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경선에 진출하는 5명의 후보를 골라내는 예비경선 결과는 후보 개인의 당락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은 차치하고서라도 누가 컷오프를 통과하느냐가 향후 본경선 과정의 선거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 때문이다.
손학규·정동영 후보가 치열한 1~2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중위권인 이해찬·유시민·한명숙·추미애 후보는 안개 속 경쟁을 벌이며 막판까지 피말리는 접전을 이어가고 천정배·김두관·신기남 후보가 추격전에 나서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또한 선거인단 1만 명과 일반인 2천400명을 대상으로 각각 실시한 1인2표제 여론조사 결과가 똑같이 50%씩 반영되는 상황에서 2순위표의 향배와 선거인단 여론조사의 응답률이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반인들이 다수 참여한 이번 경선에서는 `2순위표 지침'이 과거처럼 효과적으로 작용하지 못하는 상황인 데다 일반인 여론조사와 달리 선거인단 여론조사는 1만 명을 다 채우는 게 아니라 응답자만을 대상으로 집계한다는 점 때문에 응답률에 따라 주자 간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현재 선두권인 손학규·정동영 후보 측은 서로 1위 고지를 예상하면서 치열한 신경전 양상까지 전개하고 있다. 손 후보 측은 예비경선을 대세론 확산의 계기로 삼는다는 입장이고, 정 후보 측은 막판 역전극을 통해 정 후보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 읽힌다. 손 후보 측은 일반인 여론조사는 물론 선거인단 여론조사에서도 정 후보를 앞서고 있어 무난한 1위 통과를 장담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더블 스코어 이상의 승리를 점치는 분위기도 있지만 1인2표제의 경우 조직력이 강한 정 후보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속성상 1인1표제에 비해 지지율 격차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 후보 측은 자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조심스럽지만 근소한 역전승을 전망하고 있다.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에서 격차가 5% 내외로 뒤지고 있지만 선거인단 여론조사에서는 이미 10% 안팎으로 손 후보를 따돌렸다는 것이다.
3~5위권은 막판까지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이해찬 후보는 한때 3강까지 올랐던 저력을 바탕으로 내부에서 2위 자리까지 예상할 정도로 컷오프 통과가 유력하게 점쳐지지만 남은 2장의 향배에 대해서는 오리무중이라는 표현이 적절해 보인다.
유시민 후보는 출마선언 후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는 점을, 한명숙 후보는 일반인 대상 여론조사에서 높게 나타난다는 점을 들어 예비경선 통과를 자신하고 있다.
이해찬·유시민·한명숙 후보 등 `친노(親盧) 3인'과 비노진영인 추미애 후보 중 누가 예비경선을 통과할지는 본경선 과정의 선거구도와도 직결된 문제여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손학규·정동영 등 본경선 진출이 유력한 비노 주자 2명에 추미애 후보까지 합류할 경우 본경선 구도는 비노 3인 대 친노 2인의 대결구도로 가지만, 추 후보가 탈락한다면 비노 2인과 친노 3인이 다투는 형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에서 손학규·정동영 후보 측은 열린우리당과 참여정부로부터 자유로우면서도 신당에 합류한 인사에게 상대적으로 우호감이 있지 않겠느냐며 묵시적으로 2순위표가 추 후보에게 쏠릴 것을 기대하고 있다.
천정배·신기남 후보는 개혁후보를 본경선에 한 명이라도 진출시켜야 한다는 유권자들의 전략적 선택에 희망을 걸고 추격전을 다짐하고, 김두관 후보는 자체적으로 20만 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모집했다고 밝히면서 대역전을 자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자들은 이날도 당 행사가 개최된 인천과 전주로 나뉘어 지방을 돌면서 한 표를 호소하는 등 막판 표심잡기에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정동영·한명숙 후보는 오후 국민참여운동 인천본부 발대식에 참석해 표심공략에 나섰고, 유시민·추미애·천정배·김두관·신기남 후보는 신당 전북도당 개소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손학규 후보는 오후 방송 인터뷰를 제외하면 TV토론회 준비에 몰두하는 등 본경선에 대비한 전략적 행보를 걸었고, 이해찬 후보는 서민금융 활성화 정책발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