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쇄신을 위한 개혁특위 활동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당내 개혁-보수세력이 충돌, 내홍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 개혁파 의원 10명이 `국민속으로'를 결성, 독자 개혁 추진과 개혁세력 확대 등에 나서자 중도·보수파 성향 의원들이 6일 공개·비공개 비판에 나서는 등 세대결양상이 첨예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당노선을 둘러싼 이번 보혁 갈등은 과거와 같은 봉합과 절충이 쉽지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해 자칫 극심한 당분열을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순봉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정속의 개혁을 통해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한다”면서 “당을 파괴하거나 민주당과 개혁 경쟁을 해선 안된다”고 개혁파의 움직임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하 최고위원은 “자중자애하지 않고 분열과 갈등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목소리를 낸다면 국민 실망으로 또 다른 불행이 있을 것으로 염려된다”면서 “우리 우물은 우리가 아껴야 하며, 우리 당 지지자들에게 신뢰를 잃지 않고 젊은층의 지지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청원 대표도 “개혁특위 안이 성안도 되기 전에 편가르기식의 움직임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우리 당을 지지한 많은 국민이 당의 단합·결속과 함께 쇄신을 요구하는 만큼 파열음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당이나 본인에게 좋지 않다”고 경고했다.
 
영남지역의 한 의원은 “`국민속으로' 참여 의원들의 면면을 보면 차기 총선에서 입지가 흔들리는 사람들”이라며 “1차로 당권을 겨냥하다 안되면 탈당하기 위한 명분을 쌓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국민속으로' 참여 의원들중 상당수가 겹치는 미래연대의 한 의원은 “그쪽(국민속으로)은 새 정치고, 이쪽(미래연대)는 헌 정치라는 것인가”라며 “`국민속으로'의 향후 움직임을 지켜볼 것”이라고 불쾌한 기색이었으나, 당 지도부의 잇단 경고음에는 강력 반발했다.
 
미래연대는 회의 뒤 성명을 통해 하 최고위원의 발언을 비난하고 당개혁을 저해하는 일체의 언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국민속으로' 간사인 김홍신 의원은 “우리를 분파로 보는 것 자체가 수구 기득권 논리”라며 “우리는 개혁특위나 지도부와 맞서려는 것이 아니라 국민요구를 따라가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부겸 의원은 “특위 논의는 `기계적 타협'으로 흐를 가능성이 농후하고 개혁의 목소리가 차단될 소지가 다분하다”면서 “한나라당이 수구 이미지를 던져버리지 않으면 존립 기반도 없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우리가 탈당할 것이라는 의심도 제기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우리의 취지는 당의 개혁을 돕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박종희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브리핑에서 “민주당이 중진·소장의원을 가리지 않고 접촉하고 있으며 노무현 당선자의 개혁에 동참하라는 권유를 받고 있다는 한 최고위원의 전언이 있었다”고 소개하는 등 의구심을 풀지 않았다.
 
박 대변인은 또 “공식기구인 특위에서 정치개혁을 주도한다고 했는데도 불구, 개혁을 내세워 당을 흔들려는 기도에 우려를 금치 못한다”면서 “개혁 못지않게 단합도 중요하다”는 당지도부의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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