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차량의 기술수준이 많이 높아지면서 이에 따른 평가방법도 다양하고 기준도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은 국민의 안전을 위한 기본사항이다.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차량에 대한 안전도 평가는 자동차 메이커에 맡길 정도로 객관적인 평가기관 자체가 없는 실정이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객관적인 평가결과가 요구되기 시작했고 국민이 요구하는 기준도 까다로워지기 시작했다.

 1998년부터 시작된 건설교통부의 자동차 안전도 평가는 어느덧 지금까지 50여 대에 이르게 되었다. 매년 가장 인기있는 승용차종을 대상으로 평가하고 이들 결과를 별의 개수로 판단하고 공표하는 방법을 이용했다. 별 다섯 개는 최고 안전을 보장하며, 별이 적어질수록 안전도가 떨어지는 방법이다. 안전도 평가항목도 초기에 비해 비약적인 발전을 해 현재는 5가지의 안전도 항목을 두고 평가하고 있다. 이른바 정면충돌 시험, 측면충돌 시험, 주행전복 위험성, 제동거리 시험, 머리지지대 안전성 등이다. 하나하나가 자동차의 안전을 위한 중요한 항목임에 틀림없다. 안전도 시험 결과는 각종 매스컴에 공개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안전도가 높은 차량을 알려주고 선택의 폭을 넓혀주면서 자동차 메이커에는 차량의 안전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을 주문하는 일종의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선진국과 비교해 아직 미흡한 점이 많아 계속 보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매년 시험하는 차종도 몇 개 모델에 한정되어 있고 승용차에 한정되어 있어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시험을 위해 최소 8대의 같은 차량이 필요하고 누구나 인정하는 객관적인 시험방법과 함께 객관적인 결과를 정확하게 표현해야 한다. 이를 위한 예산 확보는 기본사항이다. 부족한 시험방법으로는 승용모델만이 아닌 소형 화물도 포함해 대상을 확대해야 하며, 가장 중요한 정면충돌 중 80% 이상을 차지하는 40% 옵셋충돌(엇갈림 충돌)은 실제상황을 고려해 필수적으로 도입해야 하는 시험항목이다. 마지막 정면충돌 시 11시 방향과 1시 방향에서 충돌하는 엇갈림 충돌을 시험함으로써 실제와 같은 상황을 만들어 시험하는 것은 신뢰성 측면에서 가장 상식적인 요소임에 틀림없다. 특히 이 결과는 정부의 시험에 대한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여주는 확실한 보증수표다. 또한 세계적인 추세인 보행자 중심의 안전도 시험도 중요한 항목으로 더욱 요구될 것으로 판단된다. 차량과 장애물과의 충돌이 아닌 차량과 차량에 의한 이른바 차대차 충돌시험방법의 도입도 특히 고려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대상 차종 확대, 옵셋 충돌시험, 보행자 중심의 시험 방법의 추가 등은 건설교통부에서 적극 고려 중에 있어 조만간 기존 시험 항목에 추가될 것이 확실시 된다. 한편,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차의 점유율은 최근 몇 년 사이에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2006년 승용차 점유율도 4.3%를 넘었고 아마도 올해는 5% 정도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천만~3천만 원대의 중저가 승용차의 수입이 늘면서 그 비율도 더욱 커지리라 본다. 수입차는 대부분 해외에서 인정하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차종이 많아 안전도나 시스템 모두 입증된 차종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중저가의 차종은 고가의 차종에 비해 안전도 등이 미흡할 수밖에 없는 특징도 있고 최근의 각 국과의 FTA가 진행되면서 이러한 외국 차종의 수입은 더욱 활성화될 것이 확실시 된다. 아마도 몇 년 이내에 중국산 자동차도 본격 수입될 것으로 판단될 정도로 국내 시장도 치열한 시장다툼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자동차의 안전성이다. 이미 테스트를 계속하고 있는 국산차에 비해 수입차는 지금까지 예외로 남아있었다. 물론 수입차가 상당히 고가이다 보니 정부 차원에서 시험을 하기에는 예산 등 무리수를 두어야 하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예외란 있을 수 없다. 어떠한 명목으로도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내년부터는 수입차도 안전도 평가를 시행한다. 국산차와 똑같이 같은 기준으로 시험을 하고 그 결과를 공시하는 만큼 국민들에게 좋은 사례를 제공할 것이다. 또한 수입차의 조사사업도 국산차와 동일하게 수입차도 시행, 한 점의 문제도 제기되지 않고 투명하게 진행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시험을 대행한 건설교통부 산하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의 시험방법도 전혀 문제가 없는 방법과 함께 제시되어온 시험항목을 추가해 선진형 시험기관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또한 계속 지적되어 온 예산의 추가 편성은 물론 시험방법의 당위성과 효과를 수입업체와 상의하고 협조를 구해 비용 절감 노력을 함께 공유해야 한다. 이제는 국내외 시장에서 품질만이 좌우하는 진정한 글로벌 시대가 되었음을 모두 인지하고 노력해야 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