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의 예비경선(컷오프)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4일 9명의 후보들은 막판까지 분주한 득표활동을 벌이면서 예비경선 여론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본경선에 진출하는 5명의 후보를 골라내는 예비경선 결과는 후보 개인의 당락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은 차치하고서라도 누가 컷오프를 통과하느냐가 향후 본경선 과정의 선거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 때문이다.

 손학규·정동영 후보가 치열한 1~2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중위권인 이해찬·유시민·한명숙·추미애 후보는 안개 속 경쟁을 벌이며 막판까지 피말리는 접전을 이어가고 천정배·김두관·신기남 후보가 추격전에 나서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또한 선거인단 1만 명과 일반인 2천400명을 대상으로 각각 실시한 1인2표제 여론조사 결과가 똑같이 50%씩 반영되는 상황에서 2순위표의 향배와 선거인단 여론조사의 응답률이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반인들이 다수 참여한 이번 경선에서는 `2순위표 지침'이 과거처럼 효과적으로 작용하지 못하는 상황인 데다 일반인 여론조사와 달리 선거인단 여론조사는 1만 명을 다 채우는 게 아니라 응답자만을 대상으로 집계한다는 점 때문에 응답률에 따라 주자 간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현재 선두권인 손학규·정동영 후보 측은 서로 1위 고지를 예상하면서 치열한 신경전 양상까지 전개하고 있다. 손 후보 측은 예비경선을 대세론 확산의 계기로 삼는다는 입장이고, 정 후보 측은 막판 역전극을 통해 정 후보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 읽힌다. 손 후보 측은 일반인 여론조사는 물론 선거인단 여론조사에서도 정 후보를 앞서고 있어 무난한 1위 통과를 장담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더블 스코어 이상의 승리를 점치는 분위기도 있지만 1인2표제의 경우 조직력이 강한 정 후보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속성상 1인1표제에 비해 지지율 격차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 후보 측은 자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조심스럽지만 근소한 역전승을 전망하고 있다.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에서 격차가 5% 내외로 뒤지고 있지만 선거인단 여론조사에서는 이미 10% 안팎으로 손 후보를 따돌렸다는 것이다.

 3~5위권은 막판까지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이해찬 후보는 한때 3강까지 올랐던 저력을 바탕으로 내부에서 2위 자리까지 예상할 정도로 컷오프 통과가 유력하게 점쳐지지만 남은 2장의 향배에 대해서는 오리무중이라는 표현이 적절해 보인다.

 유시민 후보는 출마선언 후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는 점을, 한명숙 후보는 일반인 대상 여론조사에서 높게 나타난다는 점을 들어 예비경선 통과를 자신하고 있다.

 이해찬·유시민·한명숙 후보 등 `친노(親盧) 3인'과 비노진영인 추미애 후보 중 누가 예비경선을 통과할지는 본경선 과정의 선거구도와도 직결된 문제여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손학규·정동영 등 본경선 진출이 유력한 비노 주자 2명에 추미애 후보까지 합류할 경우 본경선 구도는 비노 3인 대 친노 2인의 대결구도로 가지만, 추 후보가 탈락한다면 비노 2인과 친노 3인이 다투는 형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에서 손학규·정동영 후보 측은 열린우리당과 참여정부로부터 자유로우면서도 신당에 합류한 인사에게 상대적으로 우호감이 있지 않겠느냐며 묵시적으로 2순위표가 추 후보에게 쏠릴 것을 기대하고 있다.

 천정배·신기남 후보는 개혁후보를 본경선에 한 명이라도 진출시켜야 한다는 유권자들의 전략적 선택에 희망을 걸고 추격전을 다짐하고, 김두관 후보는 자체적으로 20만 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모집했다고 밝히면서 대역전을 자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자들은 이날도 당 행사가 개최된 인천과 전주로 나뉘어 지방을 돌면서 한 표를 호소하는 등 막판 표심잡기에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정동영·한명숙 후보는 오후 국민참여운동 인천본부 발대식에 참석해 표심공략에 나섰고, 유시민·추미애·천정배·김두관·신기남 후보는 신당 전북도당 개소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손학규 후보는 오후 방송 인터뷰를 제외하면 TV토론회 준비에 몰두하는 등 본경선에 대비한 전략적 행보를 걸었고, 이해찬 후보는 서민금융 활성화 정책발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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