 온몸이 오싹해오는 감동,순수로 돌아가는 즐거움과 서정적인 아름다움 모두를 선사하는 작품으로 절대 놓칠수 없는 희극의 대작"이라고 평가했다. 폴루닌을 포함, 모두 4명이 나온다.

공연시간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3시.7시, 일요일 오후 2시.6시(월요일 쉼.14일에는 오후 4시 특별공연 있음). 2만-6만원. ☎ 2204-0114.

세계적 광대극단인 '리체데이'는 2000년, 2001년 잇따라 한국에 왔었다. 당시 어린이들이 특히 좋아했고 객석도 성황을 이뤘다. 올초에도 초청했는데 취소됐었다.

사실 이 극단 창단에는 폴루닌이 참여했었다. 이들의 공연 일부에서 「스노 쇼」와의 유사성이 발견되는 건 그 때문이다. 물론 지금은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이들의 작품은 「스노 쇼」보다 전통 마임에 더 가깝다. 화려한 무대 활용보다는 간단한 소도구와 마임만으로 웃음과 슬픔, 분노와 즐거움, 페이소스 등 다채로운 정서를 담아낸다. 어찌 보면 소박하다. '시적 아름다움으로 충만한 광대극'이라고 평가되는 이유다.

이들 공연 역시 줄거리가 없다. 옴니버스 형식인데 가는 곳마다 반응에 따라 다른 레퍼토리를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에서는 '푸른 카나리아' '마술가방' '날아다니는 모자' '빨래터 풍경' '선원' 등 기왕에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들과 새 에피소드 9편을 선보인다.

서울예술기획 주최.

공연시간 평일 오후 3시.7시 30분, 토.일요일 오후 3시.6시(20, 21일 낮 공연쉼). 2만-5만원. ☎ 548-4480~2, 1588-7890, 1588-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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