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7일. 나는 남은 평생을 감옥에서 보내야만 하는 무기수입니다. 하지만 오늘 나에게 기적같은 일이 생겼습니다. 마치 하느님이 내게 주시는 마지막 선물인 듯 나라에서 하루 동안의 휴가를 허락해 준 것입니다. 이제 나에게도 `기다림'이라는 간절한 희망이 생겼습니다. 단 하루 동안이지만, 이제 드디어 아들을 만나러 갈 수 있습니다.

D-5일. 오늘 뜻밖의 편지가 한 통 도착했습니다. 그 사람이 온다고 합니다. 나의 아버지. 그는 살인자입니다. 그의 얼굴도, 목소리도, 냄새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아버지는 나의 일상 속에 이름 뿐인 존재입니다.

D-1일. 이제 내일이면 아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생각할수록 가슴이 터질 듯 설레고 떨립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막상 아들의 얼굴을 보면 무슨 얘기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단 하루 동안, 아들과 함께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너무나 보고 싶은데, 도무지 애를 써 봐도 녀석의 얼굴이 그려지지 않습니다. 1분 1초가 너무 느리게만 흘러갑니다. 아들을 만나기까지의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지금껏 이곳에서 보낸 15년보다도 훨씬 길게 느껴집니다.

`아들'은 15년 만에 단 하루의 휴가가 허락된 무기수 아버지와 사춘기 아들의 가슴 설레는 만남을 그린 드라마다.

충무로 대표 이야기꾼 장진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유쾌한 매력의 한국영화 대표 흥행배우 차승원, 그리고 2006년 최고의 신인으로 떠오른 신세대 연기파배우 류덕환이 부자로 호흡을 맞췄다.

차승원은 15년 동안 가슴으로만 불러봤던 아들을 만나기 위해 단 하루의 휴가를 받은 무기수 아버지 `이강식', 류덕환은 각각 15년 만에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 아버지를 맞이하게 된 사춘기 아들 `이준석' 역을 맡았다.

`아들'은 세상 누구보다 가깝지만, 표현에는 서툴기만 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다. 특히 장진 감독은 세상의 모든 아버지 또는 아들이라면 겪었을 법한 부자지간의 `서툰 사랑'의 모습들을 특유의 행복한 웃음으로 버무려 냈다. 이 때문에 관객들에게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감성을 쉽게 이끌어내고 있다. 5월 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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