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냐, 외곽이냐.' 2002-2003시즌 프로농구 대망의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할 2팀을 가릴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는 높이와 외곽의 기싸움이 될 전망이다.

정규리그 1위부터 4위로 구성된 4강 대결이 골밑 장악력이 돋보이는 대구 동양, 원주 TG가 각각 화끈한 외곽포로 무장한 여수 코리아텐더, 창원 LG와 맞붙는 양상으로 짜여졌기 때문이다.

4강에 직행한 동양과 LG가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지만 코리아텐더와 TG는 각각 6강전을 2연승으로 마무리해 체력을 아꼈고 사기도 올라있어 명승부가 점쳐진다.

지금까지 펼쳐진 12번의 4강전중 첫 경기를 잡은 팀이 챔프전에 오른 경우는 9번으로 75%의 확률. 단기전에서는 역시 기선제압이 중요하다.

▶동양-코리아텐더(22일 1차전) 누가 먼저 상대의 상승세에 제동을 거느냐에 승부가 달려있다.

동양은 정규리그에서 LG와의 힘겨운 1위 다툼에서 이겼고 코리아텐더는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을 대파하고 4강에 올라 양팀 모두 분위기는 더 이상 좋을 수가 없다.

따라서 초반 기싸움에서 고삐를 틀어쥐는 쪽이 결국 챔프전에 오를 것이라는게 양팀 사령탑의 공통된 생각이다.

정규리그에서 코리아텐더에 3승3패로 팽팽했지만 정상 전력이 아닌 경우가 많았다는 동양은 스피드와 높이 등 모든 면에서 앞서 있다며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특히 대체 용병 얼 아이크의 가세로 골밑이 한층 안정됐기 때문에 상대의 인사이드 공격을 더블팀으로 막을 필요가 없어 코리아텐더의 외곽 수비에도 한결 여유가 있다는 계산이다.

이에 맞서는 코리아텐더는 삼성전 승리의 원동력이었던 철통 수비에 다시 한번승부를 걸고 있다.

정락영과 황진원 등 가드들이 상대 앞선의 움직임만 잡아준다면 힉스와 아이크를 적절한 협력 수비로 봉쇄할 수 있다는 구상.

또한 황진원, 에릭 이버츠, 변청운, 진경석 등 슈터들의 슛감이 최고조에 있다는 것도 든든하다.

동양 김진 감독은 “기선제압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고 코리아텐더 이상윤 감독대행도 “1차전을 이기는 팀이 결국 챔프전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LG-TG(23일 1차전) 정규리그에서 1승5패의 절대 열세에 몰렸던 LG가 얼마나 부담을 떨치고 제 기량을 발휘하느냐가 관건이다.

다행히 최종전에서 이기면서 어느 정도 마음을 추스렸고 큰 경기 경험이 많아 플레이오프에서는 훨씬 좋은 경기를 펼칠 것이라는게 LG 김태환 감독의 기대다.

라이언 페리맨과 테런스 블랙이 버티고 있는 골밑과 조우현, 김영만 등이 맡는 외곽도 TG에 결코 뒤지지 않지만 김주성을 어떻게 막느냐가 고민.

LG는 정규시즌동안 블랙과 송영진, 표필상 등에게 돌아가며 김주성의 수비를 맡겨봤지만 모두 다 만족스럽지 않아 상대팀 선수중 가장 많은 평균 21.2점을 내줬고 이것이 패배로 직결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김태환 감독은 “TG의 새 용병 리온 데릭스의 골밑 위력이 데릭 존슨보다는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것이 김주성을 방어하는 것도 수월하게 만들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TG 전창진 감독은 골밑의 파괴력이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울산 모비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데릭스에게 골밑 공격을 주문했는데 잘해냈다고 평가하며 데릭스-데이비드 잭슨-김주성으로 이어지는 `트리플 타워'가 플레이오프에서도 제 몫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양경민, 데이비드 잭슨 등 외곽 싸움이 대등하기 때문에 인사이드에서의 승리는 경기의 승리로 직결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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