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국의나날들 포스터
헝가리 영화 `천국의 나날들'은 탄생과 죽음, 섹스와 범죄, 그리고 사랑과 증오 등 도시 빈민의 지리멸렬한 삶에 대한 아이러니한 보고서로 축약된다.
 
최근 동유럽 국가들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헝가리는 서구화 과정 속에서 인플레이션과 빈부격차의 심화, 낮은 임금 등으로 도시 빈민들이 급증하고 있다.
 
감독 코넬 몬드룩조는 영화 속에서 이러한 헝가리의 우울하고 절망적인 분위기를 도시 빈민가를 무대로 보여주고 있다. 감독은 또 영화의 제목을 원제 `Pleasant Days'라고 붙여 헝가리의 이러한 아이러니한 사회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겉으로는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그 성장의 희생되어져 가는 도시 빈민들의 지리멸렬한 삶은 극단적으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 영화는 대사가 극도로 절제돼 있다. 등장인물들의 감정의 변화나 상황에 대한 설명을 대사로 설명하기 보다는 장면, 장면이 주는 이미지와 느낌, 그리고 흔들리는 스태디캠의 역동적인 카메라 워크가 대사를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대사가 있는 경우에도 이야기 전개를 위한 의미 있는 내용이라기보다는 대부분이 중의적이고 상징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스태디캠을 통해 파괴적이고 불안한 청춘의 심리를 잡아낸 것도 눈길을 끈다.
 
감독부터 스텝, 배우들까지 모두 20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경험에서 나오는 노련미 보다는 참신함과 새로움으로 무장한 신예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배우들은 다작을 통해 다져진 세련된 연기라기보다는 신인 배우 특유의 신선함과 적극성으로 영화 속 캐릭터를 자신의 것으로 훌륭히 소화해 내고 있다.
 
현재 30대 초반인 감독 또한 이 영화를 연출할 당시 20대로 자신과 같은 헝가리 젊은이들의 불안한 미래와 절망적인 현실을 다소 거칠지만 독특하게 그려내고 있다.
 
유럽 언론들은 `천국의 나날들'을 도시 하층민으로 태어난 젊은 청춘들의 흔들리고 불안한 삶의 비극을 아이러니한 제목과 더불어 세련된 영상으로 담아냈다고 평가했다.
 
1월12일 개봉. 18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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