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마지막까지 왔다.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창원 LG와 원주 TG의 대결이 최종 5차전까지 치달으면서 허재(38.TG)와 강동희(37.LG), 두 노장 스타의 숨도 턱까지 차올랐다.

6개월 넘게 달려온 대장정에 몸은 지칠대로 지쳐있지만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를 챔피언의 꿈을 여기서 접기에는 너무나 아쉽다.

대학 2년 선후배 사이로 10년 넘게 중앙대와 기아에서 한솥밥을 먹다 선수 생활의 황혼기에 외나무다리에서 적으로 맞닥뜨린 두 선수는 그래서 더욱 절박한 심정으로 31일 열리는 마지막 대결에서 상대를 꺾고자 지친 몸을 추스르고 있다.

양팀 사령탑도 두 선수가 챔프전 진출의 키를 움켜쥐고 있다고 판단한다.

전창진 TG 감독은 "정신력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이는 5차전에서는 이런 큰 경기를 많이 치러본 허재의 능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고 김태환 LG 감독도 "노련한 강동희가 제 역할을 해주면 이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두 선수의 승부욕은 4강 플레이오프가 진행되는 내내 화제를 몰고 다녔고 그들의 맞대결은 항상 승부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정규시즌에서는 백업으로 출장하는 경우가 잦았던 허재는 4차전까지 치르는 동안 매 경기 선발 출장해 30분 안팎을 뛰며 코트를 휘저었다.

특히 연장 접전끝에 패하기는 했지만 4차전에서는 풀타임에 가까운 39분을 소화하며 양팀 최다인 25득점, 7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하는 투혼을 선보였다.

허재는 "5차전은 무조건 이기는 수밖에 없다. 4차전에서 체력 소모가 컸지만 5차전에서도 최선을 다해 반드시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선수 생활 내내 허재의 그늘에 가려 2인자에 머물렀던 강동희는 1.2차전에서 대부분 시간 벤치를 지키며 변변한 활약을 못해 다시 밀리는듯 했지만 3차전부터 운명을 거역하고 나섰다.

3차전부터 운동화끈을 조여매고 대반격의 선봉에 선 강동희는 특히 4차전에서 연장 종료 5초전 결승점을 넣어 커다란 자신감을 얻었다.

강동희는 "5차전까지 가면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반드시 이겨 챔프전에 오르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31일 경기가 끝나면 한 선수의 손엔 챔프전 티켓이, 다른 선수의 손엔 허탈한 패배만이 남아있겠지만 이들의 투혼은 승패에 관계없이 농구팬들의 가슴에 영원히 각인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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