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인 액센추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총상금 600만달러)에서 정상에 올랐다.

우즈는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의 라코스타리조트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결승 36홀 매치플레이에서 데이비드 톰스(미국)를 1홀을 남기고 2홀차로 제쳤다.

지난 99년 첫 대회에서 8강, 지난 2000년 준우승, 그리고 지난해 1회전 탈락하는 등 3차례 출전해 우승컵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우즈는 4수 끝에 이 대회를 처음으로 제패했다.

이로써 우즈는 월드골프챔피언십 시리즈 4개 대회(액센추어매치플레이, NEC인비 테이셔널, 아멕스, EMC월드컵)를 모두 석권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특히 무릎 수술 이후 올들어 5개 대회를 빠졌던 우즈는 투어 복귀 이후 3개 대회에서 2승을 올리며 '황제' 자리를 넘보던 엘스를 따라 잡았다.

우즈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올시즌 다승 부문에서 엘스(2승), 마이크 위어(캐나다.2승) 등과 공동선두로 올라섰고 우승상금 105만달러를 보태 시즌 상금 203만1천달러로 엘스를 3위로 밀어내고 위어를 바짝 추격했다.

아마추어 시절 매치플레이에서 무려 43승을 올린 우즈지만 프로로 전향한 뒤 한번도 매치플레이 대회를 우승하지 못한 악연도 떨쳐냈다.

우즈의 대회 첫 우승은 그러나 쉽지만은 않았다.

전날 준결승에서 호주의 신예 애덤 스콧에게 뒤지던 경기를 뒤집고 진땀승을 거뒀던 우즈는 세계 랭킹 8위 톰스를 맞아 후반 역전패의 악몽을 겨우 떨쳐냈다.

초반 18홀은 우즈의 압승.

정확한 샷과 컴퓨터 퍼팅으로 PGA 투어에서 7승이나 올린 톰스였지만 14번홀까지 4개의 보기를 범하며 버디 2개, 보기 1개의 우즈에 무려 4홀차로 뒤지고 말았다.

"매치플레이에서는 실수를 않는 것이 승리의 비결"이라는 평소 지론대로 우즈는 흔들림없이 페어웨이와 그린을 공략해나간 반면 초반부터 주눅이 든 톰스는 'PGA투어 최고의 교타자'의 명성을 살리지 못했다.

그러나 현지 시간 오후에 속개된 후반 18홀 경기에서 우즈의 퍼팅이 난조에 빠지며 위기가 찾아왔다.

첫홀(파4) 버디로 무려 5홀차 리드를 잡은 우즈는 마음이 느긋해진 탓인지 이어진 3개홀에서 잇따라 2m 안팎의 퍼팅을 실수하며 2개홀을 잃었다.

2번홀(파3)에서 먼저 톰스가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자 우즈는 2m 버디 퍼트를 놓쳤고 특히 3번홀(파5)에서는 두번째샷을 그린에 올려놓고도 3퍼트로 1홀을 더 잃었다.

4번홀(파4)에서도 우즈는 2m짜리 버디 퍼트가 스파이크 자국을 지나면서 방향이 바뀌는 불운이 겹치더니 8번홀(파5)에서 1m 짜리 파퍼트를 실수, 톰스의 기를 살려줬다.

9번홀(파4)에서는 아이언샷마저 그린을 훌쩍 넘겨 톰스에 2홀차로 추격당하자 우즈의 표정은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우즈가 빈 틈을 보이자 톰스는 11번홀(파5)에서 회심의 버디 퍼팅을 떨궈 1홀차로 바짝 다가섰고 우즈의 일방적인 승리를 예상했던 갤러리들은 술렁거렸다.

우즈는 13번홀(파4) 그린 에지에서 2.5m 버디를 잡아냈지만 15번홀(파4) 버디로 받아친 톰스의 추격을 좀체 벗어나지 못했다.

승부의 추는 17번홀(파4)에서야 겨우 우즈 쪽으로 기울었다.

티샷이 왼쪽 숲으로 떨어진 톰스는 네번만에야 그린에 볼을 올렸고, 두번째샷이 벙커에 빠진 우즈는 멋진 벙커샷으로 만들어낸 1m 파퍼트를 집어넣어 35홀에 걸친사투를 마무리지었다.

우즈는 "정말 힘든 하루였다"며 담담하게 우승의 소감을 밝혔다.

이 대회에 앞서 2개 대회에서 컷오프를 당했던 톰스는 웬만한 투어 대회 우승상금과 맞먹는 60만달러의 준우승 상금을 받아 서운함을 달랬다.

결승전보다 10분 앞서 열린 3-4위전에서는 준결승에서 우즈와 연장 전접끝에 막판 실수에 울었던 스콧이 초반부터 피터 로나드(호주)를 몰아붙인 끝에 1홀차 승리를 이끌어냈다.

준결승과 3-4위전에서 인상적인 플레이로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 스콧은 48만달러의 거액을 거머쥐어 유럽투어 상금랭킹 3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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