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동물원의 코끼리 사육사 `동규'는 손이 불편한 장애를 갖고 있다. 이런 자신을 바라보는 세상의 편견에 지쳐 자신만의 세계에 스스로를 가둬 버린 그는 코끼리를 돌보는 일에 빠져 일상을 반복한다.

그러나, 자신과의 결혼을 원하는 여자친구 `유리'의 부모님과의 만남으로 편견의 벽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되고 세상을 살아갈 용기마저 점점 잃어간다.

떠나려는 여자친구를 붙잡지 못하고 오히려 냉정하게 대하는 건, 그녀를 지켜줄 자신이 없는 자기 자신을 모질게 대하는 것이다.

동규가 학교 가는 걸 몹시 싫어했던 11살. 자신의 불편한 손 때문에 매번 놀림당하는 게 괴롭기만 하다.

늘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 뿐이었던 아버지는 동규가 주눅 들어 있을 때마다 동물원에 데려다 주고, 아이는 손 없이도 뭐든 다 할 수 있는 코끼리를 보며 희망을 품는다.

그러던 어느 날, 뜻하지 않게 찾아온 아버지의 교통사고. 동규는 각박한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준 것이 바로 아버지의 애틋한 사랑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아버지와 가족이 주는 변함없이 순수한 사랑을 온몸으로 깨달은 동규. 세상의 벽을 뛰어넘을 용기가 생겨날 무렵,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아주는 `하경'을 만난다. 그는 따뜻함으로 삶에 조금씩 스며들게 되는 하경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면서 조심스레 사랑을 향한 희망의 발걸음을 내딛어 본다.

`파란자전거'는 조금은 특별한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 동규의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삶의 희망을 찾아가는 영화. 한 남자의 사회적 갈등과 가족과의 삶, 그리고 떠나기도 하고 다시 찾아오기도 하는 사랑의 모습 등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솔직하게 그려내고 있다. 마치 어른들을 위한 성장 동화처럼 순수하고 맑다.

마음속에 내재돼 있지만 쉽게 믿지 못하고, 꺼내놓지 못했던 인간의 본성 `인간애'를 건드리며,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다는 것, 사랑하는 가족들이 곁에 있다는 행복함,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는다는 것의 소중함 등을 따뜻한 시선으로 전한다.

영화 `인터뷰'의 각본 작업을 거쳐 단편으로 연출력을 검증받은 권용국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1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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