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인천시 동구 송림동 일대, 인천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송림로터리 일대에 개설된 시장이 바로 현대시장이다.

시장 우측에 원예협동조합과 야채시장이 따로 형성돼 있어 신선한 농산물을 싼 값에 구입할 수 있는 곳으로 인근 동부시장과 궁현상가와 함께 시민들은 흔히 송림시장이라 부르는 곳이다.

4천여 평의 시장 규모에 200여 개의 점포가 있는 현대시장은 농축수산물은 물론 가공품 등 없는 것이 없는 대표적인 인천의 재래시장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시장에 대한 리모델링사업이 일부만 실시되어 시장의 물리적 환경은 그리 좋지 않은 편이다. 환경개선사업이 추진되지 않은 이유는 비용 때문. 공사비 대부분을 인천시나 관할 동구청에서 지원하나 일부 점포주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반면 지난 2003년 약 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리모델링을 완료한 일부 구간은 아케이드를 비롯해 안내 간판 및 바닥 정비사업 등이 새롭게 꾸며져 쾌적한 쇼핑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상가연합회 관계자는 “현대시장의 경우 특히 자영업자보다 임대상인들이 많아 전 구간에 걸쳐 시설현대화 사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조만간 현대적 시설을 갖춘 주상 복합 건물로 재건축을 위한 사업을 계획 중이다”고 말했다.

연결 교통수단은 다수의 시내버스(2, 3, 5, 6, 6-1, 12, 13, 17-1, 24, 27, 41, 46번)가 있다.

   
 
   
 
현대시장 부부상인 한기준·박상애 씨 부부 인터뷰

시장 중심부에 들어서면 도무지 어울리지 않을 법한 상가가 눈에 띈다.

 
여성용 머리핀이며 각종 액세서리, 선물용품 등을 한가득 진열한 매장과 인삼을 비롯해 벌꿀 등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곳이 나란히 마주 보고 있다.

 
바로 한기준(52)·박상애(50) 부부가 운영하는 곳이다.

 
현대시장 형성 초기부터 20여 년간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이들 부부의 모습이 재래시장의 풋풋한 정과 어울리며 아름답기 그지없다.

 
“10년 전만 해도 장사가 꽤 됐죠. 요즘엔 형편없어요. 그냥 소일거리 삼아 하는거죠.”
 
반짝이는 액세서리 앞에 작은 담요를 무릎에 두르고 있던 박 씨는 첫 말을 이렇게 열었다.

 
70년대 시장이 조성될 당시엔 이 곳이 중심이었다고 한다. 그 후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외곽으로 상인들이 몰렸고 지금은 약간은 어울리지 않는 장소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쪽까지 깊숙이 손님들이 들어오질 않아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이 일밖엔 할 일이 없는데.”

그도 그럴 것이 지금에 와서 새로운 일을 벌인다는 것도, 이 자리를 떠난다는 것도 그에겐 쉽지 않은 선택이었으리라.

“정부의 재래시장 활성화 방침이 속빈 강정입니다.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하고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남편 한 씨는 좀더 적극적인 정부정책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재래시장을 살리려면 무엇보다 상인들의 자금난을 풀어줘야 한다며 농·어민 대책과 마찬가지로 시장상인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렴한 금리로 대출 등을 알선해 줘야 합니다. 그 돈으로 시설 보수와 함께 상가를 꾸며야 합니다.”
 
한 씨는 정부의 정책이 야속하다며 이를 언론이 적극 보도해야 한다고 했다.

시장 커피 한 잔 마시자고 한사코 붙잡는 부부와 훗날을 기약하고 돌아서며 멀지 않은 시기에 ‘부부의 꿈’이 이뤄지길 간절히 기원해 봤다.

   
 
   
 
현대시장 둘러보기

“70년대 정감어린 시장을 원하십니까? 아님 현대화된 쾌적한 쇼핑공간이 필요하세요?

이곳으로 오세요. 여기가 바로 당신이 찾던 바로 그곳 현대시장입니다.

겉으로 평가하지 마십시오. 안으로 들어오세요. 별천지의 세상이 기다립니다.

왁자지껄한 말소리, 웃음소리, 사람 냄새가 폴폴 나는 곳. 여기가 바로 현대시장이랍니다.

놀라지 마세요. 그리고 비웃지도 마세요. 조금은 부족한 면도 없지 않지만 여기만큼 정다운 곳도 흔치 않아요.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금부터 우리 함께 이곳의 매력에 푹 빠져보자고요.”

현대시장은 특별하다. 입구부터 다르다. 살아있는 꽃게며 생선 등을 거리에 펼쳐놓고 사람들을 끌어 모은다. 지금 막 잡아 온 것들이라고 장사치는 외친다. 사람들도 신기한다는 표정이다. 바다에 있어야 할 것들이 아스파트 바닥에 누워 헐떡대는 모습이 좀처럼 보기 드문 듯 마냥 즐거워한다.

그러나 현대시장의 매력은 다른 곳에 있다.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또 다른 세상이 열린다.

“막걸리 세 병에 생선구이. 음~그러니까 8천 원이네요.”

놀랄 필요 없다. 이곳의 매력인 것이다.

그 옛날 인천시내 포장마차 주인들은 모두 이곳에서 안주거리를 장만했다고 한다.

유명한 닭발이며 닭똥집, 꼼장어, 병어조림, 부침개 등 모두 여기서부터 출발했다고 한다.

지금도 현대시장안엔 일을 마치고 돌아온 서민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줄 선술집이 즐비하다.

부침개 한 장에 1천 원, 닭발 한 접시에 2천 원씩이다. 삼삼오오 모여 앉아 하루의 시름을 푸는 곳이다.

시민 김신호(53·동구 송림동)씨는 “30년째 이곳을 애용하고 있다”며 “여기를 찾는 사람 모두와 이젠 친구가 됐다”고 했다.

그뿐인가? 돌아서면 찾기 힘든 검정 고무줄도 보인다. 지금 어느 용도로 사용되는지 모르겠지만 이곳 잡화상에 검정 고무줄이 있다.

“그냥 처음부터 있으니까 있는 거지. 찾는 사람은 거의 없어.”

잡화상 주인은 팔리지도 안는 상품을 진열해 놓고 있었다.

팔리거나 안 팔리거나 중요치 않다. 그냥 평소대로, 30년 넘게 이어진 습관대로 하는 것이다.

또 생선을 말리는 아주머니부터 방앗간까지, 물건 값을 깎는 할머니와 상인간의 실랑이까지 다니지 않으면 모를 매력이 이곳 현대시장엔 널려 있다.

반면 쾌적한 쇼핑을 원한다면 잠깐 돌아서면 된다.

현대식 아케이드가 설치된 넓은 길을 따라 쇼핑공간이 열려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인천원예농협에서 운영하는 농산물시장이 인접해 값 싼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

딸기가 한 상자에 8천 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상추 및 시금치는 한 다발에 1천 원씩이다.

주차공간도 편리해 인근 공영주차장 및 동구청이 설치한 임시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현대시장은 우리가 찾고 있던 옛날 시장의 모습과 함께 말 그대로의 현대적 시설을 갖춘 시장이 공존하던 곳이다.

우린 그 옛날 찾던 시장의 느낌이 온 몸으로 알 수 있다.

만약 당신이 ‘아! 이곳이구나’라고 느끼면 이미 우린 이곳의 마니아가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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