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선거 후보 버락 오바마(민주당)와 존 매케인(공화당)이 라틴계 표심잡기에 적극 나섰다. 오바마는 매케인이 공화당의 압력 때문에 폭넓은 이민 개혁에서 후퇴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28일 워싱턴D.C. 백악관 근처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라틴계 선출.임명직 관리 전국연합(NALEO)' 연례회의에 각각 별도로 참석해 연설을 통해 오는 11월 선거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부동층인 라틴계 미국인들을 위해 헌신하는 승리자로 자신들을 묘사했다.

오바마는 특히 광범위한 이민정책 개혁 방안에 대한 매케인의 태도와 미국내 1천200만명의 불법 이민자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관련 법률안에 대한 그의 지지 입장 변화를 공격했다.

매케인은 당초 공화당과 결별하고 이민 개혁정책을 지지했으나 결국 이 정책은 공화당의 강력한 반발로 의회에서 무산됐다.

매케인은 그러나 공화당의 대선 후보 지명을 받기 위해 이민 개혁정책에 대한 입장을 바꿨다. 불법 이민자의 신분 문제를 해결하기에 앞서 미국 국경의 안전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오바마는 "매케인은 광범위한 이민정책 개혁의 주창자였으며 그 때문에 나는 그를 존경했다"며 "그러나 대선후보 지명전에 나서면서 그는 그런 약속에서 비켜섰다. 그는 대선후보로 나온다면 그같은 법률을 지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비난했다.

오바마에 앞서 이 회의에 모습을 나타낸 매케인은 이민 개혁 정책은 공화당에게는 매우 인기가 없는 것이기는 하지만 자신은 지금도 미국 이민법들을 폭넓게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민정책이 최우선 정책 검토 사안 가운데 하나인지를 묻는 질문에 "그것은 어제나 오늘, 그리고 내일의 나의 최우선 정책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날 매케인의 연설은 반전 시위대들에 의해 몇차례 중단되기도 했다고 CNN이 전했다.

브라이언 로저스 매케인측 대변인은 성명에서 "지난해 상원 양당의 이민개혁 합의를 폐기하는 데 나섰던 인물이 바로 오바마"라고 주장했다.

미국내 라틴계는 가장 빨리 성장하는 소수계로 미국 전체 선거인수 가운데 9%를 차지하고 있다.

그들은 오는 11월 대선에서 플로리다 등 격전지와 미국 남서부에서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할 부동층으로 꼽히고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2004년 대선에서 라틴계 표 40%를 획득, 공화당 사상 최고를 기록하면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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