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식 경기도의원

 삼성경제연구소(SERI)의 연구보고에 따르면, 2007년 현재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전체 인구의 9.9%로 전망되고 있으며, 2018년에는 고령인구가 14% 이상인 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수의 OECD국가가 이미 2000년에 고령인구 비율 14%를 넘어선 것에 비하면 아직 우리나라는 낮은 편이다. 그러나 2026년에는 전체인구의 20% 이상을 고령인구가 차지해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고령화의 진행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나는 어떻게 하면 고령자들이 아프지 않고, 다치지 않고, 그래서 국가 전체적으로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 고민하면서, 고령자의 안전과 건강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첫째, 노인의 안전을 위해 노인보호구역을 확대해야 한다. 이미 많은 지자체에서 노인보호구역을 설치해 교통사고나 기타 안전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에 노인보호구역이 설치된 곳은 30여 곳에 불과하다. 지난 6월 27일 손해보험협회가 밝힌 바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140여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는데, 60세 이상 노인층이 40.4%로 가장 많았다. 연령대별 사망률도 60세 이상 노인층이 26.2%로, 40대(8.6%)보다 3배, 30대(5.1%)보다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정부가 노인보호구역을 운영하고 있지만, 결정적으로 노인들의 출입이 잦은 공원 등을 제외하고 있다는 사실의 반증이다. 우리 경기도만 해도 크고 작은 공원이 얼마나 많은가? 공원을 찾는 노인들은 또 얼마나 많나? 어린이들을 위해서도 그렇고, 노인들을 위해서도 공원 주변을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 법적인 요건이 필요하다면, ‘조례’를 제정해서라도 최대한 교통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노인들 출입이 많은 공원 주변을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
둘째, 노인건강을 위해 노인들이 자주 가는 공원을 잘 관리해야 한다. 노인들은 각종 바이러스에 취약하고, 보행도 자유롭지 못하다. 그렇기 때문에 노인들의 휴식공간을 항상 청결하고 편리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원관리 예산을 늘리거나 불요불급한 예산을 전용해서라도 꼭 그렇게 해야 될 것이다.
흔히 노인들이 많이 가는 공원이라면 별로 인식이 좋지 못하다. 서울에 있는 탑골공원의 경우 젊은이들은 찾아볼 수가 없고 노인들뿐이다. 교통이 편리한 시내 중심지에 있지만 젊은이들은 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공원으로서의 고요한 정취를 전혀 느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내지르는 소리와 악취를 풍기는 화장실, 호객행위와 음주, 간간이 벌어지는 싸움판에 시국을 논하는 격정적인 목소리도, 자식걱정에 한숨짓는 조용한 대화도 한꺼번에 묻혀 버린다.
공원은 세대가 공유하는 곳이어야 한다. 노인들만 가는 공원이 있어서도 안 된다. 젊은 연인들이 데이트하는 모습과 노인들이 담소하는 모습이 하나의 카메라 앵글에 잡힐 수 있어야 공원의 가치가 살아난다. 그리고 조용하고 깨끗해야 한다. 맑은 공기를 마시고, 조용하게 심신을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 아침 운동도 하고, 내뿜는 물줄기를 바라보며 시원한 그늘에서 담소를 나누는 맛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질주하는 차량을 피하느라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고 도로를 건너갈 수 있고, 우거진 수풀 속에서 산책하는 젊은이와 뛰노는 어린이들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오는 공원, 작지만 깨끗하고 조용한 동네 공원. 이것이 바로 내가 바라는 공원의 모습이다.

노인들이 건강해야 오래도록 일도 할 수 있다. OECD 각 나라들은 고령인력의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노인들이 건강하면 경제적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다.
노인들이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잘 사는 것은 국민 전체의 복지를 향상시키는 것과 같다. 노인 치료비용이 적게 들어가면 그만큼 다른 연령대 사람들이 받을 수 있는 복지급여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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