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은 헤어짐과 만남이 교차하는 곳이다.

줄이 죽죽 그어진 60~70년대 영화에서는 기차역이 가슴 설레는 만남과 기약할 수 없는 이별의 주무대였지만 요즘은 외국여행이 워낙 흔해 공항은 단순히 비행기를 타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 곳이다.

그래서 인천공항은 TV나 영화의 주무대가 돼 지난 2004년 개봉된 영화 `터미널'은 프랑스 샤를 드골공항에서 16년 간 공항에서 생활한 노숙자를 모델로 담아냈는데 그것이 가능한 것은 국제공항 대부분이 24시간 무중단 운행으로 거의 모든 시설이 여행객을 24시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역시 어지간한 생활을 모두 공항 내에서 처리할 수 있는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주변을 둘러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하는 볼거리가 널려 있다.

최근에는 공항철도가 개통되면서 여행객이 아니더라도 연인끼리 친구끼리 공항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린다.

아직도 인천공항에 가보지 못한 독자들이 있다면 인천공항에 어떠한 볼거리가 있는지 함께 둘러보자. 〈편집자 주〉

 # 볼거리

   
 
   
 
전에는 인천공항으로 가려면 버스나 자가용을 이용했지만 공항철도가 개통되면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길이 참 다양해졌다.

시원하게 뚫린 인천공항고속도로를 이용하거나 월미도에서 자가용을 타고 배를 이용해 갈매기들에게 새우깡을 던져주며 인천공항으로 가는 것도 나름대로 재미가 있지만 이왕 공항철도가 개통됐으니 철도를 이용하는 것도 새로운 볼거리다.

인천에서 공항철도를 이용하려 한다면 계양역이나 검암역에서 공항철도를 갈아타면 10여 분 만에 인천공항역에 도착한다.

개찰구를 나서 반갑게 기다리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온통 공룡뼈로 장식한 듯한 기둥에 정신을 빼앗긴 채 교통센터 2층에 도착하면 인천공항공사가 공항철도 개통을 기념해 20억 원을 들여 조성한 500평 규모의 스타가든이 나온다.

   
 
   
 
이곳은 인천국제공항에서 가장 넓은 실내정원으로 우리나라 야생화와 자연석으로 꾸며진 `자생초 화원'과 다양한 색깔의 꽃을 감상할 수 있는 `컬러가든', 제주 남부 섭섬에서 자생하다 멸종된 나무고사리로 조성된 `아열대원' 등이 조성돼 있다.

또 높낮이를 다르게 해 입체감 있게 조성된 레이어 가든과 수경정원, 대나무터널 등 250여 종의 난초와 나무 1만 그루가 심어진 그야말로 꽃과 나무로 어우러진 작은 식물원으로 곳곳에 벤치도 마련돼 쉬었다 가거나 수다를 떨기에 그만이다.

그런 만큼 이곳에서 사진 한 장 찍지 않고 지나치면 나중에 후회도 후회지만 친구들에게 바보 취급받기 십상이다.

스타가든을 둘러보고 조금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면 영종도의 시원한 바닷바람도 들이킬 겸 여객터미널로 향하던 발걸음을 돌려 역사 밖으로 나가보자.
공항철도를 타고 내리는 역 앞 옆으로 휴게정원 푯말을 따라 가다보면 돌담길을 따라 아담한 정원이 또 다시 펼쳐진다.

이곳은 일정에 쫓겨 공항을 드나드는 여행객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공항상주직원들에게는 식사 후 담소를 나눌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터미널로 들어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시원한 공기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충분한 휴식을 가졌다면 이제 터미널로 들어가 보자.
교통센터와 터미널 사이에는 굴을 연상케 하는 터널로 연결돼 있는데 무빙워크를 타고 터미널로 들어가면 1층 중앙에 인천공항이 자랑하는 명소인 밀레니엄 홀이 있다.

새로운 21세기를 맞아 개항한 인천공항에 걸맞게 붙여진 이름으로 가로, 세로 10여m의 검은색 디자인의 연못은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지만 연못 좌우로 곧게 뻗은 소나무 22그루와 갖가지 꽃으로 조경된 정원은 아늑한 느낌을 준다.

이곳에 서 있는 소나무를 놓고 관광객들 사이에 진짜냐 가짜냐를 놓고 종종 내기가 이뤄지는데 사실은 철심이 박힌 소나무로 누구나 감쪽같이 속을 만큼 진짜 같다.

당초 이곳에는 영종도 인근의 해송을 옮겨다 심을 계획이었으나 실내에서 소나무가 살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 인공소나무로 대체됐다고 한다.

이곳이 명소가 된 것은 잘 꾸며진 디자인과 33m 높이의 건물천장에서 나오는 자연채광도 한몫을 했지만 연못 중앙에 동전을 던져 넣으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로마 트레비 분수처럼 여행객들이 탑승에 앞서 동전을 연못에 던지며 안녕을 비는 곳이 됐다.

`겨울연가'에서 최지우가 반지를 던졌던 곳이라 이를 기억하고 있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는데 외국인들도 종종 내국인들이 동전을 던져 넣는 것을 신기해하며 따라해 이곳에 쌓인 동전 중에는 외국 주화도 많이 나오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이곳에 던져지는 동전을 정기적으로 모아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한국위원회에 전달하고 있어 밀레니엄 홀에 들렀다면 소원을 빌며 동전을 던져봐도 좋을 듯 싶다.

밀레니엄 홀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출국장인 3층으로 올라가면 비행기를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3층 동편 끝으로 가면 출국자만이 갈 수 있는 탑승구 앞 라운지를 제외하고 비행기를 가까이서 구경할 수 있는 최고의 공짜전망대가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서는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비행기를 옆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드라마 촬영이 심심찮게 진행되기도 하는데 운이 좋으면 비행기와 함께 덤으로 배우는 물론 촬영장면까지 지켜볼 수 있다.

공항에 도착한 후 깜빡하고 마무리 못한 일이 있다면 2층 에스컬레이터 옆으로 가면 인터넷과 복사, 팩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여객터미널에서 꼭 타봐야 할 것이 있다면 바로 엘리베이터.

인천공항에 설치된 대부분의 엘리베이터는 유리로 만들어져 오르내리면서 밖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상식적인 엘리베이터가 아닌 관계로 엘리베이터 앞에서도 엘리베이터를 찾으며 당황해하는 여행객들의 웃지 못할 풍경이 종종 목격된다.

# 공항 내 서비스시설

인천공항에는 돈만 두둑히 있다면 몇날 며칠을 생활할 수 있을 만큼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24시간 무중단 운행으로 여객터미널이 항상 열려 있는 데다 잠은 물론 목욕과 식사까지 모든 시설이 항상 여행객을 위해 준비돼 있다.

그럼 어떤 시설이 있는지 둘러보자.

▶사우나 = 지하 1층 동편에는 24시간 운영하는 사우나가 있다.

잠은 물론 이발에 구두까지 닦을 수 있어 먼 지역에 있어 새벽 비행기 시간에 맞추기 힘들다면 하루 전에 공항 이곳저곳을 둘러본 후 사우나에서 쉬었다 출국하는 것도 괜찮을 듯.

▶유아휴게실 = 3층 출국장 12번과 29번 게이트 옆에는 어린이 놀이방과 대형 TV, 놀이시설, 수유실 등이 마련돼 있다.

   
 
   
 
▶영사민원서비스 = 3층 서편에는 긴급한 사유로 출국할 때 마음이 조급해 여권유효기간을 모르고 공항에 도착했거나 여권에 문제가 있을 경우 여권 유효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단, 급박한 사유로 인정되지 않거나 여권분실 및 소지하지 않은 경우는 예외다.

▶공항의료센터 = 지하 1층에는 인하대병원이 운영하는 공항의료센터가 있다.

공항에서 갑자기 아플 경우 진료 및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식당 = 공항에 도착하는 여행객들은 출국에 따른 설레임과 긴장으로 대부분이 식전인 경우가 많다. 패스트푸드로 간단하기 요기하려면 1층과 3층, 지하 1층에 몰려 있는 패스트푸드점을 찾으면 되고, 값은 비싸도 분위기 있게 격식을 갖추고 하려면 4층 고급식당가에서 느긋하게 즐길 수 있다.

비싸지도 않으면서 제대로 된 식사를 맛보려는 여행객들은 교통센터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면 갈비탕이나 설렁탕을 맛볼 수 있다.

세계 최고의 인천공항까지 와서도 라면이나 떡볶이가 먹고 싶다면 지하 1층에 마련된 스낵점을 이용하면 되는데 거의 유일하게 시내와 가격차가 크지 않다.

이외에도 다양한 볼거리와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지만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고 직접 일일이 다녀보는 것도 좋을 듯해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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