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프로 첫 챔피언 등극에 1승만을 남겼다.

우리은행은 14일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우리금융그룹배 2003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챔피언결정(5전3선승제) 3차전에서 공수에서 압도적인 플레이를 펼쳐 삼성생명을 91-76으로 대파했다.

이로써 첫판을 내준 뒤 2연승을 내달린 우리은행은 16일 열리는 4차전과 17일 5차전중 한번만 이겨도 97년 프로 출범 후 처음으로 정상에 서게 된다.

1·2차전에서 부정수비를 둘러싼 설전을 펼쳤던 양팀 감독은 하지만 이날은 경기 전 “재미있고 즐거운 농구를 펼치겠다”고 입을 모았고 심판 판정에도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아 오랜만에 `조용한' 분위기에서 경기가 진행됐다.

하지만 `차분한' 양팀 벤치와는 달리 코트는 시작하자마자 캐칭(19점·15리바운드)의 슛이 연달아 림을 가르며 열기를 더했다.

캐칭은 상대가 자주 협력 수비로 괴롭혔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1쿼터에서만 15득점, 9리바운드를 올렸고 리바운드 장악력은 삼성생명의 기를 죽이기에 충분했다.

삼성생명 수비가 캐칭을 막기 위해 몰릴때면 조혜진(22점·5어시스트)까지 빈 자리를 적극적으로 파고들어 우리은행은 1쿼터를 26-12로 크게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공격이 잘 풀리자 수비에서도 우리은행은 흠잡을 데 없이 빠르게 움직이며 삼성생명의 추격을 차단했다.

특히 이날 선발 기용된 2년차 가드 서영경(5어시스트)은 삼성생명 공격의 출발인 이미선을 꽁꽁 묶어 삼성생명은 장기인 속공을 전반에 단 한개도 해내지 못했다.

또한 맏언니인 조혜진이 1·2차전에서 13개의 3점슛을 꽂아넣은 변연하의 전담수비를 자청해 효과적으로 봉쇄하는 등 한발 빠른 수비로 삼성생명의 외곽슛도 무력화했다.

2쿼터 초반 변연하와 겐트(5점)의 3점슛이 연달아 터지며 28-21까지 쫓겼지만 조혜진과 홍현희(12점)의 골밑 돌파로 금새 여유를 되찾은 우리은행은 이종애의 중거리슛까지 가세하면서 전반을 44-27로 앞섰다.

우리은행의 기세는 후반 들어서도 잦아들지 않아 홍현희와 조혜진, 이종애가 번갈아가며 상대 골밑을 누볐고 3쿼터 종료 직전 조혜진의 3점슛이 터지면서 61-42까지 도망가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이쯤되자 삼성생명은 겐트와 김계령 등 주전들을 4차전에 대비해 코트로 불러들였고 우리은행도 후보들에게 뛸 시간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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