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흥초교운동회
 학교 역사를 따져 전국에서 몇 안 되는 장구한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인천신흥초등학교(교장 김영희)가 지난 4월 개교 61주년(통합123주년)을 맞았다.

 지난 1884년 4월 1일 일본인 아사히 소학교로 문을 연 뒤 지금의 `인천신흥초등학교(중구 답동)'로 개교한 때가 1946년 3월 15일. 그 해 7월에 48명의 졸업생들을 첫 배출하면서 인천의 명문 초등학교로 기틀을 다지기 시작했다.

 신흥초교는 글로벌 시대를 이끌어 갈 인재 양성을 위해 `바른 예절, 알찬 학력, 굳센 체력'이라는 교육목표로 그 동안 120여 년의 역사와 전통에 걸맞게 인천교육대학 실습학교와 교육인적자원부 연구학교 등을 훌륭히 수행했다.

 그 결과 교육정보화 최우수 학교상과 학교평가 교육과정영역 우수상, 학교교육활동 특기적성교육영역 우수상 등을 차지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특히 신흥초교의 역사를 더듬다보면 재미있고도 의미심장한 사건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벌레의 무덤비 제막'이 그것인데, 지난 1956년 당시 재학생들이 생명존중과 자연보호, 환경사랑의 실천을 위해 학교에 벌레무덤을 세웠다는 것.
 인간의 생명이 소중하듯 작은 벌레나 풀에게도 생명이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뜻 깊은 행사로 학생들은 자신들의 학습을 위해 죽어간 벌레나 풀들의 가치를 두고두고 기억하고자 했다.

 이렇게 신흥초교의 생명존중 사상은 교내에 설치된 동물원과 수생 동·식물 학습관찰물, 47종의 야생화 동산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인간과 동·식물이 한데 어울려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배우고 자란다.

 또 교내 전체가 소나무와 야생화를 쉽게 볼 수 있도록 조경시설이 갖춰져 마치 공원을 연상케 하는 것도 이 학교만의 역사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자랑이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동인천 주변의 구도심권 지역이 신시가지로 이전됨으로써 학급 수의 감축과 함께 침체기를 겪어왔다.

   
 
 `비 온 뒤에 땅은 더욱 굳어지는 법.' 지난 2003학년도부터 경인교육대학교 실습학교로 재지정·운영하게 됐고, 교실수업의 탁월한 개선과 타 학교나 전문기관에서조차 하기 힘든 전통예술의 전승·창조 등으로 학교의 새로운 브랜드를 형성해 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올 3월 인천 초등교육계를 주도하는 김영희 교장이 부임하면서 `학력 신흥! 전통 신흥! 창조 신흥!'이라는 구호 아래 학생, 교사, 학부모 등이 일치단결해 `오고 싶은 학교, 머무르고 싶은 학교'로 평가되는 등 제2의 부흥기를 맞이하고 있다.

  # 신흥초교의 자랑거리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역사를 배우고 옛 것을 배움에 있어, 옛 것이나 새 것 어느 한 쪽에만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란 고사성어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학교가 바로 인천신흥초등학교다.

 비록 일본인의 손에 처음 세워졌지만, 우리가 접수한 후에는 우리 전통을 계승·발전시켜 지금까지 왔고, 이제는 글로벌 시대에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학생들에게 배움의 터전을 마련해 주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1인 1교과 선도(先導) 수업제, 사교육비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과후 학교 운영,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키는 `문화예술 꿈 키움회' 동아리 운영 등이다.

 신흥초교는 항상 `학생들은 수업시간이 즐거우면 학교생활을 즐거워하게 된다. 즐거운 수업시간을 만들기 위해 교사들은 사전 교재연구가 필수다'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초등학교의 현실은 중·고등학교와 달리 한 교사가 전 과목을 가르쳐야 하기에 현실적으로 모든 교과를 완벽하게 준비한 후 수업을 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신흥초교는 전국 최초로 `1교사 1교과 선도(先導) 수업제'를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1교사가 1교과씩 분담해 자신이 맡은 교과 교육과정 내용의 선행 연수로 1주일 정도 앞서 수업을 하는 것으로, 학생들의 흥미와 수업참여를 유도해 수업의 질과 학습효과를 극대화하는 수업방식이다.

 선도 수업을 맡은 교사는 동기유발, 수업전개, 정리 등의 단계에서 필요한 자료를 찾아 동료 교사들에게 안내하는 앞선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신흥초교는 학생들의 소질을 계발하고 과다한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방과후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특기·적성 교육, 수준별 보충학습 등으로 짜여진 10여 개 프로그램의 방과후 학교는 정규 교육과정 이외의 모든 학교 교육활동이 여기에 해당된다.

 특히 학생이나 학부모가 희망하는 프로그램을 신청받아 우수한 강사 선정, 저렴한 수강료로 운영되는 만큼 수강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이와 함께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신흥초교는 그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문화예술 꿈 키움회'라는 동아리를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3년부터 조직된 이 동아리는 은율탈춤, 모듬북, 풍물, 가야금, 대금, 민요부 등으로 구성돼 지역사회와 연계한 다양한 축제, 발표회 등을 통해 그 인기를 뽐내고 있다.

 특히 은율탈춤부는 지난달 10일부터 11일까지 한국민속촌에서 열린 `제19회 전국 청소년 탈춤 경연대회'에 처녀 출전해 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 신흥이 배출한 인물

 오랜 역사와 전통에 걸맞게 많은 동문들이 각계각층에서 발군의 활약을 벌였다.

 인천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물로는 인천대 총장 박호군(15회), 승국문화재단 이사장 이윤상(8회), 국회의원 이윤성(13회), 인천시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정의성(14회), 초대 인천시의원 한영환(17회)씨 등이 있다.

 또한 KBS 부사장을 지낸 최동호(6회), 전 인천대 총장이자 동아일보 사장 김학준(10회), 전 해군 소장 유명호(12회), 전 경기은행 상무이사 고영철(12회) 씨 등도 신흥초교 출신이다.

 단연 돋보이는 문화·체육계 인사는 초대 총동문회장인 유명 탤런트 최불암(7회), 세계레슬링대회 금메달리스트이며 태릉선수촌장을 지낸 장창선(9회), 전 국가대표 농구선수 최종규(13회), 김호선(14회)씨 등도 이 학교 출신이다.

   

▲ 신흥초등학교 교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다른 학교와 차별화된 교육을 실시해 앞서가는 학교, 전통과 역사를 가진 학교로 만들어 동문들이나 재학생들이 영원히 기억하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학교로 만들겠습니다.”
 지난 1969년 춘천교대를 졸업한 후 39년째 교단을 지켜온 김영희(60)교장은 전통과 역사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은 물론 다른 학교보다 차별화된 교육을 하겠다는 각오를 밝힌다.

 지난 1979년 인천과 첫 인연을 맺은 김 교장은 올 3월 신흥초교 교장으로 자리를 옮겨 개교 61주년(통합123주년) 기념행사를 치르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것이 교육”이라는 김 교장은 “학교는 학생들 위해 존재함을 인식하고, 항상 준비하는, 준비된 교육을 해야 한다”고 자신의 교육관을 밝혔다.

 “다른 업무에 치여 교과 준비에 힘들어하면서도 학생들을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는 교사들을 볼 때 안타깝다”는 그는 “교과연구 시간이 부족하더라도 미래를 짊어지고 갈 인재를 우리 손으로 키운다는 자부심을 갖고 같이 노력하자”고 교사들에게 당부했다.

 이제 정년이 1년 남은 김 교장은 “학교를 떠나기 전까지 방음과 조명이 안 돼 수업이 어려운 체육관 개·보수는 물론 실외수업 공간 및 전통을 살리기 위한 서예실 설치 등을 꼭 이루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인천신흥초등학교 총동문회(회장 박호군 인천대 총장)는 오는 7일 오후 6시 신흥초등학교 대강당에서 `추억을, 하나로, 다함께'라는 개교 61주년(통합123주년) 기념 신흥인 축제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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