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모님들이 교육에 쏟는 열정은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특히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희생도 감수를 하고 그에 따르는 교육비 투자에도 빈주머니를 찰 정도로 아끼지 않는다. 이 같은 교육환경으로 인해 우리의 교육은 세계적으로 상위그룹에 속해 있으나 살얼음판 속의 교육으로 지칭되곤 한다.

 이런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우리 청소년들에게 미래를 제시하고 새로운 교육환경을 내세우는 학교가 지난 2004년 3월 개교했다. 당시 455명(남 266명, 여 189명) 신입생과 함께한 인천부개고등학교(교장 오재궁·인천시 부평구 부개2동)가 바로 그곳이다.

 `꿈, 보람, 만족을 주는 참 좋은 교육'으로 부개고란 테두리에서 만난 그런 신입생들이 벌써 학교를 떠나게 됐다. 3년의 세월이 그리도 빨리 지나 지난달 15일 졸업식을 갖고 이제는 후배들에게 학교를 맡기게 됐다.

 특히 이들은 지난 3년간 부개고가 제시한 학력향상 패러다임을 비롯해 영어듣기 방송을 통한 영어청취능력 향상, 심야 수준별 자기주도적 학습 등을 교사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꾸준히 실천해 첫 졸업생으로서는 매우 높은 대학진학률을 보이며 자랑스런 학교의 출발을 알렸다.

 서울대 4명, 연세대 4명, 포항공대 1명, 고려대, 경희대, 숭실대 등 서울지역 42명, 경인지역 63명, 광역시 및 지방대학 212명 등 총 317명이 대학에 들어갔다.

 이 가운데 서울대학교 합격자 4명은 모두 지역균형선발전형에 100% 합격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같은 부개고의 진학률은 인천에서 지난 2004년 같이 개교한 8개 고등학교 중 가장 뛰어난 성적이며, 또 지역내 일반계고등학교 가운데서도 상위에 속하는 결과이다.

 부개고가 3년간의 교육으로 이런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학생들 간의 소외감 없는 수준별 학습과 대학입시를 위한 논술교육 강화 등이 밑거름이 됐다.

 우선 소외감 없는 수준별 학습은 학생들 사이에서 시기와 질투를 최소화하면서 진달래반(학력우수학생) 학생 60명을 선정, 2개 반으로 편성해 대학입시에서 가장 어렵고 필요한 수학과 영어를 심층적으로 교육시켰다.

 반면 학력저조 및 학습기피 학생 30명을 선정해 이들의 학습욕구를 충족시켜 수업에 재미를 붙일 수 있도록 필수과목 위주로 기초부터 천천히 다져준 것이 큰 효과를 봤다.

 현재 대입에서 논술비중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을 사전에 감지해 논술교육지원단을 구성해 매주 2회씩 학생들에게 독서시간을 마련해 읽기 경험을 통한 논리력 향상에 중점을 둔 것이 효과를 발휘했다.

 특히 독서시간을 그냥 읽기연습에만 취중하지 않고 독서토론대회, 독후감발표대회 등을 열어 학생들에게 흥미를 끌어냈고, 교사들은 방학기간 논술교육을 위한 교원연수, 토요휴무일을 이용해 사회·과학·국어 교사들로 팀을 이룬 통합교과 논술교육 등을 실시했다.

 오재궁 교장은 “21세기의 주역이 될 역량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밤낮으로 힘쓰고 있는 교사, 학부모들의 열정과 지원으로 많은 졸업생들이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우리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모든 행정력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개고 자랑거리

 `창의적인 인간육성과 바른 인성을 함양하는 즐거운 학교'가 교육목표인 부개고는 학력향상 뿐 아니라 체육, 학부모 및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웰빙교육, 효 실천 등 다양한 능력을 가진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많은 일들을 학생들과 함께하고 있다.

▲ 부개고등학교 양궁부
 부개고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바로 지난 2005년 4월 창단한 양궁부.

 창단한 지 1년6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경북 김천에서 열린 전국체전에서 개인전 금메달과 이어 벌어진 문화관광부 대회에서 금 1, 은 2, 동 2 등을 따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지난해 영광을 이어가기 위해 부개고 양궁부는 매서운 바람과 콧등이 시린 겨울철 추위에서도 매일 구슬땀을 흘리며 맹훈련에 임하고 있다.

   
 
   
 
 또 부개고는 학교의 인적·물적 자원을 개방해 지역 주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컴퓨터, 요가, 서예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학부모 및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웰빙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먼저 컴퓨터를 활용한 맞춤식 입시프로그램을 개설해 학부모들의 컴퓨터에 대한 불안해소와 뉴스검색을 통한 자녀의 입시정보를 알아볼 수 있도록 했으며, 1주일에 1회씩 요가프로그램을 통해 신체건강을 위한 요가의 기초를 배우는 시간을 마련했다.

   
 
   
 
 서예프로그램을 개설해 학부모들과 지역 주민들이 한글 및 한자 서예의 기초를 배울 수 있는 평생교육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특히 부개고는 개교 당시 부모에게 자연스럽게 사랑을 표현하는 `효행'이라는 덕목을 학교특색사업으로 선정해 매년 인천시 효행 관련 전시회, 학급별 특색있는 활동 전개 및 전교생이 참여하는 `효행 편지쓰기' 등 여러 가지 효와 관련된 교육활동을 하고 있다.

 이중 효행 편지쓰기는 학교에서 쓴 학생들의 편지를 가정으로 보내고, 학부모의 답장을 다시 학교로 보내면 학생들에게 배달하는 프로그램으로 학생과 학부모 간의 관계를 더욱 가깝게 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교육활동이다.

 이런 과정에서 주고받은 편지 중 주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우수한 내용은 교내 방송이나 학교신문 등을 통해 홍보해 부모와 자식 간의 정을 더욱 돈독케 하고 있다.

▲ 부개고등학교 첫 졸업생 강수연, 김수연
 ▶부개고 졸업생 강수연, 김수연 인터뷰

 “졸업식 때 이제 이것으로 나의 고등학교 시절이 마지막이구나 생각하니 저절로 눈물이 났지만 더 큰 사회로 진출해 새로운 미래를 위해 꿈을 키워야 한다니 주먹이 불끈 쥐어졌습니다.”

 지난 2004년 부개고에 첫 신입생으로 입학해 3년간의 고고시절을 마치고 이번에 서울대학교 생명과학과와 성균관대학교 수학과에 들어가 학교의 명예를 드높인 부개고 1회 졸업생 강수연, 김수연(19)양.

 그들은 후배들과 학교에 “`고교 1개월이 대학 1년'이라는 말이 있듯이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최선을 다한다면 뜻한 바를 꼭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주면서 “학교는 우리 학생들, 특히 고3 학생들이 학업에 열중할 수 있는 학습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대 생명과학과에서 의예과로 편입해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강 양은 “고교 때 과학부 동아리와 3학년 때 반장을 맡아 학교활동을 제대로 못한 것이 아쉽다”며 “대학가서는 공부는 물론 봉사활동, 동아리 활동 등 대학생들만이 할 수 있는 추억을 남길 것”이라고 했다.

 성균관대 수학과에서 금융수학을 공부해 금융감독관이 되고 싶다는 김 양은 “뒤를 돌아보지 않고 대입을 위해 책상에서 많은 분야를 공부한 시절은 잊고, 이제 대학생으로서 내가 전공한 분야와 하고 싶었던 공부, 대학시절의 낭만 등 세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부개고는 사제지간은 물론 학우애 등이 남다른 학교로 중3 학생들에게 당당하게 소개시켜 주고 싶은 학교”라며 “앞으로 우리보다 많은 학생이 대학으로 진학하고 다른 고교에서 부러워할 정도로 멋진 학교가 될 것”이라며 한목소리를 냈다.

▲ 부개고등학교 오재궁 교장
 ▶오재궁 교장 인터뷰

 “우리 학교가 이번에 첫 졸업생과 함께 많은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던 것은 학생들의 노력과 열심히 지도한 교사, 지원을 아끼지 않은 학부모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2004년 부개고 개교 당시 이번 첫 졸업생과 함께 손을 잡고 교문을 들어선 부개고등학교 오재궁(61)교장.

 오 교장은 지난 1971년 서울사범대학교를 졸업한 후 당시 경기도 강화(현 인천시)여자 중·고등학교에서 처음 교직에 몸담았으며 인일여고, 인천여상 등을 거치며 25년간 일선에서 학생들을 지도했다.

 그는 또 인천교육연구원 연구사, 남부교육청 장학사, 인천남중 및 효성고 교감 등을 역임하면서 지금까지 35년간 교육, 교육전문직, 관리직 등을 두루 거친 인천교육의 산 증인이자 교육전문가로서도 정평이 나 있다.

 `교직원간 인화단결, 학생에게 꿈, 학부모에게 만족'을 경영목표로 삼고 있는 그는 “학교와 학습에 적응하지 못하고 주위를 맴도는 학생들을 지도하기가 가장 힘들었다”며 “그러나 이들이 아무 탈없이 3년간의 학교생활을 마치고 졸업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가슴이 뿌듯하다”며 눈시울까지 적셨다.

 그는 또 “교사는 항상 스스로 앞장서서 학생들을 사랑과 열정으로 지도해야 한다”면서 “학생들도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키워 사회에 필요한 인간, 존경받는 인간이 돼야 한다”고 교사와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오 교장은 “이번에 1회 졸업생을 배출한 신생고이지만 이 사회를 이끌어 가게 될 구성원인 우리 학생들을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우리나라 곳곳에서 기둥이 될 수 있는 인재로 키우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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