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밤 10시. 대상 수상자 호명과 함께 `2007 한·중 청소년 국제가요제'의 막이 내렸다. 이어진 화려한 불꽃놀이 속에서 어떤 청소년은 섭섭함에 또 어떤 청소년은 기쁨에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말 대신 눈빛과 웃음으로 서로에게 축하를 건넨 중국과 한국의 청소년들은 뒷풀이 장소인 삼겹살집에서 통역을 통해 미처 전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

 한결 밝아진 얼굴로 서로의 메일주소와 전화번호를 교환하던 청소년들은 “내년에 꼭 중국에서 보자”며 헤어짐의 아쉬움을 달랬다.

 “처음에는 중국친구들과 시선 맞추기도 어색했어요. 말도 안 통하고(웃음) 막상 대회 끝나고 나니 친구들하고 헤어진다는 것이 제일 아쉬워요.”
 대회의 우정상을 수상한 함혜림(18)양은 “이번 대회에 참가하면서 좋은 언니, 오빠들을 많이 알게 됐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사실 2박3일간의 짧은 일정과 은근한 경쟁심, 그리고 대회의 부담감은 청소년들이 쉽게 친해지기 힘들어 했을 만한 상황. 특히 대회 전날 합동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처음 마주한 한국과 중국의 청소년들은 그 나이 때의 청소년들과는 달리 꿀 먹은 벙어리마냥 조용하기만 했다.

 그리고 대회 전날의 설레임과 긴장감으로 잠을 설친 다음날 아침. 합동연습을 위해 한중문화관에 모인 청소년들은 서로의 연습무대에 박수를 보내며 차츰 마음의 벽을 허물어갔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무대를 끝낼 때마다 환호하는 소리가 울렸으며 어느새 청소년들은 한 무대에 올라가 왕멍난(王夢男·17)이 연주하는 피아노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도 했다.

 만국의 언어인 바디랭귀지와 짧은 영어로 간단히 의사소통을 하던 청소년들은 대회 일정에 맞춰 함께 분장을 하고 밥을 먹고, 또 리허설 무대를 응원하기도 했다.

 마침내 대회가 시작되고 중국과 한국 순으로 무대가 이어지자 일순 긴장감이 역력했던 청소년들은 대회의 종료를 알리는 화려한 불꽃놀이와 함께 이날의 추억을 가슴에 아로 새겼다.

 빼어난 미모로 한국 친구들의 관심의 대상이었던 왕허이(王卉·20)양은 “짧은 일정으로 인해 한국친구들과 더 있을 수 없어 아쉽다”며 “대회에서 받은 상도 중요하지만 이번 한국행의 가장 큰 선물은 친구들이 아닌가 싶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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