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황태자' 어니 엘스(남아공)가 드디어 격돌한다.
 
그동안 대결을 미뤄온 우즈와 엘스는 오는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골프장(파72·7천207야드)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베이힐인비테이셔널(총상금 450만달러)에 나란히 출전한다.
 
시즌 개막전 등 2승을 쓸어 담으며 `황제'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엘스와 무릎수술 이후 재활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복귀한 우즈가 72홀 스트로크플레이 대회에서 맞딱뜨리는 것은 올해 처음이다.
 
이들은 지난달 액센추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도 동반 출전했지만 엘스가 1회전에서 탈락, 맞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엘스는 이번 대회에서 우즈를 꺾어 올해 2차례 우승이 결코 `우즈 부재'에 따른 어부지리가 아니었음을 입증한다는 각오다.
 
우즈만 만나면 제 풀에 주저 앉곤 했던 `우즈 공포증'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황태자'에서 `황제'로 올라설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장타력과 정교한 아이언샷, 쇼트게임 등 기량에서 오히려 우즈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엘스는 지난해부터 정신력 강화를 위한 특별 훈련까지 받아 큰 경기에 약하다는 오명도 씻어냈다.
 
엘스의 도전에 직면한 우즈 역시 물러설 수 없기는 마찬가지.
 
시즌 초반 5개 대회를 결장한 뒤 나선 3차례 대회에서 우승 2차례, 공동5위 등의 전과를 올려 건재를 확인한 우즈는 엘스를 확실하게 따돌려 `황제'로서의 위상을 확고하게 다지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우즈에게 이 대회는 새로운 기록 수립의 기회이기 때문에 우승에 대한 의욕이 남다르다.
 
이 대회를 3연패한 우즈는 지금까지 단 2차례 밖에 나오지 않은 단일대회 4연패의 대기록에 도전한다.
 
PGA 투어에서 단일대회 4연패는 월터 헤이건이 1924∼27년까지 PGA챔피언십을 내리 우승한 것과 진 사라센이 마이애미오픈을 26년에 우승한 뒤 대회가 개최되지 않은 27년을 건너뛰고 28∼30년에도 우승한 이후 73년간 아무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우즈는 이 대회에서 컷을 통과하면 100경기 연속 컷 통과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PGA 투어 최다 연속 경기 컷 통과 기록은 바이런 넬슨이 갖고 있는 113경기.
 
우즈와 엘스간의 대결 못지 않게 골프팬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살아 있는 골프의 전설' 잭 니클로스와 아놀드 파머의 동반 출전이다.
 
투어 통산 73승과 메이저대회 18승을 올린 니클로스와 투어 통산 63승과 메이저 7승에 빛나는 파머는 한때 세계 골프계를 양분했던 영웅들.
 
이제 예전의 실력을 뽐내기는 너무 노쇠해졌지만 이들이 나란히 페어웨이와 그린을 누비는 모습은 수백만명으로 추산되는 `올드팬'들의 향수를 달래기에 충분하다.
 
이 때문에 미국 언론은 우즈-엘스의 격돌보다 `킹(파머)'과 `골든베어(니클로스)'에 더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파머는 이 대회 출전으로 50년 연속 PGA 투어 대회 출전의 뜻깊은 기록을 갖게 된다.
 
한편 이 대회에는 1주일간 대회를 쉬면서 퍼팅 감각을 되찾는데 주력한 최경주(33·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도 출전, 상위 입상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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