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하천살리기 운동의 일환으로 추진할 승기천 자연형 하천사업이 마구잡이식으로 추진, 예산만 낭비할 우려가 크다고 한다. 특히 승기천은 하천의 건천화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유수지 확보를 위한 이렇다할 대안도 마련치 못한채 사업을 추진, 자칫 시장의 공약 이행을 위해 무리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비난마저 사고 있다니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중요한 사업이라 해도 사전에 미리 충분한 검토작업을 거쳐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도 시는 시장의 공약사항이라 무작정 벌이고 보자는 식의 발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위험천만한 일이다.
 
보도에 따르면 인천시는 승기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조성키 위해 55억원을 들여 오는 2005년까지 추진키로 하고 이를 단계별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시가 추진키로 한 이 사업은 남동구 장수동에 인천대공원이 있어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자연수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는 승기천은 지금 생활하수와 자연수가 뒤섞인 하수구나 다름없는 일반 개천이다. 시는 용역을 거쳐 수십억원의 예산을 들여 자연형 하천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라고 해 가히 놀랄만한 일이라고 우리는 생각한다. 특히 자연수가 흐르지 않는 하천에 인공으로 물을 흐르게 하려면 유수지를 확보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같은 기본적인 대안도 마련치 않은 채 거창한 구상만 밝히는 인천시의 행정을 시민들은 어떻게 볼까 두렵기까지 하다.
 
이에 대해 시는 승기천에 유입된 각종 오·폐수를 승기하수 종말처리장에서 정화한 후 이를 다시 상류로 끌어올려 방류하기 위해 170억원의 예산을 들여 펌프장과 관로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혀 현실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설사 이같은 사업이 추진된다 하더라도 중앙정부로부터 17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야 하나 이 역시 사업타당성에 대한 평가문제로 그리 만만하게 볼 일은 아니다. 우리는 시의 이번 사업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우선 사업의 현실성이 크게 떨어질 뿐만 아니라 자칫 실패로 끝날 때는 막대한 예산만 낭비하는 결과를 자초할까 걱정이 앞선다. 승기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꾸미는 것도 좋지만 지금 인천시가 우선 해야 할 일은 하천의 오염을 막고 오염원을 찾아 이를 정화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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