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트트랙의 남녀 간판인 안현수(신목고)와 최은경(한체대)이 나란히 세계 정상을 차지했다.

안현수는 24일(한국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토르바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남자 30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총 89점을 기록, 리쟈준(76점·중국)을 제치고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여자부의 최은경도 1000m와 3000m에서 모두 2위를 차지하며 선전해 합계 76점을 얻어 양양A(68점·중국)의 대회 7연패를 저지하며 우승컵을 안았다.

아오모리동계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쇼트트랙의 에이스로 맹활약했던 둘은 세계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한 이 대회에서 첫 우승을 일구면서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으로 거듭났다.

한국 선수가 이 대회에서 남녀 동반 우승을 차지한 것은 지난 95년 채지훈-전이경 이후 8년만이다.

특히 안현수가 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에서의 악연이 여전히 기억속에 선명한 리쟈준과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의 코를 납작하게 해준 것이 더욱 반가웠다.

전날까지 리쟈준과 공동 선두를 달렸던 안현수는 1000m에서 리쟈준에 밀려 2위에 머물렀지만 마지막 이벤트인 3000m에서 총 27바퀴중 3바퀴를 남겨놓고 스퍼트, 리쟈준과 오노를 따돌리고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극적으로 종합 우승을 확정했다.

이 경기에서 3위에 오른 송석우(단국대)가 종합에서도 3위(52점)를 차지했고, 오노는 단 한경기에서도 금메달을 따지 못하는 수모 속에 4위(34점)로 대회를 마감했다.

한편 안현수는 개인 성적에서는 포함되지 않는 5000m 계주에서도 이승재(강릉시청), 오세종(단국대), 여준형(한체대)과 호흡을 맞춰 2위 캐나다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금메달을 보태 개인종합을 포함해 4관왕에 올랐다.

최은경이 10년 가까이 세계 무대를 평정해 온 양양A의 벽을 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전날까지 합계에서 양양A에게 무려 13점 뒤졌던 최은경은 1000m에서 예브게니아 라다노바(불가리아)에 이어 2위를 차지해 3위에 머문 양양A와의 점수차를 줄였고,이어 열린 3000m에서 김민지(진명여고), 최은경, 조해리(세화여고)가 1~3위를 휩쓸며 양양A를 4위로 밀어내 양양A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었다.

남자팀 김기훈 코치는 “선수들이 국제경험이 적어 걱정을 많이 했는데 작전대로 잘 따라줘 고맙다”며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 맞춘 세대교체가 차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여자팀 이준호 코치도 “양양A의 대회 7연패를 저지하기 위해 선수 모두 혼연일체로 움직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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