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와니<일본>=연합뉴스)"금메달 딴 것 이상으로 기쁩니다."

4일 일본 오와니시 다키노사와스키 점핑장에서 열린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 스키점프 K-90 개인전에서 부상투혼을 발휘하며 동메달을 딴 최흥철(22.한체대)은 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얼굴에 환한 웃음을 띄웠다.

최흥철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5명 중 간판이지만 별 주목을 받지 못했고 경기직전만 해도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메달을 전혀 기대하지 않았었다.

보름 전 이탈리아 타르비시오에서 열린 동계 유니버시아드에서 금 2, 은메달 1개의 기적을 일군 후배 강칠구(19.설천고)에게 모든 사람의 관심이 쏠려 있었기 때문.

이 대회에서도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 강칠구의 인기세에 밀려 다소 위축됐던 최흥철은 고질적인 허리 디스크의 통증에다 설상가상으로 3일전인 설날에는 설사병까지 생겨 몸 상태가 최악이었다.

하지만 링거 주사를 맞고 점프대에 올라 연습을 강행했고 이날 대회 직전까지도 설사병의 여파가 남아있음에도 허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 오히려 1차 시기에서 성적이 부진했던 강칠구의 어깨를 다독여 주기까지 했다.

1차 시기에서 91.5m를 날아 후나키 가즈요시(일본.95m)에 이어 2위의 성적으로 은메달 기대를 품었던 최흥철은 2차 시기에서 히가시 아키라에게 역전을 허용,동메달에 머물렀지만 기쁨만은 금메달을 딴 것 이상이었다.

전북 무주 구천초등학교 4학년때 스키에 입문한 이후 설천중.고를 거쳐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겪었고 지난해 6월에는 어깨 쇄골 부상으로 3개월여 운동을 못해 선수생활을 포기하기 직전까지 갔던 아찔했던 기억을 이제는 떨쳐버릴 수 있게된 것.

한.일월드컵때 유행했던 뿔 달린 깜찍한 붉은악마 털모자를 쓰고 포즈를 취한 최흥철은 "시합전 컨디션이 나빠 기대를 안했는데 동메달을 따 너무 기쁘다"며 "남은 단체전에서 일본을 꺾고 우승한 뒤 멀게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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