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AP=연합뉴스) 이변의 날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올해 첫 A매치데이인 12일(현지시간)에는 `사커루'호주가 축구종주국 잉글랜드를, 체코가 `아트사커' 프랑스를 각각 격파하는 등 그라운드에서 파란이 잇따랐다.

또 세계최강 브라질도 고전 끝에 중국과 비겼고 2002한일월드컵 준우승팀 독일은 스페인, 월드컵 남미예선 1위 아르헨티나는 네덜란드에 패해 체면을 구겼다.

월드컵 후 말을 바꿔탄 뒤 화려한 신고식을 꿈꾸던 명장들도 이변의 소용돌이 속에서 희비가 엇갈린 하루였다.

호주는 런던 업튼파크에서 벌어진 원정경기에서 전반 토니 포포비치와 해리 케웰의 연속골을 앞세워 데이비드 베컴이 버틴 잉글랜드를 3-1로 꺾었다.

2006독일월드컵에 대비해 신예를 대거 내세운 잉글랜드는 차세대 스타 프랜시스 제퍼스가 후반 25분 추격골을 터뜨려 살아나는 듯 했으나 39분 브렛 에머튼에게 통한의 쐐기골을 맞고 주저앉았다.

`잉글랜드의 펠레'로 불리는 웨인 루니는 이날 17세 111일의 나이로 후반 마이클 오언과 교체 투입돼 1879년 스코틀랜드전에서 제임스 프린셉이 세운 잉글랜드 최연소 A매치 출전기록(17세 253일)을 124년 만에 깨트렸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동구의 강호 체코를 파리 생드니로 불러들인 FIFA랭킹 2위 프랑스도 0-2로 일격을 당했다.

지네딘 지단과 티에리 앙리 등 호화 멤버와 맞선 체코는 골키퍼 페트르 체크의 선방 속에 전반 7분 만에 터진 즈데넥 그리게라의 선제골과 후반 16분 밀란 바로스의 쐐기골로 대어를 낚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월드컵에서 통산 5회 우승의 금자탑을 쌓은 `삼바축구' 브라질이 네덜란드 출신 아리에 한 감독을 영입한 중국과 0-0으로 비긴 것도 분명 이변이었다.

광저우 원정에 나선 브라질은 호나우두를 비롯한 월드컵 멤버 7명을 내세웠지만 중국의 필사적인 육탄방어에 막혀 명성에 흠집을 냈다.

호나우두는 전반 초반 리티에의 강력한 태클에 다리를 다쳐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되는 불운을 당했고, '94미국월드컵 우승 후 9년 만에 브라질의 지휘봉을 잡은 파레이라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월드컵 우승 후 포르투갈 사령탑으로 옮긴 스콜라리 전 브라질 감독 역시 이탈리아 원정에서 후반 17분 베르나르도 코라디에게 결승 선제골을 내주며 0-1로 패해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이밖에 `빅매치'로 꼽힌 네덜란드-아르헨티나전에서는 후반 41분 조반니 반 브롱코스트가 25m짜리 중거리슛으로 골문을 연 네덜란드가 1-0으로 이겼다.

네덜란드는 월드컵 본선행 실패의 설움을 풀며 자존심을 세운 반면 아르헨티나는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에 이어 다시 한번 충격에 휩싸이게 됐다.

월드컵 8강에서 한국에 패해 감독을 교체했던 스페인도 라울(2골)이 월드컵 MVP인 골키퍼 올리버 칸을 상대로 2골을 뽑아내는 활약으로 독일을 3-1로 잠재우고 `무적함대'의 부활을 선언했다.

한편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이 한국에 오기 전 지휘했던 모로코는 후반 18분 터진 수비수 압데릴라 사베르의 결승골로 월드컵 8강 돌풍의 주역 세네갈을 1-0으로 제압했다.

▲친선 A매치 결과
벨기에 3-1 알제리
불가리아 1-0 헝가리
브라질 0-0 중국
크로아티아 0-0 폴란드
에콰도르 2-1 에스토니아
덴마크 4-1 이집트
호주 3-1 잉글랜드
체코 2-0 프랑스
그루지야 2-2 몰도바
그리스 1-0 노르웨이
이스라엘 2-0 아르메니아
이탈리아 1-0 포르투갈
미국 2-1 자메이카
캐나다 4-2 리비아
몰타 1-1 카자흐스탄
네덜란드 1-0 아르헨티나
핀란드 1-0 북아일랜드
아일랜드 2-0 스코틀랜드
스위스 5-1 슬로베니아
스페인 3-1 독일
튀니지 1-0 스웨덴
터키 0-0 우크라이나
웨일스 2-2 보스니아
알바니아 5-0 베트남
모로코 1-0 세네갈
라트비아 2-1 리투아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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