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자동차 산업은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고 있어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형국이다. 국내 자동차 메이커도 예외는 아니어서 확실한 전략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한미FTA를 통해 자동차 산업의 향방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되어 더욱 마음을 졸이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곧 이을 한·유럽FTA나 한중FTA는 더욱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메이커 중 대표 주자인 현대자동차는 해외의 다른 선진 메이커에 비해 뒤떨어진 기술이나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가일층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와 같은 현황을 탈출하고 확고한 자리매김을 위한 대안으로 이미 여러 가지가 지적되고 있다. 노사문제의 해결이나 내부 낭비요소의 절감 노력은 기본이고 효율성 제고와 생산성 증대도 계속 지적되고 있다. 실질적인 방법으로 50% 이상의 해외 생산도 중요하고 지역적인 현지 차종 개발도 더욱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예전부터 언급된 ‘규모의 경제’ 실현은 기본적인 요건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가장 주목받는 내용이 ‘저가차’ 개발이다. 200만 원대에서 최고 500만 원 내외의 저가차 개발은 세계 신흥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양적인 지배를 위한 기본 포석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프리미엄급의 자동차 개발도 기본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소비자들의 양극화 추세도 확실해지면서 저가차와 함께 프리미업급 고급차의 개발은 필연적인 요구사항이 되고 있다.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동시 전략을 수행하는 기업만이 미래의 자동차 산업을 좌우하는 기업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현대자동차는 이미 미국 시장에서 각종 평가를 통해 좋은 사례를 남기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최고 수준의 차를 만드는 회사라는 이미지는 매우 미흡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은 항상 지적된 프리미엄급 차량 개발과 판매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 시장인 미국 시장에서의 최고의 브랜드 이미지를 심을 수 있는 차종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현대’라는 브랜드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여러 사례를 통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도요타’는 ‘렉서스’를, ‘닛산’은 ‘인피니티’ 등을 통해 새로운 브랜드로 새로운 차종과 전략으로 공세를 취해 성공 모델로 안착했다. 역시 현대자동차도 새로운 브랜드로 시작해야 한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필연적인 프리미엄급 차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요할 것인가? 첫째, 이미 출시한 ‘베라크루즈’나 베일을 벗은 ‘제네시스’가 경쟁 차종과 품질과 가격에 있어서 어느 수준인지 냉철하게 평가해야 한다. 둘째, 이미 많은 차종이 프리미엄급으로 대접을 받고 있는 만큼 새로운 성공 모델로 안착을 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프리미엄급 차종과 유사하거나 동급이라는 평가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셋째, 새로운 브랜드가 확정되면서 ‘현대’라는 브랜드와의 확실한 결별이 필요하다. 넷째, 처음부터 욕심을 내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가 소위 말하는 재규어, BMW, 벤츠 등 ‘명차’의 반열을 최종 목표로 할 것이나 처음부터 무리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경쟁 모델인 ‘렉서스’나 ‘인피니티’를 1차 목표로 해 이를 극복하는 이미지를 심는다면 1차 목표는 충분히 달성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최고의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이다. 역시 반복되는 이미지업은 5년 후, 10년 후에 좋은 평가로 돌아올 것이다.

 다섯째, 현대자동차의 확실한 내부 경영이다. ‘노사 분규’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이미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노’나 ‘사’ 어느 쪽이라도 이를 무시하고 소홀히 한다면 회사가 망하기 전에 국민이 고개를 돌릴 것이다. 여섯째, 현대자동차의 가장 큰 장점인 ‘상명하복’과 ‘저돌적인 추진력’을 살리라는 것이다. 5년 전 도요타 임원이 언급한 한마디가 생각난다. 도요타가 가장 두려워하는 기업이 “2H”라고 하면서 하나는 ‘혼다(Honda)’이고 또 하나는 ‘현대(Hyundai)’라는 것이었다. 이유인즉, 현대자동차는 무차별적으로 저돌적으로 달려드는것 같은데 결과를 보면 성취해 가까이 다가와 있더라는 것이었다. 이 말이 허풍이 되지 않도록 갈고 닦는다면 도요타를 비롯한 모든 기업이 두려워하는 기업으로 재탄생할 것으로 확신한다.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자. 40년 전의 ‘포니’를 만들던 기억으로 되돌아가 한 삽, 한 삽 황무지를 개간하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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