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2003 겨울리그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생명에게 첫 판을 내주고 탈락 위기에 몰린 현대가 탈출구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천신만고 끝에 4강행 막차에 몸을 실었지만 시즌 내내 `살얼음판'을 걷는 듯 위태로웠던 현대의 상황은 플레이오프에 들어서도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4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현대는 `노련한 수비'로 스피드와 외곽포가 강점인 삼성생명을 잡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역으로 삼성의 수비에 막히면서 초반 빼앗긴 리드를 회복하지 못했다.

더욱이 현대를 4강에 올려 놓은 `일등공신' 김영옥 마저 제 역할을 해주지 못했던 점도 패인중 하나다.

그러나 경기 내용적인 면보다도 더욱 현대를 위기로 몰아 넣고 있는 것은 첫 경기 패배후 뚝 떨어진 선수들의 사기.

첫 경기를 내줬지만 2차, 3차전에서 충분히 역전도 가능하지만 올 시즌 창단후 최다인 5연패를 당할 때 고개를 떨궜던 선수들의 모습이 재연되고 있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걱정스런 전언이다.

이같은 `낙담' 배경에는 극도로 열세인 삼성생명과의 상대전적(1승4패)과 플레이오프 첫 경기 패자의 낮은 챔피언결정전 진출 확률(20%)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선수들의 몸상태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물론 상대팀인 삼성생명 선수들의 상태도 그리 좋은편은 아니지만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정규리그 막판 안간힘을 쓰며 지칠대로 지쳐 있는 현대 선수들에 비할바가 아니다.

또 팀의 주축인 김영옥과 전주원은 각각 허벅지와 발목을 다쳐 오는 6일 2차전을 앞둔 이영주 감독의 속을 까맣게 태우고 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삼성생명의 페이스에 말리지 않으면서 강력한 몸싸움과 수비로 승부를 걸겠다는 이 감독의 2차전 목표가 먹혀 들어갈 지 미지수다.

구단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올시즌 `몰락한 명가'가 된 현대가 위기 탈출구를 찾아 자타가 공인하던 `삼성생명의 천적'으로 부활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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