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25·CJ)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03시즌 첫 우승을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박세리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문밸리골프장(파72·6천459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세이프웨이핑(총상금 10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의 슈퍼샷을 뿜어내며 4라운드합계 23언더파 265타로 정상에 올랐다.

2위는 박세리에 불과 1타 뒤진 22언더파 266타를 친 박지은(24·나이키골프).

개인통산 19승째를 거둔 박세리는 이로써 개막전 컷오프의 아픔을 씻고 LPGA 최정상급 선수로서의 입지를 굳게 다졌다.

특히 `LPGA는 시시하다'며 남자 대회 도전 의사를 공언한 `골프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에게 3타차 열세를 뒤집고 일궈낸 우승이어서 `타도 소렌스탐'의 기치를 내건 박세리에게는 더욱 뜻깊은 승리.

박세리는 이번 우승으로 오는 28일부터 열리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의 최연소 그랜드슬램 달성 가능성까지 더욱 높였다.

박지은도 개막전 공동 4위를 포함, 2개 대회 연속 `톱5'에 입상하며 올 시즌 5승 이상을 거두겠다는 장담이 `공언'이 아님을 입증했다.

지난 2001년 신인왕 한희원(25·휠라코리아)이 6언더파 66타를 때리며 19언더파 269타로 공동 3위를 차지, 한국 선수가 1∼3위를 휩쓸었다.

소렌스탐은 `양박'의 기세에 눌린 듯 퍼팅 난조에 빠지며 고작 1타를 줄이는데 그쳐 19언더파 269타로 공동 3위에 머물렀다.

소렌스탐에 3타나 뒤진 채 최종 라운드에 나선 박세리는 초반부터 맹렬한 기세로 타수를 줄여 나갔다.

1번, 2번홀 연속 버디로 단숨에 소렌스탐을 1타차로 따라붙은 박세리는 4번홀(파5)에서 두번째샷이 홀에 들어갈 뻔한 알바트로스성 이글로 단숨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소렌스탐이 버디 퍼트를 잇따라 놓치며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는 사이 박세리는 8번홀(파5)에서 또다시 5m 짜리 이글 퍼트를 홀에 떨궜고 9번홀(파4)에서 다시 1타를 줄여 3타차 선두로 달아났다.

하지만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박세리가 14번홀(파4)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트린 데 이어 두번째샷마저 그린을 넘겨 보기를 범하자 5개의 버디를 차근차근 뽑아낸 바로 뒷 조의 박지은이 1타차까지 추격해왔다.

더구나 박지은은 15번홀 버디로 한때 공동선두에 오르는 등 끈질기게 따라 붙었지만 17번홀(파4)에서 믿기 힘든 파세이브에 성공하고 18번홀(파4) 버디로 쐐기를 박은 박세리의 뒷심을 당하지 못했다.

박세리는 17번홀에서 티샷을 연못에 빠트려 최대의 위기를 맞았으나 10m가 넘는 내리막 파퍼트를 집어넣으며 기사회생했다.

이어진 18번홀에서 박세리는 두번째샷을 홀 1m에 붙여 가볍게 버디를 보태며 박지은의 추격권에 완전히 벗어났다.

박지은은 18번홀에서 버디를 추가, 소렌스탐과 한희원 등을 제치고 단독 2위를 차지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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