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의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가 당초 예정보다 하루 늦어진 12일(이하 한국시간),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은 11일 또 한차례의 시험무대에 선다.

앞선 2차례 시범경기 선발등판의 부진으로 배수의 진을 친 박찬호는 11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격돌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일정이 변경되면서 다음 날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랜디 존슨과 맞대결을 펼친다.

텍사스의 벅 쇼월터 감독은 “포수 채드 크루터와 호흡을 맞춰보기 위해 일정을 변경했을 뿐”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지만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5일 로테이션으로 돌아간다면 개막전 등판 일정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의문도 남는다.

박찬호가 지난 두경기에서 보여준 성적은 4이닝 동안 10피안타 11실점, 방어율 21.21로 팀내 에이스로서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하다.

박찬호가 이처럼 부진한 것은 지난해 부상 이후 투구폼이 흐트러져 직구 컨트롤이 제대로 되지 않는데다 시속 150㎞를 넘어서던 불같은 강속구는 찾아 볼 수 없기 때문.
 
박찬호는 낙차 큰 커브와 체인지업은 경기를 할수록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지만 직구의 위력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올 시즌 재기 전망은 상당히 어둡다.

따라서 박찬호는 스프링캠프 동안 강속구의 필수조건인 자신의 투구폼을 되찾기 위해 쏟았던 땀을 이번 경기에서 성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선발 로테이션 진입에 바짝 다가선 김병현은 일본의 영웅 스즈키 이치로가 있는 시애틀 매리너스와 격돌한다.
 
첫 선발 등판의 부진을 딛고 지난 7일 애너하임 에인절스전에서 완벽한 피칭을 보인 김병현은 정교함을 자랑하는 일본 출신 이치로를 봉쇄, 제5선발의 자리를 확고히 하겠다는 각오다.

김병현은 지난 2001년 7월 이치로와의 첫 대결에서 외야플라이로 처리하며 승리를 거둔 적이 있지만 이번 대결에서 빠른 발을 가진 이치로를 진루시킨다면 고전을 감수해야 한다.

특히 언더핸드 투수로서 투구 시간을 줄여야 하는 김병현으로서는 빠른 주자가 나갔을 때 대처하는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또한 교체멤버로 출전하는 시애틀의 추신수와 김병현의 맞대결이 성사될 수 있을 지도 관심사.

김병현은 추신수에 대해 “배트 끝이 날카로워 조금만 더 다듬는다면 빅리그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타자”라고 평가하며 좋은 대결을 펼칠 기회를 갖기를 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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