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은 우리나라 최대명절의 하나로 음력 8월15일이며 한가위 또는 중추절이라고도 한다. 농경민족인 우리 조상들은 추석을 맞아 봄과 여름동안 가꾼 곡식과 과일 등이 익어 이를 수확하는 계절로 여겨 마음이 풍족했다. 여름처럼 덥지도 않고 겨울처럼 춥지도 않아서 살기에 가장 알맞는 계절이므로 속담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큼만'이라는 말이 생긴 것이다. 추석날에는 온 가족들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제물로 조상에게 차례를 지낸다. 이날은 설날과는 달리 흰 떡국 대신 햅쌀로 밥을 짓고 햅쌀로 빚은 술과 햇곡식으로 만든 송편 등으로 조상들을 섬긴다. 그러나 지난달 전국을 휩쓸고 간 태풍 `루사'로 184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고 2만7천257가구 7만6천883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재산피해가 무려 5조3천867억원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추석을 맞아 거둬들일 곡식이나 과일은 물론 이재민들이 살던 집과 가재도구 등은 모두 수해로 땅속에 묻히거나 급류에 떠내려가 농민들의 마음은 그 어느 때 보다 허탈하기만 하다. 재산피해 중 하천피해가 1조5천79억원으로 5천868개소 달했으며 선박, 농경지는 2천617억원, 수산양식 등 기타시설 1조5천783억원 등 5조4천억원을 육박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수해현장을 찾아 위문하는 정치인은 물론 사회 각계각층의 단체 및 인사들이 각종 위문품을 전달해도 워낙 피해가 커 이재민들은 반가운 표정보다 “겉치레 형식의 위문은 이제 그만”이라고 외치고 있다. 여기에다가 추석 연휴에 국내 여행은 물론 외국여행을 떠나는 염치없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 수해를 입은 농민들은 아직도 무더운 여름날씨 속에 온몸이 끈끈한 것처럼 짜증만 날 뿐이다. 앞으로 10여일 뒤에는 추석연휴다. 수해현장 복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시점이다. 농민들과 수해주민들은 추석을 어떻게 보낼까 걱정이 태산이다. 가급적 국내·외 여행은 자제하고 복구지원을 겸한 귀성길이 되는 등 차분하고 실속있는 추석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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