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의 파급효과는 생각 이상으로 클 것이다. 나라 경제의 기본틀을 뒤바꾸는 작업으로 우리 생활을 새롭게 바꾸는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세계 시장을 대표하다 보니 협상의 결과로 나타나는 효과는 파괴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 하나하나가 각종 매스컴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조만간 공개될 세부 현안이 나타나면 또 한 번의 파란이 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한미FTA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자동차 분야는 겉으로 보이는 신차나 부품의 수출입에 대해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으나 더욱 크게 부각될 분야가 ‘자동차 애프터마켓’분야이다. 국내의 경우 애프터마켓에 대한 전문가나 실질적 연구가 적다보니 어느 정도의 규모가 어떻게 노출이 되어 얼마만큼 진행이 될는지에 대해서도 전혀 파악을 못하는 실정에 있다. 더욱이 이번 협상으로 자동차 애프터마켓 분야의 아킬레스건 역할을 했던 관련 제도나 규정이 모두 한꺼번에 정리될 가능성이 매우 커 애프터마켓 변화의 폭이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클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이러한 자동차 애프터마켓 분야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중고차 분야는 더욱 민감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중고차 분야는 2006년 기준 거래량 180만 대로 신차 규모 120만 대의 1.6배에 이르는 거대 규모이다. 직·간접적으로 12조 원에 이르는 규모로 애프터마켓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신차 거래 규모를 넘는 중고차 거래는 큰 시장으로 규정하고 있어 우리의 경우 매우 큰 시장임에 틀림이 없다. 이에 반해 상대국인 미국의 경우 연간 신차 규모 약 1천700만 대, 중고차 거래규모 약 4천700만 대로 신차 규모의 3배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을 자랑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의 유통 시스템도 최고로 선진화되어 있어 중고차 인증이나 보증 등이 세계 최고 수준이며, 안전한 거래 시스템인 에스크로 결제 등 모든 과정이 선진화의 기준이 되는 실정에 있다.

 이번 한미FTA의 협상 결과로 역시 미국산 중고차의 경우도 관세는 즉시 철폐되고 각종 혜택도 받게 된다. 지금보다 약 10% 정도의 가격 하락이 예상되며, 딜러 등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저가 공세를 펼칠 경우 20% 정도까지도 가격 하락을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중고차 시장에 파란을 몰고 올 것은 확실하다 하겠다. 2006년 국내로 수입된 외국산 중고차는 약 5만 대에 이르고 있으며, 그 비율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는 10만 대까지도 예상하고 있다. 관세의 혜택도 없는 현실에서도 이러한 중고 수입차의 비율이 커지는 실정에 비추어 실질적인 한미FTA가 발효되면 수입량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가격 등 여건이 허락되면 수입차를 즉시 구입할 의사가 있다는 소비자가 당장 5만 명에 이르고 있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중고차 분야에 일어날 바람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고 하겠다.

 역시 큰 문제는 미국산 중고 일본차의 수입이다. 이미 입증된 일본차가 미국 내에서는 중고차가 어마어마한 분량이 거래되고 있으며, 이중 상당수를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회사인 이베이사가 담당하고 있다. 협정이 발효되면 이러한 미국산 일본차의 수입은 국내 중고차 시장의 축을 흔드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곧 이어 협정이 예상되는 한·유럽FTA는 유럽산 중고 자동차의 수입까지도 열어줄 것은 자명하다고 하겠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중고차를 거래하는 미국산 중고 유통 시스템의 유입이다. 세계 최고의 유통 시스템을 구축하고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미국산 시스템의 수입은 더욱 우리를 어렵게 만들 것이다. 더욱이 우리의 중고차 유통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영세 시스템과 재정적 결핍을 가지고 있는 만큼 외국 업체의 시장 점유율도 커질 것이고 국내 업체의 입지를 좁힐 것으로 예상되나 상대적으로 우리 업체의 체질 개선에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력 있는 업체만 살아남는 생존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진행될 것이며, 이 변화의 폭은 생각 이상으로 빠르면서 급진전될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 규정상의 ‘자동차 매매업’도 국제 기준에 따라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지금의 현황이 많이 뒤바뀔 것으로 보인다. 중고차 업계도 자정의 노력을 가속화시키고 계속되는 체질 개선을 통해 살아남는 방법을 터득해야 할 것이다. 준비 기간은 얼마 남지가 않았다. 변화를 함께 타고 변신하는 자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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