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당한 아픔을 그대로 되갚아주겠다"(신세계), "2년전 상황을 재현한다."(우리은행)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은 우리은행과 신세계의 대결이 양팀이 유일하게 플레이오프에서 만났던 2001년 겨울리그 상황과 묘하게 맞물려 흥미를 더하고 있다.

당시 정규리그에서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했던 신세계는 고의 패배의 의혹까지 받아가며 한빛은행(우리은행 전신)을 플레이오프 상대로 골랐지만 1승2패로 패해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했다.

정규리그 우승팀이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한 것은 지금까지 이 때가 유일하다.

2년이 흘러 이번 겨울리그에서는 우리은행이 1위를 차지했지만 3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4위 신세계에 일격을 당하면서 이번에는 우리은행이 우승팀의 자존심을 구기며 중도 탈락할 위기에 처해있다.

물론 두 팀이 만나게 된데 고의성은 없지만 이번에도 신세계가 플레이오프에 오른 것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우리은행이 신세계와의 최종전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고 패한 덕이 큰 것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은행이 2년전을 회고하는 입장은 전혀 다르다.

당시 1차전에서 졌지만 2.3차전에서 연승해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던 기억이 더 강하게 뇌리에 박혀있다는 것.

1차전 패배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것도 지금까지 치러진 10번의 플레이오프에서 단 2번밖에 없었을 정도로 드문 일이다.

이처럼 양팀이 `아전인수'격으로 상황을 해석하는 가운데 승부의 열쇠는 신세계의 간판스타 정선민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차전에서 무릎을 다친 정선민은 상태가 그리 심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돼 2차전에 출전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얼마나 제 기량을 발휘할 지는 미지수인 것.

따라서 신세계는 1차전에서 재미를 봤던 장신 수비수들을 이용한 변칙 수비 등 식스맨들을 폭넓게 기용해 홈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끝을 내겠다는 심산이다.

반면 우리은행은 1차전에서는 큰 경기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어이없는 실수를 남발해 무너졌지만 경기 막판에 추격을 전개해 자신감을 회복했기 때문에 2차전부터는 다를 것이라며 설욕을 벼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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