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던 어느 날, 동구의 주전자가 사라지고 최신형 정수기가 등장해 그 만의 행복을 앗아간다. 순간, `야구부 물 당번'의 더 큰 물주전자가 눈에 띄고, 동구의 장래희망은 야구선수가 된다. 물주전자 하나만으로도 세상이 행복한 동구는 야구부에 들어가 `물 반장'을 계속할 수 있을까.
조금 모자란 외아들 동구를 홀로 키우며 동네 치킨 집을 운영하는 진규(정진영 분)의 꿈은 단 하나. 학교에서 집까지 오는 길을 외우는 데 꼬박 3년 걸린 동구를 위해 꿋꿋이 집을 지키는 것이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전학을 권유하고, 집주인은 이사를 요구한다. 동구를 위해서라면 언제나 천하무적이 되는 아빠 진규는 동구의 미래를 어떻게 지켜줄 수 있을까.
`왕의 남자'에서 광기어린 연기로 천만 관객을 사로잡은 연기파 배우 정진영. 그가 지능이 낮은 아들을 홀로 키우는 `허 사장 치킨 집' 사장 역을 맡았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위해서 무슨 일이든 해내는 천하무적 아빠로 변신한 그는 자기만의 신념으로 아이를 바라보는 강직한 내면 연기를 선보인다.
영화 `안녕, 형아'에서 개그 소년 욱이 역으로 관객들에게 얼굴을 알린 최우혁은 동구 역을 위해 촬영 전 직접 특수학교를 방문해 동구의 이미지를 고민하는 프로다운 모습을 보였다는 후문.
`날아라 허동구'는 그 동안 소비성 짙은 상업영화에 지친 관객들에게 오랜만에 찾아온 유쾌하고 따뜻한 웃음의 휴먼 드라마다. 개봉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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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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