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봉사활동이란 것이 자연스럽게 입에 오르내리는 시대다.

종교단체나 사회복지시설에 종사하며 하루종일 이 곳에 매달려있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직장생활이나 가정살림을 하면서 틈틈이 봉사활동을 찾아나서는 사회분위기가 과거와는 확실히 다르다.

이른바 생활속에서 봉사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주부 최경숙(53·인천시 중구)씨는 자기 자신을 위해 봉사활동이라는 것을 한다. 인천 연수구청 민원도우미이며 인하대병원 진료상담 안내, 홀몸노인들을 위한 노래공연도 순전히 최씨 자신이 행복해지고 싶어서 찾아 나서는 일 들이다. 그래서 `봉사'라는 단어를 갖다 부칠 것도 못된다고 한다.

굳이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사람들과 구별을 할라치면, 지금 그녀가 하고 있는 봉사활동이란 것이 자신의 성격과 적성에 어울리다 보니 10년을 넘게 계속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노래부르기를 좋아하는 그녀가 가장 애착을 갖는 일은 노인복지시설인 인천영락원을 찾아가 무연고 노인들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목욕이며 말동무를 해 주는 것.

그녀의 표현대로라면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놀고 온다는 이 일은 지난 95년에 30여명의 주부들에 의해 만들어진 노래사랑회가 주축이 돼 매월 셋째주 월요일이면 노인들을 위해 한바탕 공연이 펼쳐진다.

“어르신들을 만나면 훗날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더욱 정이 갑니다. 육체적인 노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정기적으로 찾아 함께 놀아드리는 것 뿐인데도 노인들은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는군요.”

정이 그리운 노인들이다 보니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최씨와 노래사랑회 회원들이 노인들을 모시고 파주로 나들이 겸 목욕탕을 갔는데 노인 몇 분이 계속해서 목욕을 시켜달라고 떼쓰는 탓에 온힘을 다해 목욕을 시켜드리고 집에 왔더니 다음 날부터 허리를 쓰지 못할만큼 통증이 심했다.

최씨는 몇 년 전 허리 때문에 고생한 적이 있었는데 그날 목욕탕을 다녀온 뒤로 재발해 급기야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는 것.

그래도 최씨는 그때를 생각하면 평생을 노인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절실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최씨는 사람들이 주위를 조금만 관심을 갖고 돌아본다면 결국 스스로가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게 된다며 남들에게 드러낼만한 얘깃거리가 못 된다고 인터뷰 내내 자신을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최씨의 모습에서 새해 새아침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이웃을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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