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07년 5월 6일 ‘관립인천일어학교’의 교실 한 칸을 빌려 3명의 학생과 함께 ‘인천공립보통학교’로 역사적인 첫 출발한 것이 벌써 한 세기 전의 ‘역사’가 된 것이다.
인천공립보통학교는 개교 이후 학생 수가 늘자 같은 해 12월 9일 우각현 언덕(현 인천시 동구 창영동 30)에 목조건물 한 동을 세웠다.
창영초등학교는 일제 잔재가 남아있는 ‘국민학교’를 ‘초등학교’로 바꾼 정부의 지침에 따라 지난 1996년 교명이 변경됐다.
인천공립보통학교는 지난 1919년 3·1만세운동 당시 재학생들이 독립운동에 참여해 군중시위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 학교 고학년 학생이었던 김명진, 이만용, 박철준 등은 인천 유일의 공립보통학교라는 명예를 앞세워 일제의 연락망에 혼선을 주기위해 전화선을 끊은 뒤 항일동맹을 위한 휴교에 들어갔다.
이들은 인천공립상업학교(현 인천고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독립만세 운동을 펼치다 일본경찰에게 붙잡혀 갖은 고초를 겪었다. 이에 격분한 시민들은 그해 8월까지 동맹휴교와 상가철시 등에 나서며 일본에 항거하는 등 대규모 군중시위를 벌였다.
3·1독립만세운동 이후 창영초교의 학생수는 더욱 늘어나 교실 부족현상까지 빚어졌다.
결국 인천지방비와 지역유지들의 기부금으로 건물을 짓기 시작, 지난 1924년 3월 31일 696평의 터에 2층 빨간 벽돌 건물을 지었다. 이 교사(校舍)는 지금까지 보존돼 현재 인천시 유형문화재 제 16호로 지정, 초등학교 역사의 표본으로 보호를 받고 있다.
창영초교 진영서 교장은 “한 세기를 맞은 우리 학교의 역사와 전통은 창영이 배출한 훌륭한 선배들이 그 중심에 있었던 만큼 학생과 교사 모두 창영인으로서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새로운 또 한 세기의 역사를 써나가기 위해 모든 노력과 열정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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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07년 개교 이후 근대교육의 선두역할을 했던 창영초교는 당시 인천의 중심지에 위치해 있었다. 하지만 도심개발이 확대되면서 현재 학교 주변은 신도심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옛 도심지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학생 수도 점점 줄어들면서 현재 도시학교로는 비교적 소규모인 23학급에 그치고 있다.
창영초교는 이에 따라 창영인의 자부심을 불어넣기 위한 ‘창영의 얼 탐구’라는 특색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는 사회에서 큰 역할을 하는 선배들과의 만남 등 학교의 역사와 전통을 후배들에게 바르게 알리기 위한 것으로 학생들의 자긍심을 키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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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독립만세운동 기념식은 창영초교에서 인천지역 처음으로 만세운동을 시작한 3월 6일에 동문들과 함께 갖는다. 장학금은 창영초교 출신인 김명진 씨가 만든 장학회에서 매년 2월이면 중학교로 진학하는 졸업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또 해마다 4차례 정도 사회 각계각층에서 활동 중인 선배들을 초청해 5~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선배와의 대화’를 갖는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본관 1층 교실에 수백 점의 사진, 상장, 교과서 및 교육활동 관련 자료 등이 비치돼 있는 `역사관’ 활용교육 등도 같은 선상에서 이뤄지고 있다.
특히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참여해 학년수준에 맞게 창영의 상징물 및 학교역사, 훌륭한 선배와 그 업적 등을 스스로 조사토록 하는 ‘창영의 얼 조사’와 학교그리기(1~2학년), 학교신문 만들기(3~4학년), 학교홍보물 만들기(5~6학년) 등 각종 ‘학교자랑대회’는 주변학교들의 표본이 되고 있다.
창영초교는 역사와 전통을 학생들에게 심어주고, 그 업적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등 ‘창영인’에 대한 자부심을 갖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 창영이 배출한 인물
오랜 역사와 전통에 걸맞게 많은 동문들이 각계각층에서 발군의 활약을 벌였다.
인천 언론계의 선구자 고일(6회), 인천문화의 우상 우현 고유섭(9회), 전 대법원장 조진만(10회), 전 서울대 총장 신태환(18회), 제11대 국회부의장 김은하(28회), 수류탄을 몸으로 덮쳐 부하들을 살린 강재구 소령(40회) 등이 창영이 배출한 인물들이다.
또 이창홍(26회) 전 경기도의회 의원, 박원근(27회) 전 체신부장관, 임명진 외교관, 김치홍 전 성균관대 공과대학장, 이지영 전 공군사관학교장, 한태희(이상 31회) 전 중앙대공과대학장과 `그리운 금강산’ 작곡자 최영섭(33회) 씨도 창영초교 동문이다.
이밖에 이관(33회) 전 과학기술처장관, 심정구(34회) 전 국회의원, 지용택(41회) 새얼문화재단 이사장, 이현부 전 육군7군단장, 신용석(이상 44회) 2014인천아시안게임유치위원장, 이원복(60회) 국회의원 등도 교육, 정치, 경제, 문화, 예술분야에서 많은 족적을 남겼다.
장진설(52회) 창영초교 총동문회장은 “민족자본으로 문을 연 뒤 100돌을 맞은 우리 모교는 전국적으로 널리진 인천의 자랑이자 한국역사의 한 획을 그은 초등학교”라며 “이번 100주년 기념식은 인천교육의 역사를 되짚어 보고 미래를 조명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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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역사를 자랑하는 창영초교는 제게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창영초교 교장으로 부임하고 난 뒤 그 뿌리와 배출인물들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그 역사를 몸소 실감하고 있습니다. 그 전통과 역사를 잘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에 어깨가 더욱 무거워집니다.”
지난 1973년 경기 양주에서 교편을 잡은 뒤 35년째 교단을 지켜온 진영서(56) 교장은 전통과 역사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힌다.
지난 1987년 부평남초교에 부임하며 인천과 첫 인연을 맺은 진 교장은 지난해 9월 창영초교 교장으로 자리를 옮겨 개교 100주년기념행사를 치르는 영광을 안게 됐다.
“한 세기를 맞는 역사적인 순간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100년을 위해 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구상 중”이라는 진 교장은 “인성과 실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앞으로 다가오는 한 세기를 준비하는 길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특별실, 도서관, 방송실 등의 보완과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외국어교육, 씨름과 태권도 등 전통체육교육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라는 진 교장은 “이를 통해 학생들의 잠재력과 역사와 얼 등을 일깨워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예전에는 골프장까지 갖췄던 선진학교가 이제는 옛 도심에 위치해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기 힘든 상태인 데다 틀에 박힌 형식적인 교육정책으로 특성화되고 발전적인 교육에 어려움이 많다”면서 “일선 학교에 보다 많은 자율성과 권한을 부여해 학교 자체적으로 재량시간을 확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진 교장은 “창영초교의 미래를 위해서는 교사들의 전문성을 키우는 것은 물론 꿈을 갖고 노력하는 학생, 학교를 믿고 지적과 격려를 함께 주문하는 학부모의 넓은 마인드 등이 필요하다”면서 “이는 곧 창영초교의 미래 과제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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