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재래시장은 아니다. 상인들도 그간 봤던 모습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무언가 이곳은 특별하다. 새벽부터 문을 열지만 저녁 찬거리를 장만하기도 전인 오후 4시면 모든 상인들이 철수한다. 그렇다고 장을 보는 사람들이 없는 것도 아니다. 하루 평균 이용객 1만1천여 명, 평균 출입차량 5천700여 대, 만만치 않은 수치다.

취급품목도 채소와 과일이 주를 이룬다. 무얼까?

궁금하다면 서둘러 움직여보자. 여기가 바로 인천시가 운영하고 있는 공영도매시장 `구월농축산물시장'이다.

   
 
   
 
남동구 구월동 인천시청에서 남동공단 방면으로 가다보면 남동경찰서 맞은편에 위치한 시장이 지난 1994년 개장한 구월농축산물시장이다.

인천시외버스터미널 및 인천지하철 인천터미널역, 제2경인고속도로와 맞물려 있는 곳으로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췄고 730여 명의 종사자가 근무하고 있다.

무엇보다 구월농축산물시장을 서민들이 자주 찾는 이유는 단연코 저렴한 농산물 가격 때문이다.

경매에 참가한 중도매인이 소매상에 넘기고 남은 각종 야채며 청과류를 일반인에게 싼 값에 판매하고 있는데 중간 마진이 빠지다보니 당연히 가격은 내려간다.

여기에 현지에서 재배 후 직송으로 판매, 농산물의 생명인 싱싱함을 그대로 살려내고 있는 점도 이곳만의 장점이다.

   
 
   
 
또 철저한 원산지 표시제를 비롯해 등급검사, 리콜서비스도 가능해 소매상은 물론 지역 내 알뜰주부라면 꼭 한 번 권해볼 만한 쇼핑공간이다.

다만 영업시간이 하절기 오후 4시, 동절기 오후 3시인 점을 명심해야 한다.

교통수단은 일반버스(4, 10, 13-1, 22-1, 27, 34, 35, 36, 38, 41-1, 67-1), 마을버스(514, 520, 554, 555), 좌석버스(111, 103)와 인천지하철(인천터미널역 2번, 3번 출구) 등이 연결돼 있다.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구월농축산물시장

구월농축산물시장은 4년여 뒤면 역사속으로 영원히 사라진다.

오는 2011년 개장을 목표로 남동구 남촌동 방면으로 약 1.5km 떨어진 곳으로 이전을 계획 중이기 때문이다.

그 동안 주차난 및 교통혼잡, 쓰레기로 인한 악취 등 민원에 시달려온 현 부지를 대신해 남촌동 약 6만 평의 터에 최신식 농산물유통센터를 건립한다는 것이다.

인천시는 이를 위해 올해 안에 농축산물도매시장 이전 건립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에 들어가 2008년 5월까지 모든 행정절차를 끝내고 같은 해 6월 착공한다는 방침이다.

새롭게 건립될 남촌농축산물도매시장은 구월동 농축산물도매시장(부지 1만8천300평, 연건축면적 1만3천100평)과 비교해 부지는 3배, 건물은 2배 늘어난 6만 평에 연건축면적 2만5천 평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기본적인 경매장을 비롯해 도매점포, 사무실, 물류시설, 종합유통센터, 주차시설, 환경시설, 편익시설 등이 입점한다.

   
 
   
 
촌동 농축산물도매시장 건립은 인천도시개발공사가 맡아 추정사업비 1천498억9천만 원을 선투자해 시에 기부채납하고 구월동 농축산물도매시장을 개발한 뒤 정산하는 방안으로 추진된다.

시는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6월 말 완료하고 현재 건설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된 남촌동 개발제한구역의 조정가능지역(그린벨트 해제) 안이 통과되면 도시계획시설(시장) 결정 및 용도지역(유통상업지역) 변경 등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그러나 구월농축산물도매시장 부지에 대해 도시개발공사가 사업비 충당을 위해 상업 및 업무시설 용도로 개발할 가능성이 높아 이 일대에 대한 교통혼잡 등의 문제점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남는다.

김래성 중도매인 연합회장은 “시설 현대화를 통한 농산물 유통시스템 재구축, 도매시장 기능의 재정립을 위해서는 구월농축산물도매시장의 이전이 시급하다”며 “시장 종사자 모두 하루 빨리 이전할 것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월농축산물시장 입주 업체

▶(주)대인농산 = `생산자의 이익 증대와 소비자의 만족을 최선으로 한다' 대인농산의 영업 목표다.

임직원 `모두 농민의 친구, 소비자의 이웃'이라는 사명감으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의 만족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다.

우선 농가소득 증대를 위한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로 신뢰와 만족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으며 특히 24시간 상담실을 운영,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문의 : ☎032-435-1112

▶인천농산물(주) = 출하선도자금 지원, 우수출하주 등록제 시행 및 손실 보전금·출하 장려금 지원 등으로 농민의 소득 증대에 이바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공정하고 투명한 상거래를 위해 100% 상장경매를 비롯해 경매물품 실명제, 불공정 거래신고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불우이웃에 대한 사회환원사업으로 공익성을 실현하고 있다. 문의 : ☎032-431-2314~6

▶인천원예종협구월공판장 = 1957년 창립 이후 50여 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기업이다.

전국에 있는 농협을 통해 신선하고 안전한 최고의 농산물만을 엄선해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있다. 특히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전자식 경매시스템을 도입, 신속하고 공정한 거래에 앞장서고 있다. 문의 : ☎032-429-8326

▶덕풍청과 = 출하 상담실 운영과 현지출장 지도로 더욱 앞서가는 기업이다.

생산자에게는 최상의 가격 보장과 소비자에게는 최고의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전자식 경매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문의 : ☎032-438-9385

   
 
   
 
김래성 구월농축산물도매시장 연합회장 인터뷰

새벽 2시 출근-오후 2시 퇴근. 구월농축산물시장에서 버섯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중도매인 연합회장 김래성(48·인천시 부평구 부평동)씨의 하루 일과다.

시장형성 초기부터 일해 왔으니 꼭 지난 14년 간을 이렇게 일한 셈이다.

“사회생활을 못해요. 아이들 얼굴 볼 시간도 없습니다”

낮과 밤을 바꿔 생활하다 보니 친구들은 물론 가까운 친지들과의 모임조차 참가하기 힘든 직업이 바로 경매를 통해 농축산물을 구입한 후 일반 소매점에 판매하는 중도매상이다.

이젠 이런 생활이 더욱 익숙하다는 김 회장과 같은 중도매인은 이곳에만 어림잡아 350여 명.
김 회장은 이들을 대변하는 연합회장이다.

“중도매인의 한 사람으로서 일하고 남는 시간에 우리의 권익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가 말하는 연합회장은 중도매인을 위한 봉사원에 다름이 없다.

그러나 막상 그 동안 추진한 일들을 꼼꼼히 따져보면 그는 이곳에선 없어선 안될 핵심 브레인이다.

“오는 5월이면 농축산물시장 이전이 구체화될 것입니다. 그 동안 인천시와 이전에 따른 중요 사안을 놓고 중도매인이 주체로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죠”

구월농축산물시장은 오는 2011년을 목표로 인근 남촌동으로 이전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다. 중도매인 모두 이 사실을 반기고 있다. 다만 초기 이전 계획이 발표됐을 땐 핵심 주체인 중도매인을 위한 사안이 빠져 있었다. 김 회장의 역할은 이 때 빛났다.

“최대한 중도매인의 권익에 대해 시와 협상했습니다. 결국 만족스런 답변을 들을 수 있었고요. 이젠 차분히 이전에 따른 내부적 준비를 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주차난 해소는 물론 가장 중요한 중도매인의 점포를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전이 완료되면 전국 공영도매시장 어디와 비교해도 1등 시장이 될 것이라고 김 회장은 확신했다.

실제 지난 2005년 구월농축산물시장은 전국 공영도매시장 중 최우수시장으로 선정됐다. 시장 상인 모두가 한뜻으로 힘을 모은 것이 주효했다.

김 회장은 “구월시장은 위치상으로 서울 가락동시장과 부평 삼산시장 등이 인접해 있어 그다지 좋은 입지 조건은 아니다”며 “그러나 자생적 경쟁력만 확보된다면 분명 승산은 있다”고 했다.

“특히 인천의 경우 들여온 물품은 거의 대부분 외지로 빠지지 않고 자체적으로 소비를 합니다. 따라서 자생적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연합회장 김래성 씨의 환한 미소가 구월농축산물시장의 밝은 앞날을 예견하고 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