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부터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되고 있는 6회 서울모터쇼에서는 국내외의 내로라하는 자동차 메이커의 경합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의 한미FTA 타결 이후에 자동차 분야의 관심이 커져 있는 상황이어서 모터쇼는 더욱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번 모터쇼는 국내 업체보다 해외 업체의 규모가 더 큰 형태일 정도로 외국 업체의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읽을 수 있다. 특히 미국 업체의 전향적인 노력과 이에 대한 일반인의 반응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최근 한미FTA의 영향으로 앞으로 미국산 자동차의 가격이 10% 이상 저렴해진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이미 계약한 소비자들의 해약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소비자들의 기대하는 마음이 얼마나 큰 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한미FTA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할 수 있다. 양국의 협약 정리와 함께 국회 비준이라는 큰 산이 기다리고 있어 그렇게 핑크빛으로 보기에는 난관이 많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충분히 이 산도 넘을 수 있다고 판단된다. 비준이 되더라도 협상 발효 후 양국의 관세 등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최소 3~4년 이상은 기다려야 한다. 따라서 소비자들의 현재와 같은 기대는 잠시 미루는 것이 좋을 듯하다. 평소와 같이 수명이 다되어 자동차를 교환해야 할 시기이면 주변 여건을 고려해 교환하는 것이 좋고 3~4년 정도 더 유지가 가능하면 한미FTA의 효과를 고려하면 될 듯하다.

 소비자들이 앞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 자동차 서비스 분야의 변화를 보면 좋을 듯하다. 직접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고 혜택을 볼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서비스 분야이다. 이번 FTA가 본격 가동되기 위해서는 이 기준에 맞게 국내법의 전반적인 개정이 불가피하다. 예전만 하더라도 자동차 관련법이 바뀌기 위해서는 다른 부서의 상반되는 관련법이 있거나 연계되는 부서가 많아 아예 법 개정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자동차에 관련된 세금이 12가지나 되고 관련 부서도 많다 보니 이해관계가 엇갈린 경우가 많이 발생해 법 개정 등의 조정이 매우 까다로웠다. 그러나 이번 협상을 통해 모든 관련법의 개정이 불가피하고 기존에 문제가 되었던 부분이 일순간에 진행될 것으로 보여 많은 부분이 개정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법 개정 부분은 추후 협상 내용이 밝혀지면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다.

 앞서 언급한 자동차 서비스 내용은 전문적으로 ‘자동차 애프터마켓’을 일컫는다. 국내 시장 규모 70조~100조 원 정도의 시장규모로 그 규모는 점차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자동차 자체가 생활필수품화되면서 접하는 부분이 급증하고 있고 이에 따른 시장규모도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 한미FTA를 통한 전반적인 법적 개정은 자동차 서비스 분야의 변화를 요구한다.

  우선 정비분야를 보자. 국내에는 약 3만3천 개에 이르는 정비업체가 있다. 이 중 약 2만9천 개는 우리가 카센터라고 하는 부분정비업이고 약 4천 개는 정비공장이라 부르는 종합이나 소형자동차 정비업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정비업은 수익모델의 악화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차량 수에 비해 30~40% 이상의 업체가 과잉 공급되어 있고 차량 내구성에 따른 수명의 연장, 애프터서비스의 강화 등도 어려움에 한 몫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번 한미FTA는 정비산업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신차나 중고차의 변화가 발생하면 정비산업은 그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기존에 문제시 되었던 수입차의 부품 및 공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국내 평균 비용에 비해 적게는 2.5배에서 거의 9배까지 이르던 비용도 현실에 맞게 바뀔 것이다. 국내 시장이 진정한 글로벌 시장으로 바뀌면서 수입도 다변화되고 경쟁이 치열지면서 소비자 중심의 체제로 급변한다. 가장 경쟁력이 높다는 미국 서비스 업체가 진출하기는 어려우나 합작 형태도 예상할 수 있을 것이고 숙달이 되면 직접 들어오는 형태도 발생할 것이다. 그 동안 큰 변화가 없던 ‘자동차 정비업’법규 내용도 난공불락은 아니라는 것이다. 언제든지 시대의 조류에 따라 변할 수 있으며, 그 변화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경쟁력이 없으면 도태된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몇 년의 기간이 있는 만큼 변화를 타고 경쟁력을 키우는 노력이 요구되는 시기이다. 나만의 특화된 요소를 찾아야 한다. 수입차에 대한 정비는 이제 남의 얘기가 아니며, 특화되고 전문화된 색깔이 더욱 요구된다. 브랜드 이미지가 더욱 중요해진다. 미국을 주축으로 북미와 중미에서 인정하고 있는 자격화된 ‘국제자동차 정비인증(ASE : Automotive Service Excellence)’도 다시 한 번 주목받을 것이다. 이미 몇 년 전에 국내 도입을 시행하다 중단됐던 이 자격인증제도 다시 주목받는다.

 초기에는 변화의 폭이 적을 수 있으나 점차 그 폭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한미FTA에 이은 한·유럽FTA는 그 서비스 제도의 변화에 기름을 붙는 형태가 될 것이다. 세계 각국의 경쟁력 있는 모델과 브랜드가 얽혀 치열한 생존경쟁이 예상된다. 형태나 환경이 다르지만 현재 동네에 있는 수퍼마켓을 보면 비교가 된다. 대형 할인점과 백화점을 중심으로 구석구석에는 프랜차이즈 편의점이 차지하고 있고 예전의 동네 구멍가게는 명맥을 잇지 못하는 경우와도 유사하다. 지금의 구태의연한 관행을 탈피하고 특화 요소와 브랜드, 그리고 철저한 직업의식과 자신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앞으로 정비업이 유일하게 살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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