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인천공항을 통해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모든 여행객들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 있다. 세관 검색대와 출입국관리소 출입국심사대, 그리고 여행객들이 비행기에서 내려 가장 먼저 거쳐 가는 검역대다.

통상 출입국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이러한 절차를 CIQ(Customs, Immigration, Quarantine)라 부르는데 국립인천공항검역소에서 여행객을 대상으로 하는 검역은 해외전염병 유입을 막는 최전선에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은 타 기관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

특히 인천공항은 우리나라와 전 세계를 연결하는 관문으로 지난해 1천388만여 명의 여행객이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얼마전 전 세계를 강타했던 사스나 조류인플루엔자 같은 신종전염병 등을 최일선에서 차단, 국민의 건강을 지켜주는 인천공항검역소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는 것이다.

인천공항검역소는 이렇듯 공항으로 들어오는 물품이나 여행객들을 통해 옮겨오는 검역전염병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49년 김포국제공항에 설립된 이후 여의도비행장과 김포공항, 서울공항, 김포공항을 순환하다 지난 2001년 인천공항이 개청되면서 새 둥지를 틀었다.

검역소는 승무원과 승객에 대한 콜레라, 세균성이질, 장염비브리오균 등의 검역조사는 물론 항공기에 대한 위생점검 및 적재품·식수에 대한 조사, 황열·콜레라 등에 대한 국제공인 예방접종 및 증명서 발급 등을 담당하고 있는데 콜레라와 조류인플루엔자 차단이 중점 업무다.

우선 가장 많은 업무량을 차지하는 것이 제1군 법정전염병이자 검역전염병인 콜레라의 유입방지 업무인데 여객터미널 2층 입국장에서는 24시간 근무 중인 검역관이 항공기가 도착하면 기내 오수를 채취하고 검역질문서를 받아 설사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 가검물을 채취한다.

이렇게 시행한 세균검사는 지난 한 해 기내 가검물검사 5만2천135건(71%), 승객 채변검사 1만8천411건(25%), 식품접객업소 가검물검사 2천386건(3%), 식수검사 277건 등 모두 7만3천209건에 이른다.

검사를 통해 9편의 기내오수에서 독소양성콜레라 혈청형 O1 및 O139가 검출됐고 1명의 독소양성콜레라 승객을 찾아냈다.

그러나 검역항공기 1만1천273편의 여객기 중 9편의 여객기와 246만6천여 명의 입국승객중 단 한 명의 환자를 찾기 위해 5만 건이 넘는 분변검사를 시행하면서 엄청난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효율성이 낮다는 판단에 따라 조사방법을 전수조사에서 무작위추출법(Random Sampling)으로 변경했다.

이 같은 탄력적인 조사방법 변경에 따라 1일평균 36편, 가검물 채취 180건이던 가검물채취율이 현재는 1일 11편, 채취건수 55건으로 69% 감소해 별도의 예산이나 인력보충 없이 검역업무를 개선할 수 있게 됐다. 이 조사방법 변경은 최근 보건복지부 혁신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사람간 전염이 잘 안되는 것으로 알려진 조류인플루엔자가 최근 터키조류인플루엔자 인체감염환자 발생보고에 따라 입국장내 검색대에 열감지 카메라 및 센서 9대를 설치하고 입국자에 대한 발열감시를 펼치고 있다.

여행객들이 비행기에서 내린 후 검역질문서를 제출하는 검역대에 설치된 열감지카메라는 38도 이상의 발열자를 자동으로 감지하는데 여기서 발견된 고열자는 2차 고막체온검사 후 역학조사관의 임상검사에서 이상이 있을 경우 사후조치가 취해진다.

인천공항검역소 검역관들이 24시간 인천공항 검역대에서 국경을 지키는 한 해외에서 무임승차해 국내로 들어오려는 전염병들의 국경통과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립인천공항검역소 허용 소장

“해외전염병을 차단하는 국경지킴이로서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해외에서 유입되는 전염병을 조기에 차단하고 단 한 건의 전염병도 우리의 국경을 넘을 수 없도록 전직원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립인천공항검역소 허용(52)소장은 해외전염병 차단을 통해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중요 국가업무인 인천공항검역소 업무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허 소장은 “사스나 조류인플루엔자 같은 신종전염병이 끝없이 출몰하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검역소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검역관 한 명, 한 명이 국경지킴이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제1군 법정전염병이자 검역전염병인 콜레라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지난해에만 1만1천273편의 항공기내 가검물을 채취, 이중 9편에서 독소양성콜레라를 검출했다.

하지만 투입된 인력과 예산에 비해 효율성이 낮다는 판단에 따라 전 직원이 제도개선에 매달렸으며 그 결과 기존에 모든 항공기를 대상으로 실시하던 기내가검물검사를 위험성이 있는 지역의 항공기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추출방식으로 변경해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한 혁신우수사례로 선정됐다.

허 소장은 “항공기 검역방법 개선을 통해 혁신우수사례로 선정된 것은 전 직원이 합심한 결과”라며 “탄력적인 인력운용을 통해 별도의 예산이나 인력충원 없이 검역업무를 여러모로 개선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흉부외과 의사이기도 한 허 소장은 다음달이면 인천공항검역소를 떠난다.

서울검역소장 재직 당시인 지난 2000년 인천공항검역소 개소를 주도해 이듬해인 2001년 3월 초대 인천공항검역소장으로 재직한 후 보건복지부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2004년 두 번째로 인천공항검역소장으로 부임한 산증인이기도 해 떠나는 자리가 눈에 밟힌다.

허 소장은 “과중된 업무와 어려운 여건에서도 열심히 일해 준 직원들에게 늘 고마운 마음 뿐”이라며 “떠나더라도 검역업무가 더 효율적이고 과학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바라는 마음에서 더 많은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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