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현대캐피탈을 꺾고 먼저 앞서 나갔다.

삼성화재는 2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2003애니카 배구슈퍼리그 남자실업부 결승(5전3선승제)에서 신진식(17점)과 장병철(14점)의 좌.우 공격을 앞세워 현대캐피탈을 1시간 만에 3-0으로 일축했다.

이로써 2년 전 대한항공전 이후 슈퍼리그 49연승을 질주한 삼성화재는 남은 4경기 중 `반타작'만 해도 7년 연속 정상에 오르게 됐다.

역시 이변은 없었다.

신치용 감독은 경기 전 "현대가 결승에 대비해 전력을 숨겼다"며 경계심을 보였으나 완벽한 삼성의 조직력은 이변의 기대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다만 경기 초반만큼은 대등한 흐름이었다.

라이트 후인정(12점)이 신진식의 공격을 막아내 기분좋게 출발한 현대는 신진식에게 강약의 서브를 집중시키는 전술이 주효, 1세트 초반까지 시소 게임을 벌였다.

현대의 노장 강성형은 블로킹과 직접 강타, 시간차 공격 등 다양한 타법으로 득점타를 올리며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그러나 스코어가 10-10을 넘기면서 힘의 균형은 삼성에 쏠리기 시작했다.

현대는 후인정의 고공 강타가 국내 최장신 박재한(207㎝.12점)이 버틴 삼성의 블로킹 벽에 잇따라 걸린 반면 삼성은 라이트 장병철과 센터 신선호(9점.4블로킹.3서브에이스)가 상대 수비를 교란하며 16-10으로 달아났다.

장병철은 신진식의 공격이 막히자 신선호와 함께 강력한 스파이크서브로 공격의 숨통을 트며 팀에 활력을 제공했다.

현대는 센터 윤봉우의 A퀵과 강성형의 오픈 강타를 앞세워 15-18까지 쫓아갔지만 서브리시브가 흔들리면서 더 이상 상승세를 잇지 못했다.

현대가 첫 세트를 맥없이 잃자 경기는 일방적으로 흘렀다.

삼성 세터 최태웅은 신진식 외에 박재한.신선호의 A퀵과 석진욱.장병철의 C퀵등 한 템포 빠른 다양한 볼배급으로 현대의 장신 벽을 농락하며 2세트를 25-19로 끝냈다.

신인 거포 이형두가 부상으로 결장한 삼성은 3세트 들어 석진욱을 빼고 박재홍과 차상현을 투입하는 여유도 보였다.

현대는 한 세트라도 뺏으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국가대표팀이나 다름없는 `철옹성'과 맞서기에는 기본기에서부터 한참이나 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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