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33.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가 타이거 우즈(미국)에 완패, 32강 관문을 넘지 못했다.

최경주는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의 라코스타리조트골프장(파72)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액센추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총상금 600만달러) 2회전에서 우즈에게 3홀을 남기고 5홀차로 져 탈락했다.

전날 프레드 펑크(미국)를 제치고 기세를 올렸던 최경주는 '황제'의 높고 두터운 벽을 실감한채 우즈를 꺾는 일은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반면 우즈는 2연승하며 16강이 겨루는 3회전에 진출, 대회 첫 우승을 향해 한 발짝 더 다가섰다.

"꼭 우즈와 붙어보고 싶었다"는 최경주의 의욕은 컸지만 세계 랭킹 1위와 세계랭킹 27위의 실력차는 엄연한 현실이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치러진 이날 32강전에서 최경주는 첫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이변을 연출하는가 했으나 이어진 2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후부터는 우즈의 일방적인 독주.

4번(파4), 5번홀(파3) 연속 버디로 2홀차로 앞선 우즈는 11번홀(파5)에서 버디를 보탠 뒤 12번홀(파3)에서 최경주의 보기를 틈타 4홀차로 성큼 달아났다.

13번(파4), 14번홀(파4)을 나란히 파로 비긴 최경주는 15번홀(파4)에서 드라이 브샷이 발목까지 덮는 깊은 러프에 빠진 반면 두번째샷을 홀 1.5m에 가볍게 붙인우즈에 패배를 인정해야 했다.

최경주는 버디 찬스와 파를 지켜야하는 위기 상황에서 퍼팅이 잇따라 홀을 비켜가는 등 우즈의 '이름값'에 다소 눌린 듯한 모습이었다.

첫홀 이후 최경주는 단 1개의 버디도 보태지 못한 반면 우즈는 보기없이 버디만 4개를 뽑아내는 완벽한 플레이를 펼쳤다.

최경주는 "우즈는 역시 세계 1위다웠다"며 "샷이 나쁜 것은 아니었으나 초반에 격차가 벌어진데다 비가 내린 탓인지 퍼팅이 어려웠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그러나 최경주는 "좋은 경험을 했다. 내가 못한 것이 아니라 우즈가 너무 잘했다. 다음에 메이저대회에서 만나도 해볼만하다는 자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우즈는 "실수를 않겠다고 다짐하고 플레이한 결과 이길 수 있었다"면서 "비오는 날에는 방심하면 안된다"고 2차 관문을 넘은 소감을 밝혔다.

최경주는 우즈에 완패를 당했지만 하위 랭커들의 반란은 이틀째도 계속됐다.

우즈가 속한 바비 존스조 4경기 가운데 3경기는 하위 랭커의 승리로 끝났다.

48번 시드 스티븐 리니(호주)는 16번 시드 저스틴 레너드(미국)를 꺾어 16강전에서 우즈와 격돌하게 됐다.

또 25번 시드 스콧 호크(미국)는 8번 시드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을 제압했고 56번 시드를 받아 바비 존스조 최하위 랭커인 이자와 도시미쓰(일본)는 에두아르도 로메로(아르헨티나. 24번 시드)를 제치고 16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7번 시드 데이비드 러브 3세(미국)는 28번 시드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에게 6홀을 남기고 7홀을 지는 참패를 당해 체면을 구겼다.

세계랭킹 9위의 마이크 위어(캐나다)도 19번 시드의 제리 켈리(미국)에 덜미를 잡혔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했으나 그동안 이렇다할 성적을 올리지 못해 60번 시드로 출전한 케빈 서덜랜드(미국)는 37번 시드 저스틴 로즈(영국)을 따돌리고 16강에 진출, 매치플레이에 유독 강한 면모를 뽐냈다.

세계랭킹 3위 필 미켈슨(미국)과 8위 데이비드 톰스(미국)는 브래드 팩슨, 크리스 라일리(미국)를 젖혀 '이변의 희생양' 신세를 피했다.

한편 이날 러브3세와 해링턴의 탈락으로 상위 시드를 배정받은 세계랭킹 10위이내 선수 가운데 우즈, 미켈슨, 톰스 등 단 3명만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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