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미FTA의 각 분야에 대한 결과 분석이 매일 신문, 방송에 주요 기사로 오르내리고 있다. 제 3의 개국이라 할 만큼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 확실하기 때문일 것이다. 주변 대국인 일본과 중국 등이 우리와의 FTA에 대한 논의를 서두르는 것을 보면 더욱 이번 한미FTA가 얼마나 중요한 사안인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대부분의 평가가 그러하듯 이번 한미FTA는 잘한 것이 사실이다. 분야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으나 수출 주도형의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현재의 정체되어 있는 현실을 돌파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소가 FTA이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이번 한미FTA로 국내외 시장이 구분 없는 진정한 ‘글로벌 시장’으로 탈바꿈할 것이기 때문이다. 분야별 득과 실이 있으나 모두가 경제적 체질 개선이 될 것은 가장 큰 수확일 것이다. 특히 경쟁이 안되는 분야는 더욱 도태가 빠를 것이고 경쟁력 있는 분야는 더욱 힘을 받을 것이다. 이에 따라 각 분야의 종사자들은 얼마 남지 않은 기간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준비하는 자세가 요구될 것이며, 주변의 환경 변화를 즐기는 긍정적인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자동차분야의 분석은 다른 분야에 비해 매일 자세하게 쏟아지고 있다. 우리 수출산업의 주죽을 이루는 관계로 그 만큼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고 특히 자동차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지난 6일부터 시작된 서울모터쇼와 맞물려 더욱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국내 자동차 메이커 5사는 나름대로 분석에 열중이다. 국내외 시장의 득과 실을 따지고 어느 방향으로 사업방향을 펼칠 것인가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1차 예측은 점차 사그러 들다가 5월말 정도에 세부 협약 내용이 공개되면서 또 한 번의 홍역을 치룰 것이다. 아직은 수면 위의 중요한 그림만을 다루어 물 밑의 모양에 대해서는 누구도 예측을 못하고 이에 따른 변화도 모르기 때문이다.

 최근 각종 자동차 산업에 대한 분석이 뒤따르면서 보이지 않는 분야의 변화를 예측하는 기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현재의 평가는 주로 관세와 세제변화를 주축으로 차량 판매에 대한 득과 실을 따지는 것이 주축이 되고 있다. 주로 수출의 정도 효과가 어느 정도 될 것이며, 국내 자동차 시장은 얼마나 변화가 일어날 것이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수출은 차량 판매 증가에 주로 관심이 갈 수밖에 없으나 국내의 시장은 미국차 수입 외에도 더욱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특히 국내 시장은 국민적 관심이 크고 직접 일상 생활에서 느끼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우선 국내 시장을 살펴보자. 국내의 국산차와 수입차의 점유율에 변화가 발생할 것이다. 그 변화의 척도를 완전하게 가늠하기는 어려우나 현재의 수입차 점유율 4.3% 수준에서 10%를 넘어 장기적으로는 20%까지도 가능할 것이다. 예전에 나는 15% 정도까지 예상했으나 그 비율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보여왔던 비우호적인 미국차에 대한 소비자 기호도도 최근의 변화된 모습을 보면 바뀔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크고 투박하고 비경제적인 미국차의 형태 및 기능이 중소형화 되면서 우리의 기호와 맞아들어가는 부분이 많아지고 있다. 여기에다가 관세, 특소세, 자동차세 등의 감소와 수입 딜러의 추가 할인도 가능화되면서 다른 수입차에 큰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산 일본차의 수입도 변수이고 다른 유럽이나 일본산 중대형 수입차의 특소세 및 자동차세 감면도 함께 진행될 것이다. 더욱이 경, 소형차에 대한 혜택이 줄어들고 소비자들의 기호가 중대형화되면서 이러한 가속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최근의 수입차의 2천만~3천만 원대 종류의 가세는 더욱 이 경향을 부채질할 것이다.

 곧 이을 한·유럽FTA나 한중FTA는 더욱 큰 변수이다. 한미FTA라는 가장 큰 산을 넘은 만큼 훨씬 정도가 낮은 한·유럽간의 협상은 그 동안 쌓은 ‘노하우’와 함께 쉽게 넘을 수 있을 것고 이 변화가 국내 자동차 산업에 더욱 큰 소용돌이를 만들 것이다.

 특히 보이지 않는 ‘자동차 애프터마켓’시장의 변화는 대단할 것이다. 국내 시장 70조~100조 정도로 추산되는 자동차 애프터마켓의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중고 수입차, 다변화되는 정비산업, 태동되는 튜닝산업, 이륜차 산업 등이 전자상거래와 버무려지면서 물밑에서 소용돌이 칠 것이다. 국내와 같이 정부의 각 부서가 얽혀있는 자동차 관련법도 모두 힘을 받을 것이다. 법을 하나 바꾸려 해도 다른 부서의 관련법 때문에 망설였던 관련법이 함께 바뀌면서 산업의 향방을 송두리째 변화시킬 것이다. 이미 그 움직임은 시작되고 있다.

 현재의 국내 신차 시장은 연간 120만 대 수준이나 역량을 보면 충분히 150만 대 시장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시장 변화는 수입차가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서비스 수준의 향상과 그 동안 논란이 돼 왔던 부품 및 공임 등도 낮아질 것이고 수입차에 대한 정신적인 장벽도 낮아질 것이며, 진정으로 ‘질’에 의해 좌우되는 글로벌 시장으로 바뀔 것이 예상된다. 나는 주변에서 우려하는 기술 종속이나 수입차 시장 세상이 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그리 걱정을 하지 않는다. 그 동안 보여온 우리의 수준은 충분히 당기고 미는 팽팽한 긴장도를 유지하면서 기술 주도형의 시장 형성과 선진형 글로벌 시장으로의 편입을 보여줄 것으로 확신한다. 이제는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는 즐기는 자세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소비자는 더욱 이 변화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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