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양민(한나라당·용인) 경기도의원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할 특별검사 수사팀이 10일 공식 출범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재계서열 1위의 세계적인 그룹 삼성에 대해 과연 특검은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삼성 특검팀은 앞으로 불법 비자금 조성 및 관리, 경영권 편법 승계, 정·관계·법조계에 대한 로비 의혹 등을 최장 105일 동안 수사하게 된다.

 그러나 삼성특검팀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과연 특검이 제대로 수사를 해낼 수  있을지 미덥지 못하다는 시각이 많은 것 같다.

 이 같은 시각은 삼성특검팀의 의지와는 별도로 삼성이라는 거대 그룹이 우리사회 전반에 미치고 있는 영향력을 고려한 우려로 보여진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이 삼성 비자금 의혹을 처음 폭로한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 김용철 변호사는 최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과 함께 서울 제기동성당에서 ‘삼성특검 엄정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법원이 삼성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의 영장청구를 터무니없는 이유로 기각하고 있다”며 “법원 내부적으로 통제를 받지 않는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검찰이 삼성증권 본사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자 법원은 ‘수사하지 말라’는 취지로 기각하고 영장을 재청구하면 핵심 사무실은 모두 삭제한 채 발부하는 등 기가 막힌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20세기 입법·사법·행정으로 대변되는 삼권분립은 21세기에 들어서면서 그 양상이 많이 바뀌고 있다. 신 삼권분립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나고 있다. 즉, 기존 입법·사법·행정의 삼권분립은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으며 오늘날의 삼권분립은 행정·언론·기업이라는 시각이다.

 비대해진 행정부는 자체 지침으로 국회의 입법권능을 대신하고 있으며 행정처분은 사법부의 권한을 상당부분 위임받고 있다.

 또한 쏟아지는 정보의 물결 속에 무엇이 진정 가치 있는 정보인지 선별해 방향타 역할을 해야하는 언론의 기능또한 강조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업의 정도경영윤리가 신 삼권분립의 한 축으로 꼽히고 있다.

 기업활동을 통해 고용을 창출하고 성실한 납세로 국가재정에 기여할 때 국가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삼성이 거대 기업군을 형성하면서 국가경제에 기여한 바도 있으나 도덕경영과 성실납세의 측면에서는 우리 사회에 미친 해악이 너무 크다는 지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이제 삼성은 국민과 권력 위에 군림하려는 오만함은 버리고 정말 국민을 위한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러나 특검사태 이후 삼성에 비판적인 한겨레와 경향신문에 대해 삼성광고 게재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것은 삼성이 특검을 바라보는 시각의 단면을 드러낸 것이라 생각된다.

 법조계 로비를 총괄했던 삼성법무팀이 이번 서해안 기름유출사고에 있어 삼성 측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결론을 이끌어내는 데 맹활약했다는 대목은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온 국민을 시름에 잠기게 해놓고 그룹차원에서 사과성명 한마디 없다는 것은 후안무치한 작태에 다름 아니다.

 100만 명이 넘는 자원봉사자가 기름유출현장을 다녀갔고 이곳을 생계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수많은 국민들이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한 상황에서 삼성이 보여준 행태는 재계서열 1위 그룹의 모습이라고 하기에는 참담하기까지 하다.

 이미 삼성 이건희 일가의 편법증여는 여러 가지 증거와 정황을 통해 불법행위가 드러나 있으나 어찌된 일인지 사법처리는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김용철 전 삼성 법무팀장의 양심고백으로 촉발된 삼성의 비자금 로비의혹에 대해서도 삼성이 각계각층의 기관과 유력인사에게 뿌린 검은 비자금 내역이 낱낱이 공개돼야 한다.

 삼성이 더 이상 한 개인의 사기업이 아닌 국민을 위한 진정으로 투명한 삼성, 글로벌 삼성으로 태어날 때 우리의 경제와 사회정의도 함께 살아날 것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