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덮인 우즈베키스탄.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스파이의 모습이 왠지 어설프다. 착륙 후 `어리버리' 미끄러진 스파이 때문에 눈사태가 일어나고 그를 기다리던 접선자는 눈 속에 파묻힌 채 허우적거린다.
 
오는 7일 개봉하는 `I-SPY'는 실수투성이의 스파이와 우연히 작전에 참여하게된 권투 챔피언이 좌충우돌하다 세계를 구한다는 줄거리의 코미디 영화.
 
`상하이 눈'에서 청룽과 같이 출연했던 오웬 월슨이 `재난을 몰고 다니는' 스파이역을 맡아 `베버리힐즈 캅' 시리즈와 `너티 프로페서'의 코미디 배우 에디 머피와 콤비를 이룬다.
 
미국이 비밀리에 개발한 투명 스텔스기 `스위치 블레이드'가 무기 밀매상 건다즈(말콤 맥도웰)에게 넘어가자 미 정부는 모든 스파이망을 다 동원해 소재 파악에 나선다.
 
결국 건다즈가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에서 스위치 블레이드를 구입할 사람을 찾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정보기관은 실수투성이 첩보원 알렉스(오웬 월슨)를 파견하기로 한다.
 
변변한 실적도 올리지 못하고 동료들에게 무시만 당하는 켈리. 이미 현지에 파견돼 활동중인 섹시한 요원 레이첼(팜케 얀센)과의 사랑을 꿈꾸지만 라이벌인 남미지역 전담 스파이 카를로스(게리 콜)에 비하면 초라하기만 하다.
 
`폼생폼사'의 카를로스가 최첨단의 장비로 무장한 데 반해 실수투성이에 뭘 해도 폼이 나지 않는 알렉스가 지급받는 것이란 기껏해야 라디오 크기만 한 70년대식 첩보 장비.
 
한편, 정보부는 건다즈가 헝가리에서에서 타이틀매치를 치를 57승 무패의 세계 미들급 챔피언 켈리(에디 머피)의 열렬한 팬이라는 소식을 듣고 켈리에게도 스파이 임무를 수행해 줄 것을 제안한다.
 
수다쟁이 챔피언 켈리는 `세계 평화를 지키겠다'며 제안에 흔쾌히 승락하고 둘은 같이 부다페스트로 떠난다.
 
어설픈 첩보원과 `떠벌이' 권투선수의 첩보작전이 순조롭게만 진행될 리는 만무한 일. 하지만, 둘은 티격태격 하면서도 임무에 접근해 가고 결국 비행기 밀매의 이면에 거대한 음모가 숨어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영화의 재미는 이전의 폼나는 스타일의 첩보원에서 벗어난 주인공 `알렉스'의 반영웅적 캐릭터. 함량미달로 보이는 어설픈 첩보원의 모습이나 첨단과는 거리가 먼장비 등이 관객들에게 웃음을 준다.
 
에디 머피의 팬이라면 그 특유의 `속사포 같은' 말발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을듯.
 
`닥터 두리틀'로 에디 머피의 성공적인 재기를 도왔던 베티 토마스가 연출을 맡았으며 미녀 스파이 레이첼 역으로 `엑스 맨'의 팜케 얀센이 출연한다.
 
웃음의 강도가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입장료가 아까울 것 같지는 않은 잘 짜여진 오락영화.
 
12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96분.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