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최경주(33.슈페리어ㆍ테일러메이드)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16강행 길목에서 맞붙는다.

그러나 우즈에게 도전장을 던진 `황태자' 어니 엘스(남아공)는 1회전에서 탈락해 세계 골프팬들이 기대한 우즈-엘스간 맞대결은 무산됐다.

최경주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의 라코스타리조트골프장(파72)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액센추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총상금 600만달러) 1회전에서 프레드 펑크(미국)를 1홀차로 꺾고 32강전에 진출했다.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해 가볍게 첫 관문을 통과한 최경주는 이날 64번 시드의 카를 페테르손(스웨덴)을 제압한 우즈와 28일 새벽 32강전에서 격돌한다.

새 캐디 폴 푸스코를 만난 뒤 닛산오픈에서 공동 5위를 차지하며 부진을 털어냈던 최경주는 이날 펑크를 시종 리드하며 완승, 가파른 상승세를 예고했다.

첫 홀(파4)에서 컵 30㎝에 볼을 붙인 뒤 버디 퍼트를 떨궈 주도권을 쥔 최경주는 4번홀(파4)과 8번홀(파5)에서 각각 파세이브에 성공, 보기를 범한 펑크에 무려 3홀차로 앞서 나갔다.

전반 마지막 홀인 9번홀(파4)에서 아이언샷이 짧아 보기를 범하며 1홀을 내준 최경주는 10번홀(파4)에서는 펑크가 버디를 잡으면서 1홀차까지 추격을 허용, 한때 역전당할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11번홀(파5)을 파로 막아 보기를 범한 펑크에 다시 2홀차로 앞선 최경주는 16번홀까지 격차를 유지했고 17번홀(파4)을 내줘 다시 1홀차로 추격당했지만 마지막홀 승부에서 버디로 비기면서 1홀차 승리를 거머쥐었다.

경기를 마친 최경주는 "펑크와 친해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했다"며 "펑크가 쇼트게임에 강해 우려했지만 우즈와의 대결에 대한 기대가 커 지고 싶지 않았으며 샷 감각도 좋았고 경기 리듬도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또 "우즈와 2차례 맞붙은 적이 있지만 부담은 없다"며 "퍼트도 우즈에 밀리지 않을 만큼 좋아졌고 비거리도 큰 차이가 없으며 오히려 우즈보다 정신력이 강해 조금 유리할 것 같다"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이날 1번부터 15번홀까지 파행진하며 기복없는 플레이를 한 우즈는 5번홀까지 2개의 버디를 잡은 페테르손에게 밀리며 고전했으나 `역전의 명수'답게 경기를 뒤집고 `이변의 희생양' 대열에서 벗어나 한숨을 돌렸다.

페테르손에 1타 뒤져 있던 우즈는 6번홀과 7번홀(이상 파4)을 이기며 역전에 성공한 뒤 페테르손이 보기를 범한 13번홀(파4)에서 2홀차로 앞서나갔고 이 스코어를 17번홀까지 지켜 승리를 확정했다.

지난해와 같이 세계랭킹 1∼3위가 1회전에 동반 탈락하는 `대이변'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필 타토랑기(뉴질랜드)가 엘스를 꺾는 등 하위권 선수들의 반란은 올해도 어김없이 계속됐다.

감기로 불참한 닉 팔도(영국)를 대신해 63번 시드로 출전한 타토랑기는 15번홀까지 엘스를 리드하다 16, 17번홀을 연속으로 내줘 역전당했으나 18번홀(파5)에서 7.6m짜리 버디퍼트를 성공시켜 연장에 들어간 뒤 연장 2번째홀에서 이겨 대어를 잡는데 성공했다.

4번 시드의 레티프 구센(남아공) 역시 61번 시드의 제이 하스(미국)에게 3홀을 남기고 4홀차로 완패했고 5번 시드의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도 지난해 우승자인 매치플레이의 강자 케빈 서덜랜드(미국)에게 2홀차로 덜미를 잡혔다.

이밖에 9번 시드의 크리스 디마르코(미국)는 이자와 도시미쓰(일본)에게, 11번 시드의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는 알렉스 체카(독일)에게 패해 보따리를 쌌다.

3번 시드의 필 미켈슨(미국)은 다행히 탈락 위기는 피했지만 역시 로베르트 칼손(스웨덴)을 맞아 시종일관 고전하다 1홀 차로 간신히 이겼다.

한편 56번 시드의 이자와 이외에 29번 시드의 마루야마 시게키가 스콧 매커런(미국)을 누르는 등 일본 선수들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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