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 아파트가 줄지어 서 있는 인천시 계양구 화전초등1길. 아파트단지와 큰 길을 하나 사이로 자리한 인천화전초등학교(교장 김문환) 교정은 전원주택을 떠올릴 만큼 아늑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회색빛 도심에 자리잡은 화전초교는 마치 바위틈 사이로 피어난 화초를 연상케 한다.

지난 1987년 1월 설립인가를 받아 이듬해인 1988년 9월 인천 작전초등학교에서 분리된 뒤 1989년 3월 27학급으로 문을 연 화전초교는 현재 재학생이 2천300여 명으로 불어났다.

   
 
   
 
화전초교의 교정에 자리잡은 화단과 울타리에는 사계절의 변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100여 종의 야생화들이 제각기 뽐을 내고 있다.

화전초교는 오이를 비롯해 호박과 박 등의 식물도 기를 예정이다. 곧 시골풍경이 연출될 날도 머지 않았다.

교정 한 곳에 돌 절구통들이 줄을 서 있다. 그 안에는 풍뎅이, 달팽이 등 곤충들이 살아서 움직인다. 이는 학생들이 기르는 곤충이다.

   
 
   
 
화전초교는 최근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학생들이 집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다는 점에 착안, 학생들에게 곤충을 직접 길러볼 수 있도록 했다. 생명체험교실의 하나로 자연친화적인 활동을 통한 정서순화에 큰 몫을 하고 있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화전초교는 현재 `자연친화적 과학탐구활동을 위한 생태체험 프로그램 운영'이란 연구 주제로 인천시교육청이 지정한 과학교육 선도학교로 2년째 운영되고 있다.

첫 해였던 지난해에는 학교화단을 활용해 야외 관찰공원을 만들어 교과교육과정에 있는 농작물, 수생식물 등 다양한 꽃과 식물을 기르기 시작했다. 남은 교실을 생물 사육실로 꾸미는 등 도심 속에 사는 학생들에게 자연친화적인 과학탐구활동 및 생태교육 활성화를 위한 기본적인 환경과 여건을 만들어 줬다.

올해에는 풀벌레 생태교실과 화전생태교실의 지속적인 운영을 통해 학생들에게 자연친화적 생태의식을 기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화전초교 김문환(61)교장은 “우리 학교는 다양한 자연친화적 학습을 위해 계양산 생태조사 학습 및 환경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전초교의 자랑거리

화전초교는 아름다운 노래를 통해 즐거운 학교 분위기를 만들고, 올바른 인성을 기르는 대표적인 학교로 알려져 있다.

   
 
   
 

4학년부터 6학년 학생 69명으로 구성돼 있는 화전초교합창단은 지난 2004년 3월 이 학교로 부임한 정은영(30·여)교사의 열정으로 창단됐다. 이후 정기 연주회 등 다양한 공연활동을 통해 실력이 늘어나면서 크고 작은 합창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 2004년과 2005년 인천시 계양음악경연대회에서 2년 연속 대상을 수상했으며 지난해 119소방동요제 대상, 전국119소방동요제 금상 등 전국어린이합창경연대회에서 빼어난 실력을 유감없이 뽐내고 있다. 이어 지난해 7월 숭실대학교 한경직 기념관에서 열린 `제13회 전국초등학교동요합창 경연대회'에서는 영예의 대상과 지도자상을 휩쓰는 등 전국 최고의 실력을 자랑했다.

올해로 창단 4년째를 맞은 화전초교합창단은 이밖에 다양한 공연활동을 통해 아름다운 선율의 하모니를 시민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아울러 화전초교는 올해 학교혁신 주제를 `자연친화적이고 창의적인 환경구성'이라는 슬로건으로 정하고 계절별, 학년별 다양한 식물재배하기와 학급특색을 살린 학급표찰 및 게시판 구성하기 등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예전에는 학년과 반만을 표시했던 표찰에 학급의 특징이 드러나는 문구를 삽입하도록 하고, 교실환경도 개성있게 만드는 등 다른 반과 차별화된 학급을 운영토록 하고 있어 학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김문환 교장 인터뷰

“각종 대회나 시험 등을 통해 학생들의 학력을 높이는 것만이 교육의 전부는 아닙니다. 학생들 개개인의 잠재력을 찾아 그것을 키워주고, 이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968년 경인교육대학교 졸업과 함께 40여 년째 교단을 지켜온 김문환(61)교장은 자신의 교육철학을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04년 화전초교 교장으로 부임한 그는 “학생들을 성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잘못된 교육”이라며 “하늘이 그 학생에게 준 잠재력을 찾아 살려주는 것이 학생과 사회를 위한 진정한 교육”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해와 올해 계양구새마을금고가 수학여행이나 소풍을 가지 못하는 소외계층 학생을 위해 650만 원과 550만 원씩을 지원해줘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는 김 교장은 “학부모의 과잉보호로 인해 학교에서 학생들을 교육하는 데 어려움이 다소 있다”고 그릇된 가정교육 현실을 꼬집었다.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지난해 모든 교실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했다는 김 교장은 “내년까지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대형 진공청소기도 구입할 계획”이라며 “유관기관의 협조를 얻어 수시로 교실 안팎에 대한 소독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년을 2년 앞두고 있는 김 교장은 “이 사회집단에서 환경이 가장 열악한 곳이 학교라고 생각한다”면서 “남은 교육자의 길은 이런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과 점점 무너져가는 예절교육을 살리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전초교합창단 정은영 지도교사 인터뷰

“예술이라는 것은 크고 웅대한 것이 결코 아니라 작은 입에서 흘러나오는 고운 목소리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합창을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이 정말 고맙고 사랑스럽습니다.”

지난 2004년 화전초교에 부임한 정은영(30·여)합창단 지도교사는 “노래를 통해 인성이 발달되고, 많은 대회를 통해 넓은 세상을 구경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합창단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창단 3년 만에 전국합창경연대회를 석권한 정 교사는 “연습시간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점심시간을 이용해 20분 정도 호흡을 맞추는 데 그쳐 아쉽다”면서 “더더욱 안타까운 것은 현재 인천지역이 합창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처음엔 합창이 뭔지도 모르던 학생들이 이제 그 예술성을 알고, 또 악보까지 숙지하는 등 합창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우리 아이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음악이 좋아 교육대학교에 가서도 합창단원으로 활동했다는 정 교사는 “인천에서 많은 합창대회가 열릴 수 있도록 인천시가 합창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면서 “앞으로 지역 내 각종 행사에 참가해 우리 아이들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널리 전할 계획”이라고 작은 소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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