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양과 원주 TG가 맞붙는 2002-2003 Anycall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이 노장과 새내기 가드간의 대결로 판가름날 전망이다.

불혹을 바라보는 허재(38.TG)와 당돌한 2년차 김승현(25.동양)이 당대 최고의 가드 자리와 함께 대망의 우승컵을 놓고 격돌함에 따라 팬들의 이목이 양자대결에 모아지고 있는 것.

'농구 천재' 또는 '농구 대통령' 등으로 통하는 허재는 플레이오프 2회전에서 나이를 잊은 투혼을 펼치며 팀을 챔프전으로 앞장서 이끌었다.

또 코트 안에서 뿐 아니라 플레잉코치로서 사기가 떨어진 팀을 채찍질해 분위기를 일신하는데도 큰몫을 했던 허재는 현재 체력은 거의 바닥난 상태이지만 다시 운동화 끈을 질끈 동여맸다.

허재는 팀이 비록 정규리그에서 동양에 2승4패로 열세였지만 김승현과의 대결에서만큼은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허재는 강동희가 버틴 창원 LG를 누르고 챔프전 진출을 확정지은 직후 "힘과 스피드에서는 앞설지 모르지만 단신인데다 아직 2년차이기 때문에 날카로운 패스와 슛이 강동희보다 떨어진다"고 김승현을 평가했다.

그는 또 "잘 분석해서 경기한다면 쉽게 내줄 상대는 아니다"며 "오히려 골밑의 마르커스 힉스와 외곽의 김병철을 막는 것이 승부를 가르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TG는 동양에 비해 신장면에서 앞서기 때문에 허재-김주성으로 이어지는 '최강의 토종 콤비'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더욱 손쉽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록 허재와 전창진 감독 모두 승부처를 힉스와 김병철을 봉쇄하는 쪽으로 무게 중심을 뒀지만 김승현은 상대 전력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동양의 최대 무기로 통하는 김승현-박지현-김병철의 트리플가드나 시즌 최강 콤비로 꼽히는 김승현-힉스로 연결된 공격라인에서 김승현은 늘 공통 분모로 등장하기 때문.

게다가 높이에서 우위에 있는 TG와 맞붙는 동양으로서는 장대 장신 수비수 사이를 겁없이 헤짚고 들어가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주는 김승현의 활약에 더욱 기대를 걸어야하는 처지다.

김승현은 "기량면에서나 신장에서 허재형보다 많이 밀리기 때문에 한수 배운다는 자세로 경기에 임할 것"이라며 겸손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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