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과 입학의 시즌이 왔다.

  대학 졸업생에 대한 취업률은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저마다의 목표를 가지고 학업을 연장하거나 조기창업을 하는 등 저마다의 방법으로 사회에 뛰어들고 있는 대학생들이 적지 않다.

  대기업보다는 눈높이를 낮춰 건실한 중·소기업에 입사해 자신의 이력을 채우는 알뜰 취업형이 있는가 하면 일찍부터 자신의 전공에 맞는 취업준비를 통해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 계획 취업형도 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소자본으로 창업해 성공을 꿈꾸는 어엿한 20대 사장님으로의 진출도 요즘은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반면 이제 처음 학교라는 곳에 첫 걸음마를 뗀 초등학생들은 새로운 환경 속에서 새롭게 만날 친구들과 선생님 생각에 부풀어 있다.

 또한 아이를 처음 학교에 보내는 부모는 아이의 학교 적응여부에 대한 관심과 함께 입학 준비로 분주해지는 요즘이다.

 각종 학용품과 물품 준비는 물론 학교에 가기 위한 마음자세까지. 학교에 가는 설렘이나 기대감에 부푼 아이만큼 부모 역시 무엇을 어떻게 준비시켜야 할지 마음이 바빠지게 마련이다.

 특히 사회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거나 신체적 조건이 또래에 비해 미달되는 등 취학시기에 관한 염려로 최근에는 부모가 아이의 취학시기를 직접 결정하는 경우도 잦아지고 있다.

 또래 친구들에게 우리 아이가 기죽지 않기 위해 옷이나 신발은 물론 학용품 등을 구입하는 비용도 점차 오르고 있는 추세다.

 학업을 마치고 졸업하는 대학생과 이제 첫 배움의 터로 들어오는 초등학교 입학생들 모두 새로운 시작을 위해 발걸음을 내딛는 시기가 왔다.

 탈무드에서는 `학교가 없는 도시에는 사람이 살지 못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미국 2대 대통령 존 아담스는 “자연계에서 인간과 야수와의 차이점은 사람에게는 교육이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16년 간의 학업을 마치고 사회 속으로 뛰어드는 대학생과 태어난 지 7년 만에 처음 학교라는 사회 속으로 들어가는 초등학교 입학생은 환경은 달라도 새로운 시작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같다.

 저마다의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졸업생과 입학생들의 이모저모를 알아봤다.

   
 
   
 
졸업 이후 갖고 싶은 것들

인하대 졸업예정자인 문모(24)양은 “어떤 집은 딸의 대학졸업 선물로 몇 백만 원대의 보석류 세트나 자동차를 사주기로 약속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남자친구나 부모님께 보석류를 선물 받거나 옷을 선물 받는 것은 흔하다”고 말했다.

또, “선물을 받지는 못해도 그런 것들을 갖고 싶어하는 친구들을 많이 봤다”며 “나 역시 자동차나 옷 같은 것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필요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실제로 졸업 예정자들이 가장 받고 갖고 싶은 물건이 자동차, 옷, 액서세리, 돈 등의 순으로 조사된 바가 있다.

A 자동차 관계자는 “올해 들어 대학 졸업을 앞둔 자녀에게 맞는 자동차를 고르러 오는 부모들이 종종 눈에 띈다”며 “형편에 따라 소형차 구입도 있지만 중형차를 선물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중고차 판매업을 하는 이형규(31)씨도 “최근 대학 졸업 기념으로 싸고 실속 있는 중고차 구입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며 “고가는 아니더라도 새 차를 사주는 경우도 있다”고 전한다.

그러나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이들에게는 핸드백·정장·구두 등 직장생활과 연관되는 것을 선물하는 게 좋다는 의견이 많다.

고민하기 싫다면 백화점상품권도 좋은 대안이지만 만년필·시계와 같은 전통 졸업선물은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여동생이 대학을 졸업한다는 이영석(33·인천시 부평구 삼산동)씨는 “취업에 대비해 두고두고 쓸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선물을 하려고 한다”며 “적정한 가격의 옷이나 구두가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졸업 후 진로. 불안한 사회인으로의 첫 발

“저는 3학년 1학기부터 공무원 시험에 매달렸습니다. 전공과는 상관이 없어요.”

“대기업은 경쟁률이 너무 높아서 걱정입니다. 나름대로 영어공부도 충실히 했는데 취업에는 자신이 없어요.”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사회인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럽습니다.”

“사회계열을 전공했지만 취업 폭이 좁아 걱정입니다. 선배들 중에 아직까지 백수인 경우가 많아요.”
 
“대학원 정도는 나와야 취업이 가능하다는 얘기도 있고, 공부를 더해야 할 지 취업을 해야할 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졸업과 동시에 사회로 뛰어들어야 하는 대학 졸업생들에게 취업은 큰 숙제로 다가온다.

사회인으로서의 성공적인 첫 발을 위한 준비는 졸업학년인 4학년 이전부터 시작되는 것이 보통이다.

대학생들의 취업 행보는 사실상 몇 가지로 매우 간단하다.

졸업해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들어가거나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중·소기업에 가거나 스스로 창업을 하기도 한다.

선배가 앞서 창업한 곳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고 공공기관 등에 공무원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취업난 속에서 어느 곳이든 들어가기 힘든 것이 사실이지만 사실상 대학생들은 공기업이나 대기업, 공무원으로의 취업준비가 대부분의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심지어 대기업에 입사하기 위한 취업재수, 삼수까지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좋은 환경과 높은 연봉에 대한 선호도는 높다.

취업포털 사이트 인크루트가 발표한 지난해 기준 대졸자 취업률은 61.8%였다.

전공별로는 공학계열이 65.8%의 가장 높은 취업률을 보였다.

이어 인문계열이 65.3%, 예·체능계열이 64.3%, 자연계열 58.8%, 사회계열 53% 순이었으며 전공을 살려 취업한 대졸자는 공학계열, 자연계열, 사회계열, 인문계열 순으로 집계됐다.

각 대학 대외협력담당 부서는 올해 역시 이 수치를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10명 중 6명만이 취업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전체 취업자 중 45.2%가 중·소기업에 취업한 만큼 실속있는 취업은 중·소기업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눈높이를 조금만 낮추면 알찬 내실을 가지고 성장해가고 있는 중·소기업에 꿈을 키워가며 일할 수 있다.

대학 취업담당 관계자는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비교적 많은 봉급과 복지 혜택, 여성의 경우 차별대우가 적고 임신 및 육아관련 복지 혜택을 수월하게 받을 수 있는 점, 대기업의 조직화를 경험할 수 있는 점을 장점으로 꼽고 있다.

반면 대기업에 대한 단점으론 주로 관리업무를 하게돼 실무 개념이 없어지고 새로운 일에 적응력이 떨어지며 실적 위주의 평가로 삶의 여유가 적다는 것과 40대 후반 정도면 치열한 임원경쟁에서 낙오돼 회사에서 떠밀리듯 나와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이 때문에 40대 이후 조기 정년퇴직 한다는 `사오정’을 피하기 위해 안정적인 중소기업을 택하거나 스스로 창업을 하는 대학생들이 점차 늘고 있는 실정이다.

군입대 대신 학사특례로 중소기업에서 실무경험을 쌓고자 하는 학생이 늘어나는 것도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는 모습이다.

인천대 대외협력팀 관계자는 “20년 뒤를 생각해 전공을 최대한 살리는 등 자신있는 분야에 소신껏 이력서를 내미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창업에 있어선 신중한 출발을 권유한다.

아이디어와 소자본으로 출발하는 벤처창업은 확실한 아이템과 체계적인 준비가 동반되지 않으면 대부분 실패를 맛보게 된다는 것이 경험자들의 조언이다.

인천대 내 마련된 대외통상 벤처회사에 다니다가 중소기업에 입사가 확정된 홍일환(28·무역학과)씨는 “아이템을 직접 실적으로 연결시키려면 수많은 데이터와 연구가 필요하다”며 “섣불리 창업의 길로 들어섰다가 실패한 이들을 곧잘 보곤 한다”고 말했다.

또한 “본인의 전공이 아니더라도 할 일이 많으므로 외국어와 사회과학분야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가져야 한다”며 “막연한 생각을 가진 창업은 곧장 실패로 이어지므로 주변의 선배나 교수님에게 조언을 듣는 등 신중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착실한 준비로 중소기업에 첫 발을 딛은 홍일환 군

“전공을 살리면서 자신있는 중국어를 활용해 일할 수 있게 돼 무척 기쁩니다.”

홍일환(28·인천대 무역학과 졸업예정)군은 지난 5일 인천 남동공단에 위치한 영림임업에 학교추천을 통한 공채시험으로 취업에 성공했다.

홍  군은 전공인 무역학 외에도 교환학생으로 중국에 1년 동안 다녀오며 틈틈이 공부한 중국어 실력을 앞세워 영림임업에서 중국 바이어들을 상대하는 무역부에 입사했다.

홍 군은 “대기업보다는 실무적인 측면에서 많은 사람들과 만나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중소기업을 택한 것이 옳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내가 자신있고 좋아하는 일을 맡게 돼 무척 기쁘고 설렌다”고 말했다.

홍 군은 이미 대학교 3학년 시절부터 각종 언론매체에 이름을 올린 교내에선 나름대로 유명한 학생이었다.

인천대 내에 마련된 대외통상벤처 회사에서 무역벤처 회사를 운영하며 스스로 개발한 아이템으로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3만 달러 가량의 해외수출 실적을 올리는 등 재능을 발휘했다.

학교 측은 홍 군을 지역 내 유망한 중소기업에 추천형식으로 소개했고 영림임업은 홍 군의 재능과 열정, 경력을 높이 사 함께 일하기로 결정했다.

홍 군은 “특별히 취업을 생각한 것은 4학년 2학기 때부터”라며 “하지만 무역벤처 경험을 통해 충분한 취업준비를 했으며 중국어 공부도 그런 측면에서 취업준비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아직은 더 배울 것이 많다는 홍 군은 영림임업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무역부문으로 성공하고 싶은 것이 꿈이다.

홍 군은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가서 당장 많은 봉급을 받는 것도 좋지만 자신의 꿈을 보다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중소기업이 미래를 생각할 때 더 나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입학 그 새로운 설래임과 걱정
  
“우리 아이가 학교에 잘 적응해야 할텐데, 워낙 집중력이 부족하고 산만해서 걱정이에요.”

“친구들과 잘 어울릴 지 모르겠어요. 아이가 내성적이라…. 혹시 따돌림이라도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에요.”

“이것저것 준비할 것이 생각보다 많더라구요. 아이 역시 유치원 다닐 때와는 또 달라졌어요. 유치원 때 쓰던 물건이나 옷은 쳐다보지도 않던데요.”

“아이가 학교라는 곳에 대해 잘 모르고 있어요. 그저 유치원의 연장이라고 여기는 것 같아 불안해요.”

“다른 애들보다 말도 늦게 하고, 글읽고 쓰는 것도 아직 서투른데 학업에 뒤쳐질까 걱정되네요.”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부모들의 걱정은 태산같다.

무엇보다 아이가 학교생활에 적응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하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다.

예비 학부모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학교 생활에 대한 사전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아이의 입학 전 예비 학부모가 숙지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을 알아본다.

▶등교시간 = 학교마다 또는 학급마다 정해주는 시간이 따로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수업이 오전 9시에 시작하기 때문에 8시30분에서 50분 사이에 등교를 하게 된다.

학교에 대한 적응기간인 3월에는 등교시간을 늦추고 일찍 끝나며 4월부터 정규수업시간을 맞추는 경우도 있다.

대게 수업 20∼30분 전에 등교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지만 너무 일찍 가면 교실문이 열려 있지 않은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쉬는 날 아이 손을 잡고 앞으로 다니게 될 학교를 가보며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봐두는 것이 좋다.

위험물은 없는지, 횡단보도는 어디에 있는지, 조심할 곳은 어디인지 미리 봐두면 아이가 낯설어 하지 않고 등굣길에 적응할 수 있다.

또한 횡단보도 건너는 연습이나 학교 주변의 유해환경에 대해서 일러두는 것도 중요하다.

교육계 전문가들은 부모가 아이들을 직접 데려다 주는 것과 아이가 직접 가는 것에 대한 찬반 양론이 분분하지만 맞벌이 부부가 많은 요즘 부모가 일일이 등·하교를 챙기기가 쉽지 않은 만큼 사전에 길을 답사하는 것이 좋다.

▶학용품 준비하기 = 유치원 때와는 달리 학교에선 학용품의 소비가 늘어난다.

 학급마다 혹은 수업마다 요구하는 학용품의 종류도 다양해 미리 아무것이나 대충 구입해놓고는 쓰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기본적인 학용품 구입은 필수다.

가방이 무거운 책가방이 아이들의 성장에 지장을 주거나 척추에 무리를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자 최근에는 여행용 가방처럼 바퀴가 달린 것을 쓰는 아이들도 많아졌다.

그러나 활동이 많은 아이들이 여행용 가방을 쓰면 자주 지저분해지거나 고장이 나는 부작용이 있는 데다 학교마다 사물함이 설치된 곳도 있어 굳이 무거운 가방을 매지 않아도 된다면 적당한 무게라면 어깨에 매는 가방을 혼용하는 것도 무방하다.

필통은 딱딱한 플라스틱이나 양철로 된 것보다 다양한 필기구를 많이 넣을 수 있고 애써 깎아간 연필이 부러지지 않게 헝겊이나 가죽으로 된 것을 구입해야 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그려져 있는 필통도 좋지만 무엇보다 가볍고 수업시간에 필통을 떨어뜨리거나 가방에 넣고 다닐 때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이 좋다.

색연필은 깎는 것과 실을 풀어서 쓰는 것, 꼭지를 돌려서 심이 나오는 것 등 세 종류가 있는데 실을 풀어서 쓰는 것이 색도 선명하고 좋다.

꼭지를 돌려서 심이 나오는 종류는 부러지거나 고장나는 경우가 있고 심을 단단히 만들어 색상이 진하지 않은 제품이 많다.

크레파스는 24색이 가장 적당하다. 색이 너무 많으면 부피도 클 뿐 아니라 색을 활용하는 부분이 아직 부족한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손에 묻지 않는 무독성 제품을 고른다.

그밖에 색종이나 가위, 지점토, 지우개 등이 필요하지만 그날그날 아이들의 알림장을 체크해 함께 준비물을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아침마다 학교 앞 문구점에서 준비물을 사느라 지각할 수도 있고 새 것을 자꾸 구입하면 낭비가 심해진다.

학용품은 아니지만 운동화는 활동성이 강한 아이들에게 필수 요소.

끈으로 매는 운동화보다 찍찍이(벨크로)가 있는 운동화가 좋다.

7살이나 9살에 입학하는 아이들 = 최근 조기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거나 학교와 학업에 대한 적응을 걱정하는 부모들 사이에 아이의 일반적인 취학연령인 8세를 피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취학기준일이 오는 2008년부터 1월 1일로 바뀌지만 아직까진 3월 1일이다 보니 1, 2월 생은 동급생보다 나이가 어려 취학을 미루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렇지 않더라도 또래보다 체격이 작거나 발달이 더딘 아이들의 경우나 학업미진, 친구관계 등을 이유로 입학을 미루는 경우는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취학을 유예하려면 예비 소집일이나 그 이후에 아이와 함께 학교에 찾아가 학교장으로부터 취학유예 허가를 받으면 된다.

법령상 필요한 서류는 없지만 대부분 학교에서 병원 의사의 취학유예 소견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교육인적자원부는 병원에서 취학유예 소견서를 받는 것이 번거롭다는 민원이 많아 최근에는 시·도 교육청을 통해 학교장의 허가만 거치면 취학유예를 허가하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취학유예를 받으면 바로 동사무소에 알려야 한다.

반대로 아이를 1년 먼저 학교에 보내고자 할 때는 2월 중순에 관할 교육청이나 인근 학교에 자녀가 입학할 수 있는지 문의해야 한다.

교육청과 학교는 보호자의 조기 입학 희망의사를 확인한 뒤 아이가 초등학교 교과과정을 수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간단한 면접을 거쳐 생년월일 순으로 입학을 허용하게 된다.

우리 아이가 기죽지 않아야 한다 = 최근 조기교육 열풍과 맞물려 아이들이 입학해 학업에 뒤쳐지지 않기 위한 부모들의 노력은 눈물겹다.

앞서 지적한 대로 조기취학이나 취학유예는 이제 예삿일이 됐다.

고가의 사립 유치원에 보내 초등학교 2∼3학년에 해당하는 산수문제나 국어 교과서를 줄줄 읽게 하는 것은 물론 취학 전에 이미 학원을 2개 이상 다녔던 아이들도 적지 않다.

S 초등학교 이모 교사는 “1학년 국어수업을 하다보면 아이들이 지루해 할 정도로 이미 유치원 과정에서 글을 떼고 오는 애들이 많다”며 “학업에 뒤쳐질까 부모들이 미리 신경을 쓰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됐다”고 말했다.

자녀 3명이 모두 초등학교에 다닌다는 주부 안성미(43·인천시 연수구 옥련동)씨는 “아이들이 입학해 혼자만 글자를 모르면 왕따를 당하거나 스스로 의기소침해질까봐 미리 글이나 숫자를 가르쳤다”며 “실제로 공부에 대한 왕따가 아이들 사이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부모의 우려 때문에 아이들이 취학 전부터 학업에 시달리거나 고액의 과외까지 등장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교육계 관계자의 조언이다.

실제로 텔레비전 광고나 인터넷 등 각종 미디어를 통해 조기교육을 강조하거나 조기 해외유학 사례를 보여주는 등 학업에 대한 연령층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에 한 몫을 하고 있다.

과도한 입학선물도 아이들의 허영심을 부추기는 등 교육적으로도 좋지 못하다.

늦둥이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낸다는 정일호(48·자영업·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씨는 “아이가 입학 선물로 MP3를 사달라고 하기에 모델가격을 봤더니 23만 원이었다”며 “이제 초등학생에게 너무 고액이 아닌가 싶었지만 친구들이 다 가지고 있다는 말에 사줬다”고 말했다.

초등학생이 사용하는 용품도 최근에는 명품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유명메이커인 F 상품의 책가방은 책 흐트러짐 방지 기능과 척추를 보호하는 등받이가 있어 초등학생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제품이지만 가격이 14만 원에 달한다.

색연필부터 자, 가위 등 각 종 학용품이 다양하게 들어있는 P 제품은 6만 원을 호가하고 현장학습 등에 사용할 보조가방 역시 7만∼8만 원대의 가격이 형성돼 있다.

그러나 아이들이 학교에 잘 적응하는 것이 학업의 성취도나 사용하는 물품의 값어치로 결정되는 분위기는 절대 좋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공존사회를 모색하는 지식인 연대회의' 박인옥(전 인천시교육위원) 공동대표는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비싼 물건을 쓰는 것에 대한 우월감이나 지식의 많고 적음에 따른 차별을 배울 가능성이 높다”며 “왜 학교에 가는지, 그리고 알뜰한 소비생활이 무엇인지는 부모가 가르쳐 줘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하는 교육과 함께 가정에서의 교육이 서로 보완되는 것이야말로 신체적, 정신적인 교육의 초기단계에 입문한 초등학교 입학생들에게 진정한 순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예비 학부모 심희정 씨〈아이의 학교 적응과 방과 후 시간이 가장 걱정〉

“혹시나 아이들과 사이좋게 지내지 못하거나 아직 어려 저지르는 실수를 선생님이 너그럽게 봐주실까 그게 제일 걱정이에요.”

올해 8살이 된 첫 째 딸 김정현 양을 연학초등학교로 입학시킬 예정이라는 주부 심희정(33·인천시 남구 학익동)씨는 걱정이 태산같다.

처음으로 학부모가 된다는 설렘이나 기대감도 잠시, 아이의 첫 학교생활의 시작을 잘 이끌어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더 크다.

더구나 맞벌이부부 생활을 하고 있는 심 씨는 아이가 유치원 종일반에 있을 때는 퇴근 시간에 맞춰 아이를 데려오곤 했지만 초등학교 1학년의 수업시간은 낮 12시 전후에 끝나 그 점 역시 골칫거리였다.

결국 고심 끝에 동네 사회복지관에서 방과후 학교를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고 월 30만 원에 아이를 맡기기로 했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심 씨는 “1학년은 급식이 없는 데다 학교 이후 시간이 문제여서 컴퓨터와 피아노를 가르치는 사회복지관에 종일반으로 등록하기로 했다”며 “아직은 환경이 어떨지 모르고 금전적인 면도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한다.

또한 학교생활도 걱정투성이다.

아이들과의 유대관계와 선생님과의 관계, 학업, 단체생활의 여러 가지 규칙 준수, 심지어 등·하굣길의 찻길 건너기 등도 예비 학부모의 마음을 바쁘게 한다.

심 씨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글자나 숫자에 대한 기본 교육을 받았다”며 “혹시라도 부족할까봐 학습지도 집에서 같이 했다”고 말했다.

그밖에도 학용품과 책가방, 새로운 옷과 신발 등의 구입비용도 만만치 않아 예비 학부모로서의 신고식을 톡톡히 치뤘다고 덧붙였다.

심 씨는 “그래도 아이가 학교에 간다는 사실만으로도 뿌듯하고 대견하다”며 “올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부모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아이 초등학교 보내기 10계명

아직은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하기는 어려운 아이들. 첫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기 위한 부모의 적절한 관심과 노력은 필수다.

학부모들이 예비 학부모에게 말하는 초등학교 입학과 관련한 10가지 당부를 들어봤다.

1. 학교 등교시간에 적응하기 = 학교마다 다를 수 있지만 3월 한 달은 적응기간인 만큼 오전 10시까지 등교하고 4월부터는 오전 8시40분까지 등교한다.

2. 친구들이랑 사이좋게 지내기 = 특히 짝꿍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3. 수업 시간 동안 선생님 말씀에 집중해서 듣기 = 공부를 잘하고 못하는 문제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고 학부모들은 입을 모은다.

4. 급식 제시간에 먹기 = 주어진 점심시간에 밥을 다 못 먹는 아이들이 의외로 많다. 낯선 식판에 밥을 담아 먹는 것도 적응하기 어려운 부분. 평소 남기지 않고 밥을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5. 글씨 쓰기 = 담임 선생님의 성격이나 지도방식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 글씨 정도는 익힌 것으로 간주해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초등학교 1학년 국어수업은 그 수준이 맞춰져 있으니까.

6. 그 외의 학과 공부 = 수학은 1∼10까지 읽거나 더하기 빼기 정도, 100까지 수 읽기 정도면 충분하다. 국어는 될 수 있는 한 책을 많이 읽고 소리내어 읽어보기 하는 것도 좋다. 준비물을 잘 챙기려면 정리정돈 습관도 들여야한다.

7. 혼자서 용변 보기 = 유치원 때와는 달리 용변 보는 것을 누가 도와주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평소 연습해두는 것이 좋다. 혹은 용변 관련 문제에 대해선 선생님께 즉시 말할 수 있도록 일러두는 것도 중요하다.

8. 모든 학용품에 이름 쓰기 = 물건을 잘 잃어버릴 시기이기도 하다. 점퍼 같은 외투에도 실이나 펜으로 이름을 써 두는 것이 ‘자기물건’이라는 인식도 생기고 좋다.

9. 집 주소와 전화번호 외우고 집까지 오는 길을 미리 확인해 둔다.

10. 예방접종 등 건강관리 = 예비소집일에 홍역예방접종 확인서를 제출하라고 하니 미리 접종 병원에 가서 확인서를 준비하며 감기 등 건강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