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나란히 전체 1, 2순위로 뽑혔던 김주성(25.원주 TG)과 정훈(25.울산 모비스)이 플레이오프 1회전에서 충돌한다.

두 선수는 모두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슈퍼루키'라는 평가를 받고 프로 무대에 뛰어 들었지만 이번 시즌 활약상은 크게 엇갈렸다.

김주성은 명성에 걸맞은 맹활약을 펼치며 지난 시즌 9위였던 팀을 정규리그 3위까지 올려놓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고 최근 열린 정규리그 개인상 시상식에서는 77표 가운데 76표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신인상을 수상했다.

반면 정훈은 경기당 평균 득점이 5.3점 밖에 못 미친데다 김주성의 그늘에 가려 신인이면서도 신인왕 후보에는 아예 이름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정규리그는 이미 과거지사가 됐고 두 선수 모두 팀의 당면 과제인 플레이오프 2회전 진출을 위해 필사적으로 싸워야할 처지가 됐다.

정훈은 누구보다도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갈망해왔다.

정규리그에서 이렇다할 활약을 보이지 못해 '능력에 비해 과대포장된 선수'라는 비아냥거림까지 들어야했던 아픔을 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

또 전주 KCC와의 정규리그 최종전에서는 혼자 22점을 쓸어담는 등 최근 5경기에서 12득점을 올리는 상승세를 타고 있어 자신만만하다.

특히 수비에서는 상대 데이비드 잭슨의 외곽포를 철저히 차단한 것이 모비스가 TG와 정규리그 상대 전적에서 4승2패로 앞서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모비스는 잭슨이 20점 이상을 기록한 2경기에서는 모두 패한 반면 정훈이 잭슨을 10점 이하로 묶은 4경기에서는 모두 승리를 거뒀다.

최희암 감독은 "정훈이 시즌 초반 애매한 포지션 때문에 고전했는데 상대 장신선수들을 상대로한 수비에서 자신감을 쌓아나가면서 좋아지고 있다"며 "플레이오프에서도 잭슨을 막는 전담 수비수로 중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올해 신인왕까지 거머쥔 김주성은 이번에는 팀을 반드시 우승으로 이끌겠다는 각오다.

모비스전에서 득점은 자신의 게임 평균 득점을 다소 앞섰지만 상대 데니스 에드워즈와의 매치업에서 막슛을 너무 많이 허용했던 김주성은 이번에는 어림없다고 벼르고 있다.

에드워즈 또는 아이지아 빅터와 몸싸움에서 다소 밀린다는 것을 알고 있는 김주성은 이번에는 적극적인 플레이로 상대의 예봉을 꺾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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